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그룹은 지금]지배력 강화 속도 조절, 주목받는 구형모 부사장③올해 1월 이후 지분 매입 중단…'LX MDI 성과·배당 확대' 등이 관건
이호준 기자공개 2023-12-01 07:27:06
[편집자주]
HMM 인수전에서 대단한 의미를 건진 건 아니다. 두 달여간 물류회사로부터 직접 경영 정보를 제공받았다는 측면 정도. 굳이 더 보면 LX그룹에게도 성장 욕심 같은 게 있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낸 정도. 하지만 딱 여기까지다. 사실 손에 넣지 않았다면 생각할 게 없다. 오히려 물류회사에 잠시 한눈파는 사이 사업적·재무적 고민이 한가득 쌓였다. 후속 행보를 통해 바쁘게 성장해야 할 LX그룹에게 벌어진 일은 무엇일까. 더벨은 전환점이라 부를 수 있는 LX그룹의 지금을 진단하고 전망과 의미 등을 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9일 15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 매각 본입찰 불참 결정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된 LX가 오너가의 승계 작업 등을 재개할지에도 최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초까진 오너 3세의 지분 매입과 초고속 승진 등을 근거로, 한때 LX가 조용히 승계 작업을 진행 중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다만 한 박자 쉬어가는 모습이다. 구형모 부사장의 초고속 승진 행진은 올해 잠시 멈췄고, 지주사 주식 매수 소식도 잠잠한 상황이다. 재계에선 구 부사장이 배당을 좀 더 많이 받고 존재감을 키우는 내년 이후 다시 지배력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여·지분' 매입 나섰지만…올 초 이후 추가 움직임 없어
구 부사장은 그간 지배력 강화에 집중해 왔다. 2021년 말 구본준 회장으로부터 LX홀딩스 지분 11.75%를 증여받았고 작년부턴 개인 차원의 지배력 확대 움직임을 보였다.
실제 구 부사장은 작년 9월 이후 총 16차례에 걸쳐 장내에서 LX홀딩스 주식을 매수했다. 그가 직접 주식 매수에 나선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매수 주식수는 30만5649주, 전체 발행 주식수의 0.5% 규모다. 그는 주식을 사들이는 데에만 약 25억원을 지출했다.
주가가 바닥을 다지는 시점에 주식 매수에 나서 승계 비용을 스스로 줄인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로 LX홀딩스 주가는 LX가 출범한 2021년 5월 한 주당 가격이 1만2000원대에 형성돼 있었지만 구 부사장이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한 작년 말엔 8200원 수준이었다.

이후로도 자회사 실적 부진으로 인해 LX홀딩스의 주가는 하향 곡선을 더 크게 그린 상황이다. 다만 구 부사장은 올해 1월 한 차례 주식 매수 행진을 이어가 지분율을 12.15%까지 높였지만, 현재까지 추가적인 지분 확보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올해는 '승진자' 명단에서도 잠시 빠졌다. 구 부사장은 LX 출범 2년 6개월 만에 상무에서 부사장까지 세 직급을 뛰어오르는 등 초고속 승진 행보를 보여왔다. 특히나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는 새로 설립된 LX MDI의 대표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자금 불확실성 사라져…배당 확대로 재원도 마련
구 부사장의 LX홀딩스 주식(9.43%)은 대부분 세무서에 질권설정 된 상태다. 증여세를 납부 중인 상황에서도 장내 매수를 병행해 온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LX MDI가 출범한 이후부터는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고민에 방점을 더 찍은 것으로 보인다.
LX MDI는 LX가 계열분리된 후 처음으로 설립한 자체 싱크탱크다. 구 부사장이 대표로서 각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올해 9월까지 영업손실 9300만원을 냈다.
올해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이 부각돼 전문 경영인 위주의 인사가 우선됐던 것으로도 보인다. 또 2021년 말 LX가 지주사 주가를 떨어뜨려 손쉽게 지분을 늘리려 한다는 이유로 소액주주의 반발을 산 만큼 하락장에서 주식을 무작정 사긴 어려웠단 평가다.
다만 72세의 구본준 회장 나이를 감안하면 구 부사장이 주식 매수를 재개할 이유는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HMM 인수전에서 손을 떼 LX의 최대 불확실성이 사라진 점을 고려하면 그의 경영 능력이 안정되는 시점에 다시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구 부사장의 승계 재원 마련 차원에서 LX홀딩스가 연말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배당이 확대되고 LX MDI의 성과가 차츰 나오기 시작하는 내년부터 승계작업이 다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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