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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승부수]IRA 수혜 업고 '투자 본능' 깨우는 삼성SDI올해 미국서 보조금 받는 전기차 8종…현지 첫 공장 연내 조기가동

정명섭 기자공개 2024-01-10 16:40:14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9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의 2024년은 어느 때보다 특별하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손꼽히는 미국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해라는 점에서다.

삼성SDI는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전기차 보조금을 받는 차종을 경쟁사 대비 가장 많이 확보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내년 가동이 목표였던 현지 첫 배터리 합작공장도 연내 가동으로 계획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격적인 투자 행보에 올해 자본적지출(CAPEX)이 이익 수준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 삼성SDI 배터리 탑재 전기차 8종 美서 보조금

최근 미국 에너지부가 발표한 올해 미국 전기차 보조금 대상 차종은 총 19종이다. 작년(43종) 대비 크게 줄었다. 올해부터 미국 IRA 세칙상 해외우려집단(FEOC) 규제가 강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19종 중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는 8종이다. 리비안이 5종으로 가장 많고 지프와 링컨이 각각 2종, 1종을 차지했다. 이는 주요 배터리 제조사 중 가장 많다.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본 파나소닉은 6종이었고,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각각 3종, 2종으로 추정된다.

완성차 브랜드와 차종별 판매량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보조금 대상 차종이 많다는 건 그만큼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재다. 삼성SDI 배터리를 채택한 리비안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미국 전기차 판매량 5위에 올랐다.

삼성SDI 관계자는 "보조금을 받는 전기차는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을 가능성이 커 수혜 차종이 많을수록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삼성SDI의 IRA 수혜 정도는 연말에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SDI는 이르면 올해 말에 미국에서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다. 2025년 가동 예정이었던 스텔란티스 합작 1공장을 연내에 조기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배터리 장비, 부품 파트너사들에 이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장은 삼성SDI가 인디애나주에 건설하는 현지 첫 배터리 생산시설이다. 풀가동 시 생산능력은 연산 33GWh다.


이는 IRA상 생산자 세액공제 혜택을 조금이라도 일찍, 더 많이 받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IRA는 현지에서 생산하는 배터리에 세제 혜택(Tax Credit)을 제공한다. 배터리 셀은 1kWh당 35달러, 모듈은 10달러다. 삼성SDI는 그간 미국 내 생산거점이 없어 제도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지난해 IRA로 분기당 1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추가했다. 삼성SDI 측은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그런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있는 건 맞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SDI가 고수해 온 'EBITDA 내 CAPEX 집행' 원칙이 올해 처음 깨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투자업계가 추산한 삼성SDI의 2024년 CAPEX는 5조7000억원, EBITDA는 4조1000억원이다. 전망이 현실이 되면 삼성SDI가 2020년 배터리 설비 투자를 확대한 이후 처음으로 CAPEX가 EBITDA를 넘어서게 된다. 다만 올해 미국발 금리인상 여파로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예년보다 줄고 있어 삼성SDI가 투자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

◇연구개발 단계 벗어난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본격 추진

삼성SDI는 연초부터 미래 대비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기도 했다. 연구소에서 개발 수준에 머물던 전고체 배터리를 사업화하기 위해 별도 조직인 'ASB 사업화추진팀'을 신설했다. 이는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 내 직속 조직이다.

기존 수원 삼성SDI 연구소 인력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을 해왔는데, 이번 팀 신설로 기흥사업장 임직원이 고객사 발굴, 영업, 마케팅 등에 나서게 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핵심 소재인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를 말한다. 기존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고 폭발 위험이 적어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삼성SDI는 올해부터 고객사와 샘플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본격적으로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목표 양산 시기는 2027년이다.

ASB 사업화추진팀을 이끄는 인물은 고주영 중대형전지사업부 마케팅팀장(부사장)이다. 고 부사장은 1977년생으로 KAIST 재료과학 박사 과정을 밟은 배터리 개발자 출신 임원이다. 부사장단 중에서 가장 젊다. 2022년 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해 최연소 여성 부사장(당시 45세) 타이틀을 얻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사업화를 본격 추진해 차세대 제품 및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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