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2500%' HDC신라면세점, 연이은 수장 교체 고육지책 HDC·호텔신라 각각 1명씩 대표 선임, 적자 누적으로 건전성 악화일로
변세영 기자공개 2024-03-12 09:26:21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5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신라면세점이 HDC현대산업개발 이완희 경영혁신부문장을 새 신임 공동대표로 수혈하며 또 한 번 인적 쇄신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호텔신라 소속 유찬 상무가 수장으로 내정된 후 1년여 만에 이뤄진 최고경영진 교체다. HDC신라면세점의 실적이 큰 폭으로 꺾이면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된다.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이완희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 경영혁신부문장이 HDC신라면세점 신임 공동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 신임대표는 HDC신라면세점 출범 당시 회계팀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이후 HDC현산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달을 기점으로 다시 복귀하게 됐다.
HDC신라면세점은 지난 2015년 HDC와 호텔신라가 절반(50%)씩 출자해 합작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대표이사도 HDC 측과 호텔신라에서 각각 1명씩을 선임해 공동대표로 선임해 왔다. 문제는 최근 5년간 최고경영진(CEO) 교체가 빈번했다는 점이다. 공동대표가 합을 맞추는 기간이 1년 안팎을 넘기지 못하면서 불안정한 경영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이는 한풀 꺾인 실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HDC신라면세점은 출범과 동시에 2016년 매출액 3635억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2019년에는 무려 7694억원에 달했다. 이후 코로나 여파로 2020년 매출액이 3777억원까지 떨어졌다. 당시 영업손실만 27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2021년부터는 실적이 반등세에 올라탔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으로의 회복은 요원한 상황이다. 아직 지난해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따이궁 수요 등이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HDC신라면세점이 지난해에도 적자를 탈피하지 못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재무건전성도 취약해진 상태다. 2019년 부채비율은 299%에서 2020년 516%, 2022년 말 기준 2580%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 의존도도 2019년 20%대에서 2022년 51%까지 확대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호텔신라와 HDC는 이미 HDC신라면세점 장부값을 각각 '0원'으로 처리하고 지분법 적용을 중단한 상태다.
신임 대표를 맞은 HDC신라면세점은 올해 유망한 K패션 브랜드 발굴에 손을 걷고 실적 반등을 도모하겠다는 목표다. 그간 면세업계는 고가의 화장품에 크게 의존해 왔는데 이를 탈피해 MD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지난해 용산 면세점에 'K-패션 브랜드 존'을 오픈하며 신규 브랜드를 다수 발굴한 게 대표적인 성과다. 일례로 우알롱의 경우 기존에 온라인에서만 사업을 전개했는데 처음으로 오프라인으로 영토를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이밖에 프랑소와 저버, 벤셔먼 등도 면세점 최초 단독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이완희 대표는 면세 경험도 보유하고 사업기획 등에 정통한 인물”이라면서 “화장품만으로는 고객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새로운 브랜드 입점을 늘리고자 MD부문에서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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