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불리는' 한경협, '젊은 단체' 미완의 과제 16일 정기총회 개최, 대기업 대거 합류 전망…네이버·카카오·하이브 등 불참
김경태 기자공개 2024-02-16 08:35:37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6일 0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이끄는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급격히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작년 8월 4대 그룹이 복귀한 데 이어 포스코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대거 회원사로 가입한다.다만 류 회장이 취임 때 공언한 '젊은 단체'로의 변화는 미완에 그칠 분위기다. 그가 야심 차게 추진한 플랫폼·엔터 분야 신생 대기업들의 합류를 이루지 못한 탓이다. 회비 부담 최소화 등의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이루기 어려운 변화일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한경협은 이날 정기총회를 열고 신규 회원사 가입 등의 안건을 처리한다.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한 대기업 수십 개 기업이 가입신청서를 낸 상태다. 다만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하이브 등은 한경협에 가입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국내 플랫폼, 엔터 대기업들의 한경협 가입은 류 회장이 공들여 추진했던 만큼 실제로 성사될지 여부가 관심을 받았다. 앞서 류 회장은 작년 8월 22일 취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정경유착을 방지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향후 젊은 단체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당시 류 회장은 "과거에는 전부 다 제조업 위주였는데 요즘은 IT나 엔터테인먼트 이런 분야가 확 뜨고 있는데 우리 전경련도 그걸 무시할 수는 없다"며 "회장단을 앞으로는 조금 더 젊게 다양하게 해서 젊은이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류 회장 취임 직후 한경협은 과거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시기의 위상 회복을 위해 다수의 국내 대기업에 가입을 요청했다. 아울러 네이버, 카카오, 쿠팡, 하이브를 비롯한 국내 IT·플랫폼·엔터·게임사 등에 가입 의사를 타진했다.
한경협에 소속된 대부분의 회원사들은 전통적인 제조사로 오너 2~3세 회장들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플랫폼·엔터를 비롯한 신생 대기업들은 비교적 젊은 창업주들이 활동하는 만큼 한경협에 합류하면 그 자체만으로 분위기를 쇄신하는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과거에도 추진된 적이 있다. 전경련 시기이던 2014년에도 네이버와 카카오를 회원사로 유치하려는 했지만 무산됐다. 당시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가 회원사로 가입하기는 했지만 SM엔터테인먼트는 탈퇴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여전히 회원사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협이 누릴 효과는 분명하지만 신생 대기업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한경협에 합류할 때 어떤 실익이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도 안팎에서 제기됐다.
더구나 카카오의 경우 최근 어수선한 상황이다. 작년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로 수사를 받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였다. 최근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을 필두로 혁신을 서두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류 회장이 공언한 젊은 단체로의 변화를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소통과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내 IT 기업 대부분은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에 가입해 불합리한 규제 이슈 등에서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경협을 가입했을 때 어떤 이점이 있을지를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
금전적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한경협에 가입한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회비를 낸다. 또 행사 운영 과정 등에서 회원사의 역할이 필요하다. 이런 금전적인 부담을 일부 경감하거나 유예하는 등 전향적인 '맞춤 조치'를 고려할 만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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