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2월 21일 08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와 은행 임원 인사를 마친 우리금융이 계열사 CEO 인사를 앞두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올해 취임 후 CEO 대부분을 교체한 만큼 인사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은행 세대 교체로 부문장에서 퇴임한 임원들이 계열사 대표직을 맡을 것으로 전해진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조만간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계열사 CEO 인선에 나선다. CEO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는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우리신용정보, 우리에프아이에스, 우리PE자산운용 등 4곳이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와 우리신용정보는 우리금융 내에서 순이익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계열사다. 올해 3분기 누적으로 각각 12억원, 36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두 회사의 CEO는 은행장이 되지 못한 임원을 예우하는 성격의 자리로 여겨진다. 우리금융 내부에선 최근 인사로 은행에서 퇴진하게 된 강신국 전 기업투자금융부문장과 이석태 전 국내영업부문장의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우리신용정보 대표 취임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강 전 부문장과 이 전 부문장은 올해 임 회장 취임과 맞물려 신설된 은행 부문장직을 맡았다. 은행 부문장은 그룹 내에서 계열사 CEO와 비슷한 위상을 갖는 자리다. 임 회장이 신임 계열사 대표들에게 2년의 임기를 부여한 만큼 두 부문장도 2년 간 재직할 가능성이 높았다.

지난 3월 인사 직후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이 용퇴를 선언하면서 변수가 발생했다.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거쳐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내정됐다. 강 전 부문장과 이 전 부문장은 조 행장보다 입행 선배다. 조 행장이 리더십을 뒷받침하는 임원진을 구성하려면 두 부문장이 자리를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강 전 부문장에 대한 인사위원회 징계도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1000억원 규모의 파생 거래 손실을 확정했다. 지난해 자금시장그룹장을 맡았던 강 전 부문장은 관련 직원들의 책임을 최소화하고 본인의 징계를 자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견책 수위의 징계가 확정되면서 쇄신 성격의 인사가 단행됐다.

다만 강 전 부문장과 이 전 부문장은 우리금융에 기여한 바가 크고 온화한 성품으로 그룹 임직원 사이 평판이 좋아 비주력 계열사 CEO로 예우하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또 각각 IB, 전략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 우리에프앤아이, 우리신용정보 대표직을 수행할 충분한 역량도 갖췄다.

우리아이에프에스 대표도 연말 새 CEO를 맞이한다. 우리아이에프에스는 그룹 IT 업무를 책임져 온 계열사다. 우리은행 IT그룹장이 우리아이에프에스 대표를 겸직하는 게 관행이었다. 조한래 우리은행 부행장이 최근 신임 IT그룹장으로 임명되면서 우리아이에프에스 대표직도 맡는 수순이 점쳐진다.

최근 있었던 IT 거버넌스 개편은 변수다. 우리금융은 우리아이에프에스에 위탁해 온 IT개발, 운영 업무를 우리은행으로 이관한다. 거버넌스 개편 과정에서 IT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도 신설한다. 안정적인 체제 전환을 위해 겸직 체제를 유지하는 게 낫지만 컨트롤타워 구성이 인사에 고려돼야 한다.

김경우 우리PE자산운용 대표도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외부 전문가로 영입돼 우리PE자산운용 체급을 높여 놓은 인물이다. 우리PE자산운용의 경우 업계 전문가 CEO를 기용하는 인사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임 회장이 새 인물 영입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면 김 대표를 유임시킬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