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뉴 비기닝]스포트라이트 '삼성→현대차' 변화 주목받는 이유상근부회장 유력 김창범 전 대사, 현대차 고문 활동 이력 주목
김경태 기자공개 2023-08-29 09:25:15
[편집자주]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침체기를 겪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다. 1961년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설립하던 때의 명칭인 ‘한국경제인협회’로 이름을 바꾸고 류진 풍산 회장을 신임 수장으로 추대했다. 새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외부의 시선은 여전히 복잡하며 여러 과제가 앞에 놓여 있다. 과거의 위상 회복을 추진하는 한경협의 행보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5일 13: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과정에서 4대그룹의 합류 여부에 큰 관심이 쏠렸다. 특히 재계 1위인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재가입을 하게 될지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았다.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향후 삼성그룹보다 현대차그룹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경련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실질적으로 단체 업무를 담당할 상근부회장 선임이다. 현재 유력한 후보가 현대차그룹과 긴밀한 관계라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이 향후 존재감을 드러낼지 주목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재계 1위'의 숙명…삼성, 4대그룹 전경련 재가입 과정서 관심 '십자포화'
이달 재계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4대그룹의 전경련 재가입이 꼽힌다. 전경련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렸다. 같은 해 12월 LG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했다. 이어 2017년 2월 삼성, SK,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전경련을 떠났다. 국내를 대표하는 경제단체였던 전경련은 급속도로 침체기에 빠졌다.
전경련은 올 5월 협회 명칭을 한경협으로 바꾸는 등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어 올 7월에는 4대그룹에 한경협에 동참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4대그룹을 꾸준히 접촉하면서 합류 의사를 타진했다. 이달 7일에는 류진 풍산 회장을 임시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추대한다고 공표했다.
재계의 관심은 삼성그룹에 집중됐다. 삼성그룹은 확고한 재계 1위 기업집단이다. 다른 그룹들이 복귀하더라도 삼성그룹이 제외된다면 류 회장 체제 전경련이 과거와 같은 위상을 회복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 후 긴박하게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삼성그룹은 준법감시위원회에 전경련 합류에 대한 의견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준감위는 이달 2차례에 걸쳐 임시회의를 열었다. 격론 끝에 정경유착이 발생하면 즉각 탈퇴할 것을 권고하며 그룹 계열사에 최종 결정을 넘겼다. 삼성그룹 계열사 5곳 중 삼성증권만 전경련에 합류하지 않기로 했다.
이 모든 과정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중심에는 항상 삼성그룹이 있었다. 다른 4대그룹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않으면서 삼성에 비해 무난하게 전경련에 합류했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SK, 현대차, LG그룹의 계열사들은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회원사로 남아 있었다. 전경련이 이달 22일 임시총회에서 한경연을 흡수 통합하는 안건을 통과시키면서 기존 한경연 회원사들을 넘겨받게 됐다. 4대 그룹의 일부 계열사들은 자연스럽게 전경련에 재가입하게 됐다.
◇'유력 후보' 김창범 전 대사, 현대차 자문역 활동
류 회장 체제의 전경련은 과제를 남기고 출항했다.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는 상근부회장 선임이 꼽힌다. 재계에 따르면 회장은 통상 한 달에 한 번 정도 전경련에 출근한다. 회장을 대신해 상근부회장이 전경련의 실무를 담당하는 역할을 하는데 현재 공석이다. 전경련 관계자에 따르면 직전 상근부회장인 권태신 전 재정경제부 차관은 올 2월 임기가 만료됐고 더 이상 업무를 하지 않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근부회장 후보는 김창범 전 주인도네시아 대사다. 임시총회가 열리기 전부터 김 전 대사가 상근부회장으로 선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재계에서는 우려가 나왔다. 김 전 대사가 관가 출신이라는 점에서 순수민간단체로서의 색깔이 옅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재계에서는 김 전 대사가 상근부회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달 22일 임시총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류 회장이 김 전 대사 외에 다른 후보자가 있느냐는 질의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김 전 대사가 상근부회장에 취임할 경우 현대차그룹이 전경련에서 존재감 확대에 나설지 주목하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김 전 대사가 최근까지도 현대차그룹과 끈끈한 관계를 형성한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 전 대사는 2018년 2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주인도네시아 대사관 대사를 지냈다. 그 후 현대차의 자문역으로 활동했다. 2021년 9월 15일에는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 현대차와 함께 아이오닉5 전달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당시 김 전 대사는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의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목표에 아이오닉 5가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 아이오닉 5를 비롯한 전기차가 주한 외국공관 등 더 많은 곳에서 활용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사가 현대차의 자문역으로 활동한 것은 기업의 해외 진출을 조력했다는 점에서 전경련 상근부회장 선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는 있다. 그간 제기된 관가 출신이라는 이미지를 희석할 요인이다. 다만 현대차와의 긴밀한 관계가 향후 전경련 안팎의 이해관계 등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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