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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인사 풍향계]HDC현대산업개발, 3인 대표 체제 변화 기로CEO·CFO·CSO 협업 구조, '임기 만료' 정익희 부사장 유임 여부 주목

신상윤 기자공개 2023-11-23 13:11:03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2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현 대표 체제의 변화 기로에 서 있다. 조만간 단행할 정기 인사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재차 줄 지 아니면 안정을 택할 지 이목을 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건 내년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임기가 종료되는 정익희 CSO의 연임 여부다.

우선 지난해 세 차례 걸친 경영진 교체로 쇄신의 길을 걸은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화정동 외벽 붕괴 사고에서 기인한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현재의 3인 각자 대표 체제를 꾸렸다. HDC그룹 출신의 최익훈 대표가 전면에서 내부 조직 수습과 정상화에 힘을 기울였다면 김회언 대표는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전략과 재무를 총괄했다.

두 사람보다 조금 먼저 합류한 정익희 대표는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맡아 안전 및 품질 등 신뢰도 회복과 직결된 일을 책임졌다. 상대적으로 늦게 합류한 최 대표와 김 대표의 임기보다 짧아 조만간 재신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연말 인사철이 다가온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의 지난 1년 성과를 분석해 보면 재무구조나 실적 등에선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만 여전히 안전 및 관리 측면에선 제재가 이어져 아쉬움으로 남는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30.5%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152.8%보다 22.3%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3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단기 차입금을 상환한 HDC현대산업개발은 부채총계를 지난해 말보다 6000억원 가까이 줄이며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힘을 쏟았다.

HDC현대산업개발 부채총계는 2020년 말 3조4000억원 수준에서 2021년 말 3조7000억원을 기록한 뒤 2022년 말 4조원을 돌파했다. 침체될 업황을 대비한 차입 전략이었지만 재무건전성 측면에선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올해 들어 차입금 상환에 돌입한 배경도 불필요한 금융 비용을 줄이고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재무건전성 개선은 3인의 각자 대표 중 CFO를 맡은 김회언 부사장이 맡았다. 김 대표는 HDC신라면세점 대표 등을 역임하며 HDC그룹 내 재무 및 전략 전문가로 꼽힌다. 기존 확보한 현금을 중심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주력한 결과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가 성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신용등급이다. 신용평가기관들은 지난해 광주 화정동 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의 회사채와 기업어음의 신용등급을 기존보다 하양 조정한 이후 수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와 함께 CEO겸 대표로 부임한 최익훈 대표는 이사회 의장을 맡아 HDC현대산업개발 전반의 쇄신을 주도했다. HDC아이파크몰 대표를 역임한 그는 광주 화정동 외벽 붕괴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소방수로 투입됐다. HDC그룹 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정착 시킨 최 대표는 기존의 성과를 기반으로 HDC현대산업개발 기업가치를 회복하는 데 주력했다.

실제로 경영 성적표도 나쁘진 않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 3조417억원, 영업이익 11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7.6%, 영업이익은 180.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474.1% 개선된 1177억원을 기록했다. 사고 발생 여파로 지난해 일시적으로 외형이 축소됐지만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다만 3분기 말 수주잔고가 2020년 이후 30조원 밑으로 내려간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HDC현대산업개발이 현재의 3인 각자 대표 체제를 꾸린 뒤 가장 힘을 실은 부분은 '안전'이다. 지난해 2월 이사회 내 설치한 안전보건위원회는 현대건설 출신의 정익희 대표가 CSO겸 위원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설치된 기구가 아니라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에서 행사한 주주권에 의해 마련됐지만 매 분기 한 차례 이상 안전보건위원회를 열어 관련 사안을 점검하고 있다.

안전보건위원회는 정 CSO를 위원장으로 하며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최 CEO와 권인소 사외이사가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기존 사고와 관련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안전 및 보건, 품질 등 전방위 개선 활동에 중점을 뒀다. 다만 올해도 고용노동부 및 지방행정기관 등에서 산업안전보건법 또는 건설폐기물관리법 같은 36건의 크고 작은 과태료 부과의 행정 처분을 받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와 관련 HDC현대산업개발은 3인의 대표 임기가 상이하다는 데 눈길이 쏠린다. 특히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정 CSO는 임기가 2년에에 그친다. 내년 3월이면 임기 만료가 돌아오는 것이다. 정 CSO보다 늦은 같은 해 7월 선임된 최 CEO와 김 CFO는 임기를 3년으로 받아 큰 변수가 없다면 내후년까지 시간을 벌어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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