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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미수금사태 긴급점검]대표이사 교체 '무게'...김익래 빠진 이사회에 쏠린 눈⑤황현순 대표, 경질 아닌 '자진사임' 가능성… 이사회 논의는 '아직'

최윤신 기자공개 2023-11-08 13:46:56

[편집자주]

차액결제거래(CFD) 사태에 이어 영풍제지 주가 급락에 따른 대규모 미수 사태가 키움증권을 다시 흔들고 있다. 받지 못할 미수금 금액이 수천억원으로 추정, 연간 순익의 대부분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가 키움증권 비즈니스, 그리고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더벨이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6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제지 사태로 대규모 미수금을 떠안게 된 키움증권의 리더십 변동에 증권업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임기가 2년 이상 남은 황현순 대표이사를 경질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면서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황 대표이사의 해임이 아닌 자진사퇴를 점치는 분위기다.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키움증권의 사내이사 직에서 완전히 사퇴한 상황에서 사외이사 의장 체제인 현 이사회가 특별한 징계를 받지 않은 황 대표이사의 해임을 결정하는 게 간단치 않다는 게 근거다. 이사회에서 선임할 차기 대표이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 이사회 논의 내역 '전무'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황현순 대표이사 체제가 올해 연말 인사에서 바뀔 전망이다. 황 대표이사는 지난 2020년 키움증권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올해 초 주총에서 연임을 확정해 오는 2026년 주총까지 임기를 보장받은 바 있다.

그러나 황 대표는 지난 5월 발발한 차액결제거래(CFD) 사태에 이어 최근 영풍제지로 인해 발생한 키움증권의 대규모 미수금 사태와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 언론에선 황 대표의 경질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경질이 아닌 ‘자진 사퇴’가 유력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체제로 돌입한 상황에서 이사회가 ‘명시적 실책’을 특정하기 어려운 황 대표를 해임시키는 건 사실상 어렵다”며 “내부통제와 관련해 연이은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른 황 대표가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이사회의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이사회가 대표이사 사임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키움증권의 정관에 따르면 대표이사의 해임은 금융당국의 특별한 징계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사회 전체 결의를 통해서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다.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앞서 CFD 사태와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며 그간 맡아오던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한 바 있다. 이후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인 이군희 서강대 교수가 맡고 있다. 김 전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이전의 상황이라면 ‘내부 결정’이라는 명제가 성립할 수 있지만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대표이사의 거취와 관련해선 내부적으로 어떤 논의도 이뤄진 바 없다”며 “이사회 안건으로 부의된 내용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오는 16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안건이 처리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측은 “해당 이사회는 3분기 실적보고 등이 이뤄지는 정기 이사회”라며 “추가로 안건이 더해질 수는 있지만 현재까지 대표이사 거취와 관련한 안건은 포함되지 않은 상태”라고 선을 그었다.

물론 황 대표이사가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은 적지 않아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영풍제지 사태와 관련해 경영 실책을 책임질 누군가는 필요해 보인다”며 “김 전 회장이 CFD 사태 당시 의장직을 내려놓은 만큼 이번엔 대표이사가 도의적 책임을 표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황 대표 뿐 아니라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다수의 인물이 자진 사임 형식으로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있단 게 업계의 시각이다.

◇ 김익래 차녀도 계열사 임원서 사임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키움증권의 전략기획본부 수장을 맡고 있는 엄주성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으로선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두 명의 부사장 가운데 엄 부사장이 해당 역할에 더 적합한 인물이기 때문에 나오는 추측”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엄 부사장이 사내이사직을 수행하고 있지 않은 만큼 변수는 있다. 현재 사내이사로 등재된 박 부사장의 경우 이사회 결의만으로 대표이사에 선임될 수 있다. 다만 미등기이사 신분인 엄 부사장이 대표이사가 되기 위해선 주총을 통한 사내이사 선임이 선결돼야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관상 대표이사 경영 승계절차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이사회에서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황 대표가 실제 사임하는 시점에서야 이사회의 논의도 본격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선 최근 김 전 회장의 차녀인 김진이 키움투자자산운용 상무의 사임에 주목하기도 한다. 김 상무는 지난 10월 29일부로 맡고 있던 직책을 내려놓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김 전 회장이 그룹 핵심계열사인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 직을 사임한 만큼 가족을 이사회에 진입시키기 위해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다우키움그룹 관계자는 김 상무의 사임에 대해 “일신상의 사유”라며 “결혼 이후 가정에 전념하려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이런 추정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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