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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회장의 디딤돌과 버팀목 [thebell desk]

고설봉 금융부 차장공개 2024-01-08 12:55:09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3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연합회 심벌마크는 디딤돌을 형상화 했다. 네모난 돌 세개가 오른쪽으로 상승하는 형상으로 디자인 했다. 어떻게 보면 징검다리 같기도 하다. 마중물이 필요한 사람들에겐 디딤돌 역할을, 딛고 올라가다 힘에 부친 사람들에겐 징검다리, 넘어진 사람들에겐 버팀목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다.

은행권 맏형인 조용병 회장이 취임하면서 연합회는 변화를 맞고 있다. 관 출신 회장들에게선 볼 수 없었던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사업추진이 예고됐다. 회원사 전체 지지를 받으며 취임한만큼 일의 속도감도 빠르고 회원사들의 참여도도 높다.

조 회장은 민간 은행의 수장으로 오랫 동안 성장과 성공을 향해 달렸다. 그가 취임 한 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그룹은 괄목할 성장을 이뤘다. 신한은행을 1등 은행으로 신한금융을 리딩 금융으로 성장시켰다.

조 회장 특유의 현장감과 속도감 넘치는 리더십은 이제 연합회를 무대로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목표와 목적은 사뭇 달라졌다. 돈 버는 조직에서 돈을 쓰는 조직으로 자리를 옮긴 만큼 스스로 역할을 재설정했다. 조 회장은 돈을 더 잘 쓰고 꼭 필요한 곳에 제때 공급하기 위해 벌써부터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취임한 조 회장은 곧바로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잡음 없이 이끌어 냈다. 정부와 금융 당국, 은행권의 가교 역할을 맡아 상호 이해관계를 잘 조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덕분에 잡음과 뒷말로 좋은 취지가 퇴색되지 않았다.

올해가 시작하기도 전에 조 회장은 여러 구상들을 이른 신년사로 발표했다. 새해 전야 발표된 경영전략 핵심은 ‘은행권 안정성 확보와 이를 기반으로 한 ESG 실천’이다. 장기간 지속되는 ‘3고’ 리스크에 대응해 은행권 경영 안정화를 이끌고 이를 기반으로 무너져 가는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역할을 다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취임 뒤 조 회장과 짧게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는 “과거 전쟁은 보병으로 구성된 중앙군과 양쪽 기병이 벌판에 넓게 서로 대치하는 형태의 진법이 주를 이뤘다”며 “중앙군은 전진과 후퇴 폭이 크지 않았고 전쟁의 승패는 양쪽의 기병이 좌우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은행은 중앙군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데 항상 안정감 있게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기병들이 잘 싸울 수 있게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라며 “은행 수익은 꾸준히 우상향하지만 비은행은 널뛰기 실적을 보이는 경향이 강한데 이 같은 특징은 전진과 후퇴 폭이 크고 병력 손실도 많은 기병대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은행은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중심이다.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사를 통해 다양한 비은행 계열사들이 금융산업 전반에서 각자 역할을 수행한다. 은행이 중심을 잡고 부침이 심한 여러 비은행 계열사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한다. 코로나19 기간엔 채안펀드와 증안펀드 조성에 은행이 적극 나섰다.

코로나19 이후 은행들은 손실 흡수력을 높여 금융시장 리스크의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엔 부동산 PF발 부실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권이 최전방에서 시장 안정화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소상공인과 취약차주 등 금융 약자를 위한 민생지원도 은행 주도로 펼쳐지고 있다.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은행이 앞장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많다. 은행권이 단일대오를 형성해 금융산업의 중앙군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만큼 은행연합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조 회장의 리더십이 한층 더 빛을 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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