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조선업 해부]수직 계열화 조기 완성, '승자의 저주'는 없다①엔진 제작부터 선박 건조까지…업황 좋아 계열사 동반 성장 기대
이호준 기자공개 2024-02-22 09:09:18
[편집자주]
최근 몇 년간 산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한화의 조선업 등판이다. 한화라는 든든한 자금력에 한화오션과 한화엔진, 한화오션에코텍이라는 걸출한 업계 강자들이 더해진 상태. 물론 '승자의 저주'는 한화가 반드시 피해야만 하는 숙제다. 그러나 한화는 벌써부터 조선업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며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 세계 1위 조선소'에 도전하고 있다. 한화는 또다시 이름값을 증명할 수 있을까. 더벨은 본격 시작 국면에 접어드는 한화의 조선사업 전반을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0일 16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와, 제대로 하려나 본데."한화가 지난해 세계 선박 엔진 2위 기업인 HSD엔진 인수를 발표했을 때 단번에 업계 모든 관심이 쏠렸다. 한화오션 인수에 2조원을 지출하기로 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은 시점에 또다시 인수합병(M&A) 카드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조선 분야 수직 계열화에 사활을 건 행보라고 평가했다. 당장 이달 말부터 선박 건조부터 엔진 제작, 기자재 공급에 이르는 일원화 체계가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승자의 저주' 지적 정면돌파
이제 '조선업'은 한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업 키워드다. 2008년에 이은 두 번째 인수 도전 만에 지난해 한화오션 인수에 성공했다.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중 시장 점유율 3위 업체로 인수 대금으로만 2조원이 투입됐다.
당연히 고평가 논란이 일었다. 한화그룹의 투자의향서가 처음 전달된 재작년 9월 한화오션의 시가 총액은 2조2000억원 안팎이었다. 한화가 취득하기로 한 한화오션 지분 49.3%의 가치가 1조1000억원 수준이었으니 적정 가격 이상에서 거래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승자의 저주'를 맛볼 수 있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온 배경이다.

그러나 한화의 선택은 지금까지도 '정면 돌파'다. 한화오션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게 오히려 사업 기반을 더 확대하고 있다. 고부가·친환경 선박 수주를 고려한 환경을 더 마련한 뒤 수익을 거둔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탄소 중립 등의 규제가 친환경 선박 분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배경에 깔려 있다.
이 때문에 한화오션 인수를 진행하면서 'HSD엔진'도 동시에 사들인 것이다. HSD엔진은 세계 선박 엔진 2위 기업으로 작년 7월 약 2269억원에 한화그룹 품에 안겼다.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가 지나면 새 사명 한화엔진으로 다시 출발한다.
한화오션으로서는 '선박의 심장'인 엔진에 대한 고민을 덜게 된 셈이다. 여기에 HSD엔진은 선박엔진에 더해 친환경 기자재 및 발전설비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도 있다. 업계 안팎에서 이때의 인수가 "조선업 미래 패러다임에 맞춘 수직 계열화 구축"이란 평가를 받는 이유다.
◇업황 좋아 전 계열사 동반 성장 기대
한화가 과감하게 투자하는 또 다른 분야는 조선기자재 쪽이다. 원래 한화오션 산하에는 대한조선, 신한중공업 등 다양한 조선기자재 자회사가 있었다. 다만 KDB산업은행 관리 시절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잇따라 새 주인을 찾아간 바 있다.
현재는 한화오션에코텍과 SI업체 한화오션디지털 2개 회사만 남았다. 이중 블록에서부터 해치커버(화물창 덮개), 래싱브릿지(컨테이너 고정용 기자재), PRS(가스 재액화설비) 등 다양한 선박기자재를 만드는 한화오션에코텍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한화오션에코텍 유상증자에 약 1550억원을 부었다. 그리고 이달 한화오션에코텍은 순천과 광양 소재 공장 부지 확보 등에 1050억을 지출했다. 이는 친환경 선박·엔진의 경쟁력을 미리 강화할 수 있게 앞으로 고급 기자재 확보에 공을 들일 것을 암시한 결정이라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직 계열화로 기자재를 공급받는 조선사는 상시 외부 수주에 의존하는 회사보다 원가, 품질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가 더욱 쉬울 수밖에 없다"며 "특히 지금처럼 조선 업황이 좋은 시기에는 전 계열사에서 수주 증가에 따른 매출 확대, 고정비 부담 완화 등의 효과가 공통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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