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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HMM 인수]'협상 연장' 예견된 수순, 하림 CFO "팬오션 사례 참고"이견 좁히지 못해 팽팽한 줄다리기, 자금 조달 우려에 하림 '자신감' 표출

정유현 기자공개 2024-01-29 09:30:59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3일 11: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 정부 측의 협상이 당초 시한인 23일 넘기게 됐다. 매각 측에 따르면 양측은 주주간 계약 1차 협상 시한을 5주로 제한했지만 매각 측이 원할 경우 2주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연장을 산정한 딜이었기 때문에 협상 타임라인이 뒤로 밀리는 것은 특별한 '변수'는 아니라는 것이 각 측의 입장이다.

2주 안에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이견을 좁히는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 특히 하림 측은 자금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림 측은 팬오션 인수 사례를 언급하며 HMM 인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설 연휴 이전 유의미한 결과 도출 목표

23일 투자 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 HMM 최대 주주인 KDB산업은행·해양진흥공사는 당초 이날로 예정된 협상 시한을 2주 연장해 인수 조건에 대한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설 연휴 전까지 유의미한 협상 결과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HMM 딜을 위해 각 측은 지난달 21일 킥오프 미팅을 시작해 협상에 착수했지만 원하는 조건이 달라 협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경영 주도권을 두고 양 측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림 측은 조금이라도 유리한 조건을 받아내기 위해 다수의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하림 측은 본입찰 단계에서 주주 간 계약 기간의 유효 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고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1조6800억원 규모의 잔여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시 이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달라고도 요청했다고 전해진다. 해진공 측의 반발로 우선매수권 요청에 대해서는 힘을 빼는 모양새다. 자사주 매입 등을 요청했을 가능성도 있다.

양 측의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것은 사실상 하림의 자금력에 대한 의구심이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하림은 HMM 지분 57.9% 인수에 6조4000억원을 써냈다. 하림 측이 HMM의 몸값을 감당하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이자 하림 측의 자본 조달 루트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팬오션을 활용한 증자와 자산 유동화, 인수 금융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하림측이 뚜렷한 청사진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HMM 자금 조달 중책 천세기 CFO, 팬오션 사례 언급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지만 하림 측은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비밀유지계약(NDA)에 따라 이야기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항간에 제기되는 우려는 '기우'라는 입장을 전했다.

하림의 CFO(최고재무책임자)이자 HMM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의 중책을 맡고 있는 천세기 부사장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각 측이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지만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시간이 좀 필요한 것이다"고 말했다.

자금 조달 우려에 대해서는 "시기 질투하는 측의 염려이고 팬오션 인수 과정을 복기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 팬오션 인수 사례와 비교해 HMM 인수 자금 조달 루트에 대한 예상이 나오긴 했으나 하림 측이 공식적으로 '팬오션 사례'를 언급한 것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수 있다.

천 CFO의 가이드대로 팬오션 인수 과정을 살펴보면 유상증자와 인수금융을 활용해 인수금을 치르고 자회사를 활용한 이력이 있다. 팬오션 인수 당시에도 하림은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맺었다. 컨소시엄이 유상증자를 통해 팬오션에 8500억원을 투입하고 팬오션에서 발행하는 회사채 1580억원을 인수했다.

유증 대금 8500억원 중 6800억원은 하림이 조달했고 나머지는 JKL파트너스 측이 마련했다. 하림은 인수 대금을 충당할 자기 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에 KB국민은행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으로부터 5680억원 규모 인수금융을 일으켰다. 팬오션 인수에는 성공했지만 재무 부담은 커졌다.

자회사의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만들어 브릿지론(1580억원)과 선순위 대출(800억원)을 갚았다. 하림지주를 상장 시켜 공모자금 4219억원을 확보한 후 3300억원의 인수금융 잔금을 갚았다.

현재 하림 계열사 중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있는 곳은 연결 기준 매출이 1조원이 넘는 제일사료 정도로 압축된다. IPO의 과정이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우선 인수대금을 마련하고 상장 후 자금을 상환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

천세기 CFO는 "팬오션 인수 당시에도 지금처럼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협상이 2주 연장된 건은 하나의 과정일 뿐 이번 딜이 잘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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