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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준감위는 지금]'준법경영' 제도화 넘어 이제는 기업문화로 정착④최고경영진과 정기적 만남, 인식 변화에 주력…현장서 느껴지는 긍정적 반응

이상원 기자공개 2023-12-07 10:12:49

[편집자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2기도 끝을 향해가고 있다. 그 사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국민 사과부터 한국경제인협회 재가입까지 중요한 순간마다 세간의 관심은 준감위에 집중됐다. 출범 초기 삼성 내부에서 조차 엇갈렸던 시선을 극복하고 준법경영을 삼성그룹의 문화로 정착케 한 결과다. 삼성 준감위가 미친 영향과 기업 문화의 변화상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5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삼성 준감위)가 출범한지 4년이 흘렀다. 그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길인 만큼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중요한 사안의 결정을 앞두고 준감위 검토 여부를 묻는 경영진의 모습은 더이상 낯설지 않다. 그동안 다양한 노력 끝에 준법경영은 제도화 단계를 넘어 삼성그룹의 기업 문화로 정착되고 있다.

조직의 문화가 바뀌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사람이 변해야 했다. 따라서 삼성 준감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관계사 최고경영진과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준법경영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데 주력해왔다. 이와 함께 컴플라이언스 담당자들간 교류의 장을 마련하며 시너지를 강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사람이 변해야 조직이 바뀐다', 꾸준한 만남으로 준법의지 확인

삼성 준감위는 지난 4년간 이 회장을 비롯해 관계사 최고경영진들과 꾸준한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준법경영이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인식이 바껴야 하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횟수는 많지 않지만 이보다 알려지지 않은 만남이 훨씬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잦은 만남은 변화에 대한 삼성그룹의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특히 이 회장은 1기에 이어 2기 위원회 출범 후에도 준감위 활동에 관심을 쏟고 있다. 2022년 4월 이찬희 위원장 취임 당시 향후 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독립적인 활동 보장을 약속했다. 위원들과의 만남도 정례화하기로 했다. 이어서 같은해 10월 위원회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 회장은 준법경영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전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그룹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관계사 최고경영진과도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갖고 있다. 특히 중요한 사안을 결정할때마다 최고경영진이 삼성 준감위를 직접 방문해 취지를 설명하는 과정은 필수가 됐다.

이러한 과정 끝에 '선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한 것이다. 삼성그룹의 일부 계열사는 이미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해 온 가운데 해당 제도를 추가로 도입했다. 이를 통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제고했다. 이는 준감위의 준법의제와도 맞닿아 있는 사안이다.

이를 통해 삼성SDI와 삼성SDS가 선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 사외이사를 통해 균형과 견제를 강화하는 제도다. 선임 사외이사는 사외이사회를 소집하고 회의를 주재할 권한을 갖는다. 경영진에게 주요 현안 관련 보고를 요구할 수도 있다.

삼성그룹은 제도 도입에 앞서 삼성 준감위와도 사전 협의를 통해 의견을 교환했다. 최고경영진과 실무진이 수 차례 준감위를 방문해 제도의 취지 등을 소개하며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지난 2022년 9월 삼성전자의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신환경경영전략'도 준감위와의 의견 교환을 거쳐 발표했다.


◇관계사별 컴플라이언스 시너지 확대 집중, 변화에 대한 '긍정적 반응'

삼성 준감위는 그동안 준법감시 활동을 중심으로 이 회장을 포함한 최고경영진과의 간담회, 준법 교육 등을 진행해 왔다. 이 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자와 고위경영자 후보군 등 양성과정에서도 준법경영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있다. 이를 통해 관계사 임직원들의 준법경영과 윤리경영에 대한 의식을 제고시키고 있다.

특히 관계사별로 컴플라이언스를 정착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 운영 체계를 점검하고 강화하고 있다. 또한 각 관계사별로 컴플라이언스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과 담당자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일례로 준감위는 지난 9월 관계사 준법지원, 감시인 등이 참석한 컴플라이언스 워크숍을 개최했다.

무엇보다 각 관계사의 컴플라이언스 담당자간 교류의 장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 2017년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의 해체와 함께 계열사간의 소통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함께 모일 기회가 없었던 만큼 그동안 컴플라이언스 담당자들이 다른 관계사 사정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현재 △전자 계열사 지원을 맡고 있는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건설 계열사를 지원하는 삼성물산 EPC 경쟁력 강화 TF △금융 계열사 지원을 수행하는 삼성생명 금융경젱력 제고 TF 등이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조직이 아닌 만큼 과거의 미래전략실을 대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단순히 모이는 것을 넘어서 삼성 준감위를 중심으로 다른 관계사의 준법경영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들어 삼성생명 등 금융사의 컴플라이언스는 일반 기업보다 훨씬 높은 기준이 적용된다. 즉 삼성생명의 성공 사례가 다른 관계사에도 적용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 셈이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거치면서 준법경영은 제도화 단계를 넘어 이제 삼성그룹의 기업 문화가되고 있다. 이는 삼성그룹 컴플라이언스 관계자들의 실제 반응이다. 출범 초기 반신반의했던 데 반해 이제는 현장에서 인식에 변화가 생기며 삼성 준감위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 준감위 2022 연간보고서에 삼성전자 김성욱 변호사는 "평소 컴플라이언스팀은 회사의 준법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인식됐기에 준범 '감시'란 표현부터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었다. 제대로 감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많이 들었다"며 "하지만 준감위의 존재와 활동 덕분에 삼성전자에 대한 평가가 상향되는 것을 수 차례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삼성생명 김항지 프로는 "가장 큰 변화는 내부적으로 준법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자발적 노력이 실질적으로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준법 의무 위반에 대한 경계심이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며 "컴플라이언스 리스크가 있다면 이를 회피하거나 무시하고 진행하려는 예정의 관행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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