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1월 19일 0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특정 섹터 기업을 사는 게 트렌드인가 본데요. 저는 인수합병(M&A)은 하지 않습니다."매번 이슈를 몰고 다니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이번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JPM)에서 또 한 번 파격발언을 했다. M&A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글로벌 제약사 박스터의 바이오파마 사업부 인수도 검토했던 그였다. 비록 인수가 무산됐지만 지난해까지 그는 지속적인 M&A 의지를 드러냈었다. 이번 JPM에서 M&A와 관련한 깜짝 발표가 있지 않을지 시장의 기대감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실제론 정반대의 메시지가 나왔다. 서 회장이 M&A를 거부한 요지는 이랬다. M&A를 하면 그 기업의 핵심 인력이 빠져나가 전문성을 유지할 수 없다는 논리다. M&A에는 상당한 금액이 투입되는데 인수 기업의 전문성이 망가지면 효과가 반감된다는 생각이다.
대신 서 회장은 경영참여가 가능한 정도로만 지분투자를 해 그들과 결합된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했다. 셀트리온이 전략적투자자(SI)가 되어 유망 기업을 키우고 협업을 꾀하는 방안이다.
공교롭게도 셀트리온과 정반대의 길을 선택한 제약사가 있다. 유한양행이다. 지금까지 유한양행은 바이오텍 지분투자를 통한 오픈이노베이션을 추구했다. 국산 신약 '렉라자'도 이 과정에서 탄생했다.
최근 유한양행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새롭게 짰다. 더 이상 SI로 지분투자를 단행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신 파이프라인을 직접 도입하거나 M&A로 기술력을 내재화하겠다고 했다.
유한양행은 왜 전략을 180도 바꿨을까. SI로서 오픈이노베이션을 꾀하는 형태는 타율이 높지 않다고 봤다. 렉라자라는 성공사례를 경험했지만 이는 꽤 드문 경우에 속했다. 렉라자 이후 유한양행은 상당히 많은 바이오텍에 지분투자를 했다. 경영참여 목적으로 투자한 회사가 스무 곳이 넘고 금액으로는 5000억원 이상에 달한다.
투자 회사 중 일부 파이프라인을 도입하는 성과가 있었지만 10개 중 한 개의 사례 정도에 불과했다. 현재 유한양행의 고민은 사방에 뿌려놓은 시드를 어떻게 회수(엑시트)할 것이냐에 있다.
SI에서 M&A로 전략을 바꾼 유한양행. M&A를 접고 SI를 택한 셀트리온. 정반대의 전략이지만 그들이 강조하는 건 같다. 비용 대비 효율이다. 유한양행은 M&A가, 셀트리온은 SI가 더 비용 대비 효율적이라고 본다.
누가 맞냐 틀리냐를 따질 사안은 아니다. 말 그대로 정답이 없는 문제다. 셀트리온의 SI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은 유한양행이 펼쳤던 것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유한양행 역시 M&A를 하더라도 핵심 경영진을 유지하며 전문성을 이어나갈 수도 있다.
같은 논리로 서로 정반대의 전략을 펼치게 된 두 기업의 행보가 흥미롭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톱으로 꼽히는 유한양행과 셀트리온이 맞바꾼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어떻게 실현해 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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