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Red & Blue]'PBR 0.21배' 급등한 이마트, 본업 경쟁력 강화 집중만년 저평가로 17% 올라, 최저배당 2000원 고정·영업익 20% 주주환원

홍다원 기자공개 2024-02-14 08:23:40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이마트 주가가 모처럼 상승하고 있습니다. 기업 밸류업 정책에 따라 이마트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1배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투심이 집중됐습니다. 저평가 상태인 데다가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마트를 집중 매수하고 있는데요.

이마트 주가는 연초 들어 17% 올랐습니다. 종가 기준 지난달 29일 15.24% 급등한데 이어 2일 10.49% 또 치솟았습니다. 업황 부진과 신세계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 등으로 신저가(장중 6만7200원)를 기록했던 주가가 다시 9만원대를 넘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연초 이후 전날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마트를 256억원어치 사들이고 있습니다. 코스피 주식 중 가장 싸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Industry & Event

이마트 주가가 급등한 배경에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이 있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마트는 대표적인 저PBR주식으로 꼽힙니다.

PBR은 회사의 순자산가치를 주가가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PBR이 1배보다 낮으면 회사가 가진 자산을 다 팔았을 때의 가치보다 현재 주가가 낮다는 의미입니다.


이마트 주가는 오프라인 업황 부진과 신세계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겹치면서 52주 종가 기준 최고가(11만9000원) 대비 26% 이상 빠진 상황입니다. 현 상황보다 주가가 낮은 만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로 보입니다.

전국적인 오프라인 매장 등을 보유한 유통 주식들은 대게 PBR이 낮게 평가되곤 합니다. PBR이 부동산 가치 등 유형 자산을 전부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유통주가 경기 방어주로 꼽히는 만큼 변동성이 크지 않기도 합니다.

또 다른 호재도 있습니다. 정부가 대형마트 규제를 폐지하면서입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월 2회 의무휴업일을 공휴일 중 지정해야 합니다. 또 영업제한시간·의무휴업일에 온라인 배송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공휴일 등 주말로 규제했던 의무 휴업 규제를 폐지하고 영업제한시간의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형마트도 새벽배송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미 서초구는 1월 28일부터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의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수요일로 변경했습니다.

이마트가 신규 출점을 재개하겠다고 밝히는 등 오프라인을 강화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지난달 문을 연 수원 스타필드가 한몫했습니다. 개장과 동시에 고객들이 모여들면서 오프라인 집객력을 증명했다는 평가입니다.

수원 스타필드는 이마트 부동산업을 담당하는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마트 연결 종속 회사로 신세계프라퍼티 실적이 잡히는 만큼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Market View

증권사에서도 이마트를 저PBR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구원들은 저PBR만으로는 부족하고 유동성과 수익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단순히 PBR 1 미만 주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기대감은 당연히 비합리적이라는 의견입니다.

기업 밸류업 효과가 이어지려면 주주 가치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주주환원 등 개선책을 낼 수 있을 만큼 기업의 여력과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마트 실적 우려가 크다는 점입니다. 증권가에선 이마트의 지난해 연결 기준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마트 지난해 매출액은 29조7366억원, 영업이익은 713억원으로 예측했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3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7.46% 감소한 수치입니다.

이마트의 자회사 리스크가 타격을 입힐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신세계건설의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인한 충당금 설정으로 영업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영증권에서는 전날 '4분기 실적이 고비이길' 이라는 제목으로 리포트를 냈습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사업에서 성장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해 실적 부담 지속된다"며 "이마트24와 슈퍼 점포 효울화 작업과 신세계건설 실적 부진이 부담을 가중시키는 모양새"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올해 리포트를 낸 증권사들 8곳 중 6곳은 투자 의견 '매수'를 제시했습니다. 한 곳은 중립, 한 곳은 시장 수익률 상회(Outperform) 의견을 냈습니다. 가장 높게 제시한 목표 주가는 11만원(신영증권)입니다. 반면 가장 낮게 제시한 목표 주가는 7만원(IBK투자증권)이었습니다.

이마트 주가가 우상향하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사적 구매통합 노력과 할인점 경쟁력 회복에 집중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비주력 사업 부문은 효율적 개선을 위한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내다봤습니다.

◇Keyman &Comments

이마트는 다른 상장사와 달리 최고재무책임자(CFO) 직함을 가진 인물이 따로 없습니다. 지원본부에 속해 있는 재무 담당이 CFO 역할로 재무 전반을 책임지는 형태입니다. 이마트 재무를 이끌고 있는 건 장규영 상무보입니다.

장 상무보는 1973년생으로 건국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후 2000년 경영지원실로 입사해 줄곧 신세계그룹에 몸담아왔습니다. 신세계 전략실 자금팀과 이마트 재무담당 자금·회계·IR팀장을 거쳐 2021년에 CFO인 재무담당으로 선임됐습니다. 쭉 신세계그룹의 재무를 담당해 온 '재무통'이자 '정통 이마트맨'입니다.


이마트 사업보고서에는 작성 책임자인 재무담당 장규영 상무보에게 직통으로 연결되는 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오전 열한 시께 전화를 걸었더니 사업보고서 담당자와 통화할 수 있었습니다.

장 상무보에게 이마트 주가 상황과 주주 환원책에 직접 묻고 싶었지만 대면 통화는 어려웠습니다. IR 담당자도 현재 통화 중이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따라서 이마트 홍보팀을 통해 간단한 질의서를 보냈습니다.

이마트 IR팀으로부터 오후 두 시 넘어 내부 의견을 전달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마트 IR팀 관계자는 "이마트의 최근 주가 상승은 정부의 기업 밸류 프로그램 추진과 유통규제 완화 움직임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앞으로의 주주환원책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마트는 수익성이 하락하더라도 일정한 주주환원을 위해 최소 배당금을 주당 2000원으로 고정해뒀습니다. 주주에게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앞선 관계자는 "이마트는 지난해 2월 오는 2025년까지 3년 동안 적용할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면서 "주주환원 재원을 연간 영업이익의 20%로 기존보다 5% 상향했고 최저 배당인 주당 2000원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익성을 위해 "오프라인 등 지속적으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습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