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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카카오, 해법은] 비상경영 돌입, 김범수 공동체 '준법경영' 직접 챙긴다②현상황, 비상경영단계로 인식…김범수 공동체 경영회의로 준법경영 시스템 구축

이지혜 기자공개 2023-11-01 11:33:39

[편집자주]

카카오가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김범수 창업자는 물론 핵심 경영진과 그룹 계열사까지 사법리스크에 휘말렸다. 그러나 사업을 멈출 수도, 잠시 쉴 수도 없다. 인공지능(AI)은 물론 헬스케어, 엔터사업까지 당장 신성장동력을 가동하지 않으면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카카오가 국내 최고의 플랫폼 기업으로서 저력을 입증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는 어떤 해법을 내놓을까. 카카오의 속사정과 위기를 극복할 활로를 조명했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1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사진)가 그룹 전반을 덮친 사법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전면에 나섰다. 매주 월요일마다 공동체 경영회의를 진행한다. 이 회의에는 김 창업자는 물론 카카오 CEO를 비롯해 계열사 대표 등 20여 명이 참석한다.

김 창업자의 리더십 변화에 눈길이 쏠린다. 김 창업자는 대표 등 경영진을 믿고 맡기는 리더십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해 말 데이터센터 화재사고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할 때나 CA(Corporate Alignment)협의체를 구성할 때에도 김 창업자는 한 발 물러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금융감독원 등 사법리스크의 김 창업자를 비롯해 카카오그룹의 핵심 경영진을 정조준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가 자본시장의 규칙을 어겼다는 데 대한 시장의 불신도 크다. 이에 따라 김 창업자가 직접 나서서 준법경영 시스템 등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비상경영체제’ 선언, 김범수 직접 등판

30일 카카오에 따르면 이날 오전 김 창업자를 비롯해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 등 그룹 계열사 CEO 20여명이 모여 ‘공동체 경영회의’를 진행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최근 이슈가 경영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며 “카카오 경영체계 자체를 일신하기 위한 변화의 방향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사실상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는 자리나 다름없었다. 김 창업자를 비롯해 홍 대표 등은 현 상황을 최고 비상 경영단계로 인식하는 동시에 공동체 경영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그룹 계열사 CEO 20여명이 매주 월요일 오전에 모여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눈에 띄는 점은 김 창업자의 등판이다. 김 창업자는 정례화한 공동체 경영회의에 매주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가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김 창업자가 때때로 등장하긴 했지만 이처럼 회의 등에 적극 참석해 존재감을 보이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

이는 김 창업자의 리더십에서 비롯됐다. 김 창업자는 평소 대표 등을 한 번 선임하면 그를 믿고 맡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카카오의 임차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먹통사태가 발생,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할 때에도 홍 대표가 직책을 유지하고 재난대책소위원장을 남궁훈 전 대표가 맡았다.

당시 김 창업자가 경영에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카카오는 이런 관측에 선을 그었다. 당시 홍 대표는 “김 창업자가 영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선택적 개입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카카오그룹의 콘트롤타워격인 CA협의체에서도 마찬가지다. 김 창업자는 홍 대표 등과 함께 보드를 맡고 있지만 총괄로 이름을 올린 것은 아니다. CA협의체가 4명의 총괄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김 창업자가 CA협의체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행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김 창업자는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을 맡고 있긴 하지만 카카오의 경영에 직접 개입한다고 보기는 애매하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는 그룹 공통의 미래전략 수립에 집중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라서다. 카카오그룹 경영과 무관치는 않지만 적극 개입하지 않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런 김 창업자가 직접 등판한 건 카카오의 사업 리스크가 김 창업자를 비롯한 카카오그룹 핵심 경영진 전반을 겨누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금감원은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 총괄 대표(CIO)를 구속한 데 이어 김 창업자, 홍 대표까지 모두 수사 대상에 올려두고 있다. 또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까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다시 말해 김 창업자도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 등 금감원의 수사망에서 비껴갈 수 없는 초유의 사태인 만큼 직접 회의에 참석해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의미다.

◇준법경영에 강력 의지, 각 조직 실태부터 점검

김 창업자는 공동체 경영회의의 핵심 주제를 준법경영으로 설정했다. 김 창업자는 “최근 상황을 겪으며 나부터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하고 내외부의 준법경영과 통제시스템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지금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 공동체 전반의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일단 각 공동체의 준법경영 실태를 점검하는 기구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하는 경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을 일차적 목표로 세운 셈이다.

현재 카카오는 CA협의체 산하에 공동체준법경영실이 있는데 해당 조직의 기능을 강화하거나 각 계열사마다 준법경영실을 만들어 이를 총괄할 거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카카오는 김 창업자의 뜻에 따라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강도높게 조사할 예정이다. 또 준법 감시를 위해 향후 외부 통제까지 받아들이는 방안을 함께 논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신사업이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경우 어떠한 사회적 영향을 끼칠지 외부 평가를 받는 방안도 논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김 창업자가 경영에서 한 발 물러나 있긴 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며 “김 창업자가 모든 사안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더라도 완전히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는 만큼 준법경영 만큼은 김 창업자가 직접 챙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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