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금융권 신경영지도]신한금융, 효율화·전문화 앞세워 새로운 조직체계 시험지주 슬림화, 부문장 수도 제한…BU체계 도입 유보, 계열사 자율경영 확대
고설봉 기자공개 2024-01-22 09:23:04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8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의 올해 경영전략 핵심은 효율화와 전문화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비대해진 신한지주 조직체계를 슬림화하고 임원 숫자를 줄였다. 대신 각 계열사별 자율경영을 확대하면서 새로운 혁신에 나섰다.과거 신한금융은 계속된 인수합병(M&A)와 계열사 증자 등 인오가닉(inorganic) 성장을 추진했다. 이에 지주를 중심으로 전략이 수립되고 이를 각 계열사들이 수행하는 형태로 경영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주 조직이 방대해졌고 지주 임원들의 힘도 세졌다. 그러나 올해 대대적이 혁신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경영체제 정착을 모색하고 있다.
◇힘 줄어든 신한지주…부문 최소화, ‘그룹’도 뗐다
진 회장의 올해 경영전략의 핵심은 혁신이다. 진 회장은 신년사에서 “관행의 틀, 안주의 틀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혁신과 도전에 나설 때”라며 “ESG, 디지털, 글로벌을 비롯한 모든 영역에서 신한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는 마음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까지 신한지주는 꼼꼼한 경영체계 확립 및 계열사 관리를 목표로 조직을 거듭 확장해왔다. 매년 계열사 숫자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지주 차원에서 검토하고 조율해야할 일들이 많았다. 신규 M&A를 위한 자본 조달 및 관리, M&A 이후 조직 통합 등 여러 이슈를 지주에서 직접 지휘했다.
비은행부문 확대 전략이 정점을 찍었던 2021년에는 그룹 경영관리부문(CMO)를 신설해 각 계열사 경영을 직접 지주에서 챙겼다. 계열사 경영전략 수립 때부터 지주에서 참여했다. 이후 계속해 경영현안과 경여성과를 CMO가 체크하면서 지주 중심의 경영체계가 확립됐다. 이러한 지주 중심의 경영전략이 지속되면서 신한지주 조직은 비대해졌다. 지난해 신한지주는 총 11개 부문에 걸쳐 임원 12명이 있었다.
지난해 말 취임 뒤 첫 정기인사에 나선 진 회장은 신한지주 슬림화를 단행했다. 2024년 조직개편에 따라 11개 부문을 △전략부문 △재무부문 △운영부문 △소비자부문 등 4개 부문으로 통합했다. 또 기존 부문들 가운데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할 리스크관리 업무는 리스크관리파트로 축소해 별도 운영한다. 이외 ESG파트, 디지털파트, 회계파트, IR파트, 소비자보호파트 등은 4개 부문 산하로 편입됐다.
중요한 점은 지주 각 조직에서 ‘그룹’이란 명칭을 뺐다는 것이다. 과거 신한금융은 지주 각 부문이 그룹의 전체를 총괄한다는 의미로 그룹을 붙였다. 하지만 올해부터 지주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각 계열사별 자율경영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지주 조직에 그룹이란 명칭을 쓰지 않는다.
◇계열사 자율경영 확대…BU 체계 도입은 유보
신힌지주를 슬림화 하는 대신 진 회장은 계열사 자율경영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지주 임원들은 대거 퇴임했지만 계열사 CEO 전원은 연임에 성공했다. 진 회장은 “전쟁 중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며 계열사 CEO들에게 챙임경영을 강조했다.
지난해 조직개편 과정에서 진 회장은 게열사를 크게 세가지 BU(비즈니스 유닛) 형태로 재편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은행과 자본시장(IB), 보험·자산운용 등 3대 BU를 출범해 15개 계열사들을 각 BU에 편입해 계열사 협업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시너지 강화와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중장기 성장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BU체계 도입은 잠정 중단됐다. 논의 과정에서 계열사의 자율독립경영을 침해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다. 또 은행장과 증권사 사장, 보험사 사장 등 BU 장으로 거론되는 특정 계열사 CEO들에 의해 다른 계열사 CEO들의 경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이에 따라 올해 신한금융은 각 계열사별 CEO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CEO들이 전면에 나서 각 회사별 경영현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한층 공고히 했다. 과거 지주 차원에서 주도했던 매트릭스 체계나 지주와 계열사 겸직임원, 지주 경영관리임원 등이 폐지된 것도 계열사 자율경영 확대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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