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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엔지니어링은 지금]'속썩이던' 판교빌딩, 최후의 안전판으로장부가 2300억 규모, 연간 임대수익 80억대…유사시 현금확보 활용 가능

김경태 기자공개 2024-03-13 13:01:50

[편집자주]

주성엔지니어링은 황철주 회장이 31년 전 창업한 반도체 장비사다. 1998년 원자층증착(ALD) 장비를 세계 최초로 양산화에 성공하면서 업계 내 입지를 비약적으로 확장해 왔다. 하지만 작년 업황 악화와 최대 거래처의 투자 감소로 역대급 실적 감소를 경험했다. 디스플레이, 태양광 분야 등 신사업 영역을 성공적으로 확대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더벨이 변곡점을 맞이한 주성엔지니어링의 사업 현황과 전망, 지배구조 등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9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사로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자산에서 유형자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다만 실제 영업활동을 위해 보유한 토지와 공장 외에 투자부동산도 유형자산 못지않은 수준이다.

성남 판교에 오피스빌딩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을 임차인으로 구하면서 임대수익을 거두고 있다. 향후 주성엔지니어링의 현금이 부족할 일이 발생하면 실탄을 마련하는 데 최후의 보루로 작용할 수 있다.

◇판교 오피스빌딩 장부가 2300억, 임대수익 80억 넘어

주성엔지니어링의 작년 3분기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자산 중 가장 금액이 큰 계정은 유형자산으로 2750억원이다. 유형자산은 경기 광주 공장, 용인 R&D센터의 토지와 건물, 기계설비 등이 포함된다.

그 다음은 투자부동산으로 2335억원이다. 성남 분당구 삼평동 683(판교로286)에 소재한 오피스빌딩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이 판교에 부동산을 매입한 건 2012년이다. 한국토지공사(LH)가 해당 필지를 분양할 때 태준제약이 낙찰을 받았다가 자금 부족으로 매입이 불발됐다. 주성엔지니어링이 새로운 주인이 됐고 당시 257억원에 토지를 샀다.

그 후 건물을 올리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주성엔지니어링이 2010년대 초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경영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2015년 9월 건물 신축을 결정했지만 공사가 순항하지 못하기도 했다.

건물 완공까지 어려움이 컸지만 대기업이 임차인으로 있는 덕분에 주성엔지니어링은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거두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건물 준공 전에 임차인 지위를 얻었다. 2020년 1월부터 건물을 통임대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임대수익이 유입됐다.

2022년 연간 임대료 수익은 85억원이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임대수익은 63억원이다. 운영비용 22억원, 이자비용 20억원을 제하면 21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투자부동산과 관련해서는 2020년부터 흑자 손익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판교 빌딩은 장부가 상승으로 전체 손익계산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투자평가이익이 발생하면 당기순이익에 반영된다. 2021년에 투자부동산 평가이익 670억원이 잡히면서 당기순이익이 흑자 전환하는 데 보탬이 됐다.

◇판교 오피스 시장 '굳건', 유사시 현금 확보 활용 가능

주성엔지니어링의 판교 빌딩이 주목되는 건 향후 경영난, 대규모 투자액 필요 등의 이벤트가 발생할 때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판교 빌딩을 매각하거나 유동화하는 등의 방안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게 가능하다.

최근 서울 주요 권역과 더불어 판교 오피스 시장은 여전히 수요가 많다. 상업용부동산 컨설팅업체 에이커트리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분당판교권역(BBD)의 공실률은 0.07%에 불과하다. 사실상 공실이 없다고 봐도 무방한 상태다.

실제 올 들어서도 네이버가 전대로 내놓은 테크원타워 입찰에서도 판교 오피스의 인기가 재확인됐다. 현대차와 넥슨이 입찰에 참여했고 현대차가 최종 승자가 됐다.

작년 주성엔지니어링의 현금흐름이 이전보다 소폭 악화했다. 작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103억원으로 전년 말(1203억원)보다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투자활동과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에 최대 거래처가 시설투자를 줄여 실적이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연구개발(R&D)비용을 증가시키며 미래를 대비했다. 작년 R&D비용은 727억원으로 전년(721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매출 대비 R&D비용 비중은 25.53%를 기록했다. 2022년보다 매출이 감소한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전년보다 9.1%포인트(p)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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