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뱅 출범 로드맵]성패 가르는 건 ‘자본력’…출범 후에도 골머리②최소자본금 10배 웃도는 자금력 필수…유상증자·IPO 통한 자본확충도
김영은 기자공개 2024-02-21 12:40:14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경쟁 촉진을 위해 신규 플레이어들의 진입을 독려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인가 방식이 완화됨에 따라 제4인터넷은행에 도전하는 컨소시엄들이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영업개시까지 갈 길이 멀다. 가장 중요한 예비인가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가 정한 인가요건(자본력, 주주구성, 혁신성, 포용금융 등)에 적합한 경영계획을 철저히 수립해야 한다. 1세대 인뱅의 은행업 인가 과정을 살펴보며 제4인뱅이 넘어야 할 과제를 점검하고 그들이 은행권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0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요건 중 하나인 '자본금 요건'의 달성을 위해 제4인터넷은행 예비 후보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은행업에 있어 필수인 자본력은 인가 승인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심사 항목이다. 기존 인터넷은행 3사는 영업 개시 전 최소 자본금인 250억원의 10배를 웃도는 초기 자금을 확보해뒀다.출범 초기 자본 소진이 불가피한 은행업 특성상 안정적인 자본조달능력은 인터넷은행 인가 후에도 영업 경쟁력을 위한 핵심 역량으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사업 초기 주주 불안정 등의 영향으로 유상증자에 난항을 겪었다. 자본력 미달로 한차례 인가에 실패했던 토스뱅크는 지속적인 증자를 통해 BIS비율을 관리하고 있다.
◇유뱅크, 자산 42조 현대해상 참여…소소뱅크, 5800억 투자의향서 확보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시 자본금 요건을 주요평가 항목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배점 비중은 10%로 사업계획(70%)와 비교하면 적은 비중이다. 그러나 은행업 운영에 있어 자본력이 필수인 만큼 금융당국은 자본금 항목을 사업계획과 함께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토스뱅크는 2019년 상반기 자본조달능력 우려로 한차례 예비인가 승인에 실패했다. 토스뱅크는 당시 신한금융과 현대해상, 카페24 등 자금력이 탄탄한 기업들이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무난히 인가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인가 신청 전 사업방향에 대한 이견 등의 이유로 대형 금융사들이 잇따라 이탈했고 금융위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인가 승인 탈락을 통보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2019년 하반기 재도전에 나섰다. 해외 벤처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참여사를 모집해 자본금 1000억원을 확보했다. 금융위원회는 당시 토스뱅크에 ‘증자 계획의 꾸준한 이행’ 조건을 부과해 예비인가를 승인했다.
자본금 요건의 충족을 위한 주요 항목은 최저자본금과 자금조달방안 마련이다. 금융당국이 예비 인터넷은행 후보에 요구하는 기본 자본금은 250억원으로 은행업 경영시 해당 자본금 규모를 지속 유지해야 한다. 시중은행 인가 조건인 1000억원의 4분의 1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더불어 은행업 경영에 필요한 현실성있는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은행 경영을 위한 인적·물적 설비 확보는 물론 건전성 규제비율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250억원 이상의 충분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최소 초기 자본금 3000억~3500억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기존의 인터넷은행 또한 출범 초기 2500~3000억원의 자본을 확보했다. 2015년 11월 예비인가 승인을 받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2500억원, 3000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하고 2017년 출범했다. 토스뱅크 또한 2500억원의 자본금으로 2021년 영업을 개시했다.
제4인터넷은행 출범에 도전하는 컨소시엄 세 곳의 고민도 자본금 확보에 있다. 세 곳 모두 1세대 인터넷은행과 비교해 규모가 작아 자본금을 대줄 대형 금융사의 컨소시엄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중 핀테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구성된 유뱅크 컨소시엄은 현대해상의 참여로 주목을 받았다. 현대해상은 자산총계 42조원 규모의 보험사다.
소소뱅크설립준비위원회는 2019년 한 차례 자본력 우려로 인해 인가 승인에 실패했던 만큼 자본금 확보에 주력했을 것으로 보인다. 소소뱅크 측은 "출자금 투자 의향서 약 5800억원을 확보했다"며 "구체적인 자본금 규모는 인가 신청과 함께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KCD뱅크 또한 자본 조달을 도울 협력사들과 꾸준히 접촉 중에 있다.
◇증자지연·IPO 실패 겪은 케이뱅크, BIS비율 13%대 정체
예비인가뿐 아니라 향후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위해서도 충분한 자본력 확보가 필수다. 금전 대출을 통한 이자수익이 매출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은행업 특성상 출범 초기에는 자본잠식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때 자본 여력이 부족한 은행은 영업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영업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1조원 이상의 자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케이뱅크는 출범 초기 불안정한 자본 조달로 영업을 수차례 중단한 바 있다. 케이뱅크는 초기 자본금 2500억원의 절반 이상을 인력 채용과 시스템 개발 등에 사용하면서 추가 증자가 필요했다. 그러나 은산분리 개정 지연 및 복잡한 주주구성 등의 문제로 증자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후 비씨카드가 대주주로 전환하면서 1조2500억원 유상증자에 성공해 2021년말 BIS기준 총자본 비율이 18.12%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후 추가 증자 없이 대출 등 영업을 지속하면서 BIS비율이 점차 하락해 2023년에는 13%대에 머물렀다. 케이뱅크가 한차례 실패 후 올해 재추진 중인 IPO 작업 성공 여부가 향후 영업 경쟁력 강화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토스뱅크는 현재까지 9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통해 꾸준히 자본 확충 의무를 이행해왔다. 토스뱅크의 2023년 10월말 기준 자본규모는 1조9400억원, BIS비율은 13.03%를 기록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까지 바젤Ⅰ 적용 대상이지만 현행 기준인 바젤Ⅲ 기준을 적용하면 수치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IPO 성공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BIS 기준 총자본 비율이 2023년 3분기 기준 30.67%를 기록했다. 2022년 12월 36.95%로 고점을 찍고 점차 하락했지만 여전히 30%대다. 시중은행 평균 BIS비율인 16%대를 훨씬 상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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