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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AAA등급 신호탄] 최상위 승격 '마지막 퍼즐', 결함 이슈 대응 버퍼⑤한기평 평정 엄격…'단기차입+충당부채' 2배 현금 필요

양정우 기자공개 2023-12-26 08:34:03

[편집자주]

현대자동차의 '트리플A' 등급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분기 역대급 실적을 가둔 가운데 나이스신용평가가 'AA+' 등급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하면서 선제 조치에 나섰다. 'AAA' 지위를 반납한 지 5년, 처음 입성한 지 12년만이다. 더벨은 현대차가 '순수 민간기업 유일' AAA라는 타이틀을 다시 거머쥘 수 있을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1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신용평가사 3사 모두에게 온전한 '트리플A' 등급을 받으려면 넘어서야 할 마지막 관문이 남아있다. 근래 들어 'AA'급을 벗어난 펀더멘털을 보여주고 있지만 한국기업평가가 제시한 상향 트리거인 현금유동성비율은 충족하는 게 녹록지 않다.

한기평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와 달리 자체 산식인 '현금유동성비율[현금성자산/(단기성 차입금+장단기 판매보증충당부채)]'로 현대차의 유동성 버퍼를 확인한다. 완성차 산업에서는 부품 결함 이슈로 충당부채를 쌓는 게 비일비재하기에 이런 재무적 리스크를 진단하고자 고안한 기준으로 풀이된다.

◇신평 3사, 현대차 평정 잣대 '각양각색'…한기평 현금유동성비율 '미달 유일'

순수 민간기업으로서 유일한 'AAA' 등급 후보인 현대차를 놓고 신평 3사가 책정한 등급상향 트리거는 각양각색이다. 모두 각 사의 평가방법론에 맞춰 사업위험과 재무위험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을 설정했다.

AA+ 등급의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가장 먼저 바꾼 나신평은 'EBITDA/매출액', 'EBITDA/(금융비용+CAPEX)', '부채비율' 등을 제시했다. EBITDA/매출액은 수익성, EBITDA/(금융비용+CAPEX)는 현금 창출력의 적정성, 부채비율은 재무적 안정성을 진단하기 위한 잣대로 관측된다. 물론 이들 지표를 통해 내세운 상향 기준점을 현대차는 넉넉하게 넘어서고 있다.

한신평은 '조정EBITDA/매출액'과 '총차입금/조정EBITDA'를 제시했다. 역시 각각 수익성과 부채 상환 측면에서 현금 창출력의 적정성을 엿볼 수 있는 기준이다. 이들 등급상향 요건도 현대차가 이미 충족하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상향 트리거의 허들을 넘어선 게 그대로 등급 상향을 뜻하지는 않지만 신평사 실무진 입장에서 레이팅 액션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이벤트다.

문제는 한기평이 제시한 현금유동성비율이다. 수익성을 따져보는 'EBITDA마진'은 등급상향 기준점을 초과하고 있으나 현금유동성비율이 상향조건의 수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이 비율이 200% 이상일 때 AAA 등급으로 승격할 수 있다고 제시했으나 현대차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수치는 147%로 파악된다. 2019년 말 207%였으나 점진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금유동성비율 산식(3년 평균)이 가진 특징은 분모 자리에 단기성 차입금뿐 아니라 판매보증충당부채가 자리잡고 있는 점이다. 한마디로 이 수치가 커질수록 등급상향 요건과 멀어진다. 판매보증충당부채는 제조상 잘못으로 결함이 생긴 부품을 무료로 교환해주는 무상보증 수리비를 반영하는 회계 계정이다. 이 충당부채의 경우 차량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커질 수밖에 없고 엔진 결함 등 외부 충격에 따른 일회성 충당금이 대거 반영되기도 한다.
한국기업평가의 현금유동성비율[현금성자산/(단기성 차입금+장단기 판매보증충당부채)]
결국 한기평은 단기성(1년 이내 상환) 차입금과 미래 현금 유출이 예고된 판매보증충당부채보다 손에 쥔 현금이 적어도 2배를 넘어서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현대차 역시 다른 글로벌 기업처럼 엔진(세타2 GDI) 결함 이슈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 요건을 충족하는 게 국내 신평 3사의 상향 트리거를 모두 만족하는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한기평, 트리거 불충족에도 상향 가능…나신평·한신평 승격시 유효등급 'AAA'

다만 한기평이 현금유동성비율 요건을 놓고 전향적 판단을 내릴 여지도 있다. 현대차가 현재 사업 펀더멘털과 재무 안정성을 유지한다면 나신평은 내년 AAA 등급을 부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후 한신평이 그 뒤를 쫓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두 신평사의 승격만으로도 시장에서 현대차의 유효 신용등급은 트리플A로 인정받는다.

이 때 한기평만 AA+ 등급을 유지할 경우 스플릿 상황에 따른 부담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신평사는 자사의 평가방법론에 따라 신용등급을 평정해야 하지만 시장의 반응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건 아니다. 더구나 신평사의 레이팅 액션은 등급 안정성뿐 아니라 조정 적시성도 중시된다. 신용도가 완전히 변했다면 빠르게 등급을 변경하는 역할도 중요한 셈이다.

통상적으로 신평사가 신용등급을 바꿀 때는 상향이나 하향 트리거가 모두 충족된 시점이다. 하지만 등급조정 요건 두 개 중에서 한 개를 만족할 때도 전향적으로 신용등급을 바꾸는 게 불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기평도 수익성 지표는 이미 자체 상향 기준점을 넘어서고 있는 만큼 현금유동성비율과 무관하게 내년 아웃룩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기평은 현대차를 필두로 자동차 산업에 가장 보수적 스탠스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2012년 현대차가 처음으로 AAA 등급 자리에 올라섰을 때도 가장 먼저 신용등급 조정에 나선 건 나신평(2012년 11월)이었다. 그 뒤를 한신평(2013년 1월)이 이었고 한기평은 가장 마지막(2013년 4월)에 트리플A로 승격시키는 결론을 내렸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는 매년 총 3~4조원의 판매보증충당부채를 설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과거 세타2 엔진 결함으로 두 회사가 총 4조원 수준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품만 3만여 개인 완성차를 생산하는 데 결함 이슈는 숙명과도 같지만 한기평은 이 대목을 한층 더 주시해야 할 리스크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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