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1월 28일 18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상인이 고심 끝에 행정소송을 결정했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대한 주식처분명령을 취소시키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법정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국내 대표 로펌 김앤장 소속 금융·행정 전문 변호사들로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소송의 효과는 주식 매각 시한을 연장하는 데 있다. 다만 소송과는 별개로 지분 매각에 대한 검토도 지속할 방침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상상인은 전일 공시를 통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한 '대주주적격성 유지 요건 충족명령, 주식처분명령 취소청구 소송' 제기 사실을 알렸다. 지난 8월 금융위가 상상인을 상대로 내린 대주주적격성유지요건 충족 명령과 10월 후속 조치로 이뤄진 주식처분명령에 불복한 것이다.

상상인은 두 명령에 대한 효력정지 신청도 제기했다. 취소청구 소송의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두 명령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취지다. 기존 명령대로라면 상상인은 내년 4월말까지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지분을 10% 미만으로 남기고 모두 처분해야 한다. 상상인은 현재 두 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상상인은 해당 소송들을 위해 국내 대표 로펌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을 선임한 것으로 파악된다. 변호인단은 총 6명으로 구성됐으며 금융 및 행정 분야의 전문가들이 포함돼 있다. 승소를 위한 상상인 측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변호인단의 대표를 맡을 것으로 보이는 곽병훈 변호사는 서울고등법원판사, 울산지방법원 부장판사, 대통령비서실 법무비서관 등을 지낸 인물이다. 과거 키코·DLF·라임 등 각종 파생상품 및 사모펀드 관련 민사소송 대리인을 맡은 경험이 있다. 현재 김앤장 내에서 금융검사 및 조사, 금융규제 및 컴플라이언스 등 자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함께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김동국 변호사와 신원일 변호사는 모두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지내며 일반행정 분야에 전문성을 쌓은 인물들이다. 그밖에 조세 전문 변호사 등도 변호인단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상상인과 변호인단의 소송 전략, 계획 등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김앤장 측은 "현재 재판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 발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상상인 관계자 역시 "공시에 나와 있는 것 외 정해진 사실은 없고 추후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면 다시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당 소송이 선고 단계까지 지속될지도 미지수다. 애초에 업계에서는 행정소송 제기의 가능성을 그리 높게 점치지 않았다. 대주주적격성 위반의 원인인 유 대표의 직무정지 중징계는 이미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기 때문이다. 시간 연장 외 효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상상인은 공시에 소송 제기와는 별도로 두 저축은행 지분 매각도 검토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명시했다. 행정소송을 통해 원매자와의 협상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시나리오도 그려볼 수 있다. 데드라인을 갖고 협상을 진행할 경우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여 적정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팔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