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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재무 리더십 공백 장기화, 내·외부 타격 '촉각' 재무그룹장, 배재현 대표 '공백' 3분기도 후속 인사 없어…재무정책 지휘 체계 '우려'

이지혜 기자공개 2023-11-27 10:27:17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2일 14: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의 재무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없는 대신 이런 역할을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 총괄 대표와 재무그룹장이 나눠 맡아왔는데 둘다 경영에서 거리가 멀어졌다.

문제는 카카오의 재무정책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AI)과 뉴이니셔티브 등 대규모 투자 집행은 물론 그룹 전반에 걸쳐 대대적 비용 효율화 작업도 진행해야 한다. 다시 말해 카카오 그룹 전사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동시에 적재적소에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를 맡아 지휘할 인사가 자리를 비웠다는 의미다.

재무 리더십 공백이 카카오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는 핵심 기업을 육성하는 데 있어서 외부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방식을 취해왔는데 사법리스크로 인한 기업가치 저하로 외부 투자자들의 엑시트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재무그룹장 후임 인사 '아직', 배재현 대표도 공백

22일 카카오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재무그룹장이 공백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카카오는 2015년 합류한 김 모 부사장이 지난해부터 재무그룹장 역할을 맡았지만 9월부터 빠진 것으로 파악된다.

김 모 부사장은 법인카드로 1억원어치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3개월간 징계처분을 내렸지만 그가 경영에 복귀할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재무그룹장은 카카오의 ‘안살림’을 맡아 이끄는 자리라고 봐도 무방하다. 회계, 재무, 손익 등 조직을 관리한다. 더군다나 직전 재무그룹장은 카카오의 미래 10년 먹거리를 발굴하는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의 재무지원실도 이끌고 있었다.

문제는 카카오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투자를 지휘하는 인사도 공백이라는 점이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 총괄 대표는 올해 CIO(최고투자책임자)에서 대표급으로 올라선 데 이어 사내이사에 등재되며 강력한 존재감을 보였지만 10월 중순부터 자리를 비우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시세를 조종해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달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된 데 이어 재판에 넘겨졌다.

카카오는 공식적으로 CFO 자리가 없다. 그러나 배 대표는 투자를 담당, 시장 참여자에게 직접 카카오의 재무 상황과 향후 정책을 설명하고 재무그룹장은 재무 관련 조직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이 둘을 놓고 CFO나 다름없다고 바라봤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의 CFO가, 다시 말해 카카오의 재무정책을 이끌 핵심 리더십이 3개월째 공백상태라는 의미가 된다.

◇대규모 투자·IPO 시계 멈추나, 파장 '촉각'

카카오 내부에서도 재무 리더십 공백의 타격은 크다. 카카오가 각종 대규모 투자와 함께 비용 효율화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어서다. 의사결정 속도와 전문성이 요구되는 재무정책 집행에 있어서 핵심 경영진의 공백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직간접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뉴이니셔티브의 한 축으로 꼽히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대대적 사업 개편을 단행하며 인력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카카오VX도 선제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동시에 카카오는 AI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야 한다. 뉴이니셔티브도 육성해야 한다. 카카오는 올해에만 AI 관련 투자로 인한 손실 규모가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또 뉴이니셔티브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최대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실상 AI사업이나 뉴이니셔티브에서 발생한 올 3분기까지 누적 손실은 1800억원 정도로 당초 예상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이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카카오가 비용효율화 작업에 성과를 냈거나 당초 계획했던 투자를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등이다.

더욱이 카카오는 9월 말 안산 데이터센터의 문을 열었다. 그 어떤 재난과 사고에도 완벽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만큼 본격적 운영시점은 내년 1분기 중으로 넉넉하게 시간을 잡았다. 이에 따라 연말과 내년 1분기에 추가적으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단행돼야 할 수 있다.

카카오의 재무 리더십 공백이 내부뿐 아니라 외부 시장 참여자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는 외부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방식으로 핵심 성장동력을 키워왔다. 대표적 사례가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다.

외부 투자자들은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성공적으로 IPO(기업공개)를 단행하면 막대한 수익을 올리며 엑시트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투자정책을 주도적으로 지휘했던 배 대표가 자리를 비우면서 이 두 기업의 IPO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사법리스크가 본격화하기 전까지만 해도 올해 말이나 내년 IPO를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현재로서는 모든 논의가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은 물론 검찰, 공정거래위원회, 정치권까지 전방위적으로 카카오그룹을 압박하면서 현실적으로 계열사의 IPO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장이 나빠지면서 기존 투자자도 자금상황에 여유가 없어지고 있기 때문에 카카오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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