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S등급의 길]SKC, 트리플A+까지 남은 ‘한걸음’④개선세 불구 평가기간 이력 발목, 내년 상향 가능성 기대감
김위수 기자공개 2023-11-09 07:26:02
[편집자주]
올해 한국ESG기준원(KCGS)의 ESG 평가에서는 SK그룹의 존재감이 빛났다. 사실상 최고 등급으로 여겨지는 A+ 등급에 SK그룹 5개 계열사가 포함됐다. 재계 다른 그룹 대비 높은 성적이다. 더벨이 'ESG 모범생' SK그룹의 ESG 경영 현황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모습에 대해 전망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6일 16:0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개선세가 두드러지는 계열사는 단연 SKC다. 글로벌 ESG 평가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부여한 SKC의 ESG 등급을 보면 이같은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2020년에만 해도 밑에서 두번째 등급인 'B'에 불과했던 등급이 불과 3년 만에 세 단계 올랐다. 현재 범용화학 산업군에 속한 전세계 154개 기업 중 ESG 경영 수준이 상위 22%에 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여기에 더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신력 있다고 여겨지는 ESG 평정기관 한국ESG기준원(KCGS)도 올해 평가를 통해 SKC에 A+를 부여했다. 현재 S등급이 공석인 상황이라 국내 기업이 KCGS로부터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점수는 A+다. SKC는 이전까지 '만년' A등급을 유지해 왔다.
◇모회사·계열사와 달리 뒤처지는 '지배구조', 이유는
SKC의 지배구조 문법은 모회사인 SK㈜의 방향성을 따른다. 세부적인 정책이 다른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고 경영의 중심을 이사회에 둔다는 큰 기조는 같다.
SKC는 SK㈜를 뒤따라 지난해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고 자체적인 이사회 평가를 통해 매년 개선점을 도출, 이사회 중심 경영을 고도화했다. 또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Board Skills Matrix)를 공개해 시장의 신뢰를 확대하는데 나섰다. 실제 SKC 이사회에 SK㈜에 소속된 임원 두 명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어 모회사의 입김이 적지 않기도 하다.
이사회 개최 빈도도 반기 기준 7회로 SK㈜와 같고 위원회 중심으로 이사회가 운영되고 있는 점도 형태는 비슷하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의 경우 SKC가 15개 중 14개를 준수해 가장 높은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C의 KCGS는 올해 SKC의 지배구조 등급으로 A를 매겼다. SKC와 비슷한 형태로 지배구조 개선을 도모했던 SK㈜와 SK이노베이션은 ESG 등급 중 지배구조 점수가 A+로 높다.
우수한 지배구조 구축을 위한 SKC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이유는 과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은 이력 때문이다. KCGS의 ESG 정기 평가는 직전해 경영 성과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즉 올해 발표된 평가결과는 2022년 한 해 동안 일어난 사건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이후 일어난 사건이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경우에는 이를 등급에 반영해 조정하기도 하지만 SKC는 이에 해당하지 않았다.
문제는 2022년이 SKC가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은 해라는 점이다. SKC는 2015년 1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자회사가 아닌 계열사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의 주식을 보유한 일이 공정거래법 규정에 저촉돼 제재를 받았다. 시정명령과 더불어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지주회사의 자회사는 손자회사가 아닌 국내 계열사의 주식을 소유하지 못한다.
◇내년엔 가뿐히 '트리플 A+'?
올해 KCGS 평가에서 SKC는 지배구조를 제외한 환경, 사회 영역에서 모두 A+ 등급을 획득했다. 공정위 제재가 아니었다면 환경, 사회, 지배구조 모든 영역에서 A+를 받을 수 있었던 셈이다. SK그룹 계열사 5개가 KCGS로부터 ESG 통합등급으로 A+를 부여받았지만 모든 항목에서 A+를 기록한 곳은 없다.
내년이 되면 평가대상 기간이 한 해 넘어간다. 올해 아직까지는 SKC가 지배구조와 관련된 문제로 제재를 받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았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유지된다면 SKC가 내년 평가에서 지배구조 등급이 상향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2235억원 상당의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1심 2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에 대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최 전 회장에 대한 혐으로 지목되는 사안 중 일부에는 SKC가 엮여있기도 하다. 이미 최 전 회장에 대한 이슈가 불거졌던 2021년 KCGS는 SKC의 지배구조 부문 등급을 A에서 B로 두 계단 내리기는 했다. 그렇지만 최종판결이 선고될 경우 ESG 등급에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올들어 SKC는 환경부로부터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취소 사유 통보서 제출 기간 위반으로 과태료 100만원을 부과받았다. 제재 및 재판 이슈가 향후 SKC ESG 등급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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