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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승부수]맏형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공동 대응으로 위기 맞선다금융시장 파고 넘을 안정성 강화…정부와 협력해 사회적 책임 다한다

고설봉 기자공개 2024-01-03 07:36:09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2일 13: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갑진년 새해 은행연합회가 새롭게 시작한다. 민간 출신 연합회장이 선출되면서 안팎의 기대가 높다. 조직 내 활기도 목격된다. 회원 은행들의 참여와 공동의 이익 추구와 의무를 다 하기 위한 활동도 활력을 띄고 있다.

다만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사진) 앞에 놓인 과제가 만만치 않다. 점증하는 금융시장 리스크 요인에 은행을 넘어 금융권 위기의식이 높아졌다. 연합회는 전 은행의 계좌 등 거래 정보를 집계하고 통계한다. 연합회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은행권 전체 시스템 안정성이 취약해질 수 있다.

또 정부와 당국 등과 관계도 긴장감이 높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은행권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연합회가 중재자로 적극 나서야 한다. 이미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조 회장의 리더십은 시험대를 통과했다. 정부와 당국, 은행권이 상호 만족할 만한 결과를 도출해냈다는 평가다.


◇'3고 시대' 위기에 맞설 공동전략 들고 나왔다

조용병 회장은 지난해 12월 1일 은행연합회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조 회장은 역대 은행연합회장 14명 중 민간 출신으로는 5번째, 4대 금융지주 회장 출신으로는 첫 연합회장이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와 이사회에서 단독 후보로 선출됐다. 그만큼 전 은행권에 걸쳐 고른 지지를 얻었다.

조 회장은 은행권 맏형으로 불린다. 현직을 떠난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3월 신한금융그룹 회장에서 물러났다. 은행장으로, 금융지주 회장으로 10여년 활동해온 만큼 은행권 공동의 이슈와 어려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조 회장의 금융업에 대한 전문성은 올해 경영전략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현실 인식과 이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에서 발빠른 대응력을 보이고 있다. 조 회장은 올해 연합회 경영 전략으로 경제 방파제로서의 기본, 고객중심의 변화, 지속가능한 상생을 강조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조 회장은 “올해도 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대표되는 ‘3고 현상’도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등 다양한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며 “융산업 앞에도 위험요소가 가중되고 있고 은행의 성장세는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정체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시적 현상이 아닌 민간부채의 누증과 초저출산 사회 진입에 따른 구조적 문제로 은행이 전통적 영업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대가 이미 끝났음을 의미한다”며 “은행산업의 경쟁강도 역시 전례 없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회장은 ‘사원은행이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를 통해 건전성과 유동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사원은행이 고객, 나아가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금융-비금융 융합, AI, CBDC 등 다양한 노력을 고객을 중심으로 새롭게 추진해 나가자”며 자산관리부문에서 완전판매, 적합성, 적정성 원칙 등을 중심에 둬 소비자보호 체계를 한층 더 강화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은행의 사회적 책임 강조…상생금융 넘어 민생금융

올해 은행권의 최대 화두는 상생금융이다. 안팎의 위험이 고조되는 가운데 은행의 공공성이 한층 더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과 기업 등 차주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은행의 손실흡수력과 금융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조 회장의 역할은 정부와 당국의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각 은행들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의 지원방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말 연합회는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20개 모든 은행이 참여해 2조원 이상의 규모로 추진된다.

2조원은 각 은행들의 지난해 순이익 중 10%를 각자 분담하는 형태로 조성된다. 과거 수익을 기반으로 과거 일정 수준 이상으로 적용된 이자율을 감면해주는 차원이다. 이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민생금융 지원이 여러 형태로 요구될 가능성이 있다.

조 회장은 “은행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지만 민생경제 역시 어려워지는 만큼은행과 우리 사회가 상생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며 “금융인은 금융 회복을 통해 경제생태계를 발전시켜 나갈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이 방파제로서 기본을 다하려면 건전성과 유동성을 더욱 엄격히 관리하면서 ‘비오는 날 고객과 우산을 함께 쓰고 걸어나갈’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며 “민생경제에 따스한 온기가 돌 수 있도록 은행이 국민과 동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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