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1월 31일 15:2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대주주 지분의 '반대매매'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엔케이맥스. 혼란 속에서도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기존 최대주주는 다시 지분을 되찾기 위한 고군분투에 나섰고 채권단 역시 전략적투자자(SI) 유치 등 정상화를 위한 작업을 검토하고 있다.

관건은 핵심 파이프라인의 임상이 지속될 지 여부다. 자금 여력은 충분하지만 지배구조 이슈가 임상에 영향을 미칠 지가 변수다. 그러나 이미 시작된 임상에 불통이 튀지는 않을 것이란 게 내부 연구진들의 입장이다.

◇투자자 접촉하는 박상우 대표, '첨생법 포텐셜' 앞두고 정상화 총력

엔케이맥스의 최대주주였던 박상우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12.94%는 최근 반대매매로 전량 매각됐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인물이 박 대표 단 한명이었던 만큼 현재로선 주요주주가 공백인 상황이다. 오너 구심점이 없는 셈이다.

박 대표는 당황스러운 상황을 추스르고 일단 지분을 다시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투자업계 등과 접촉하며 다시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31일 오전 엔케이맥스가 박 대표의 입장문을 내놓은 것도 이의 일환에서 이뤄졌다.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며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내용이다.


박 대표는 입장문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투자자 유치를 통한 지배구조 안정화까지 정상적으로 회사가 운영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와 경영진은 이번 사태의 빠른 해결과 주가 회복을 위해 최대한 조속히 지배구조를 안정시킬 방법을 찾겠다"며 "회사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전략적,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고 최대주주로서 책임경영에 나설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엔케이맥스와 박 대표가 최대주주 변경 사태의 확전을 막고 현재 진행중인 R&D나 임상을 문제없이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가장 핵심은 관계사 엔케이젠바이오텍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이다.

R&D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김용만 전무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R&D나 기존 임상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당장 임상에 대규모 자금집행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이미 승인되고 진행 중인 건들이었던 만큼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시장에선 최근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법(이하 첨생법) 개정을 통해 엔케이맥스가 주력하는 세포치료제의 '쓰임새'가 넓어질 국면을 맞았다는 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기존 규제에선 첨단재생의료를 중증 및 희귀, 난치성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에만 국한해 사용 가능했다. 그러나 이를 일반 환자도 넓히는 걸 요지로 한 법 개정을 앞뒀다.

엔케이맥스는 GMP급 첨단재생의료 및 바이오의약품을 양산할 수 있는 퍼실리티 두 개를 가지고 있다. 해당 법으로 규제 문턱이 낮아질 경우 즉각적인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급작스런 거버넌스 체인지, SI 등 '투자자들'도 주목

자회사 엔케이바이오텍을 중심으로 한 미국 임상의 경우 이번 리스크와도 거리가 있어 보인다. 엔케이젠은 엔케이맥스의 세포치료제 '슈퍼NK(SNK)' 시리즈의 미국 임상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상장 전엔 94.8%로 자회사였다가 최근 상장을 통한 신주 발행 등을 거치며 관계사로 분류된 상태다.

최대주주 이슈를 적기에 해소할 경우 엔케이맥스의 또 다른 파이프라인인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는 낮아 보인다. 작년 10월 엔케이젠은 나스닥 시장 내 '글로벌 마켓'에 상장하면서 임상자금으로 5200만 달러(한화 약 710억원)을 확보했다. 엔케이젠 자체 임상 여력은 충분하다.

엔케이맥스는 최대주주 공백이란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지만 이는 거버넌스의 변화일뿐 핵심 파이프라인의 가치는 여전하다는 점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다만 해외 임상 절차상 '중단은 곧 원점 회귀'인만큼 리스크 확산을 최소화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더불어 최대주주 공백이 생긴 이 지점을 채권단을 비롯해 다른 투자자들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엔케이맥스의 사업구조와 유동성 상황은 나쁘지 않은만큼 경우에 따라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베팅'이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엔케이맥스는 하한가를 맞으며 시가총액은 1800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박 대표 외엔 딱히 눈여겨 볼 주요주주가 없었던 상황을 고려하면 약 10%의 지분율만 확보해도 경영권 확보 등을 노려볼 수 있다.

박 대표는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2002년 에이티젠을 설립했다. 2015년 에이티젠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고, 2019년 코넥스에 상장한 관계사 엔케이맥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사명도 엔케이맥스로 정했다. 면역세포치료제와 면역진단키트, 건강기능식품 등의 사업을 벌여왔지만 아직 적자 기조는 해소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