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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행동주의 '안다행마', 수익률 '고공행진' 설정후 성과 50% 육박, 최근 한달새 9% 이상 뛰어

이돈섭 기자공개 2024-03-25 08:11:28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5일 09: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을 대상으로 주주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안다자산운용의 행동주의 펀드가 수익률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최근 한 달 간 1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달성, 운용 17개월여 만에 50%에 가까운 성과를 내고 있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중소형 종목 10개 정도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하고 있는데, 이 중 삼성물산의 주가 상승 역시 펀드 수익률 개선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안다운용의 '안다행마 일반사모 1호'의 2022년 10월 초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49.99%다. 같은 시기 6개월 수익률은 29.11%, 한 달 수익률은 9.33%로 안다운용 펀드 라인업 뿐 아니라 동종 펀드 중에서도 높은 성과를 자랑하고 있다. 개방형으로 설정된 펀드는 DB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등에서 자금을 끌어모아 현재 154억원 규모로 운용하고 있다.

이 펀드의 운용 주체는 하우스 신규 조직인 인게이지먼트 본부다. 저평가 종목을 매수한 뒤 주주활동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포함해 배당 지급 비율 증가 등을 요청해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하면서 경영진 평가 및 보상 투명성 제고 등에 관여한다. 펀드 이름에 들어간 '행마'는 바둑과 장기, 체스 등에서 돌이나 말을 판 위 적절한 자리에 놓는다는 의미다.

펀드는 조용한 행동주의를 표방, 기업과 신뢰 관계를 구축해 장기적 기반 성장을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경영진을 공격해 시장에 노이즈를 만들어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은 장기 투자 성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의 저평가 이슈가 부각되면서 행동주의 전략이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펀드의 전략이 시의적절했다는 평가다. 펀드 수익자는 국내외 기관과 개인 등으로 다양하다.

최근에는 시티오브런던 등 해외 기관들과 연계해 삼성물산 지분 1.46%를 취득한 뒤 삼성물산 대상으로 이달 들어 주주활동을 본격화했다. 안다운용 측은 현금배당을 보통주 주당 4500원, 우선주 주당 4550원 실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적극적 주주환원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삼성물산 이사회는 보통주 한 주당 2550원, 우선주 한 주당 2600원씩 배당키로 했다.

안다운용 측의 주주활동은 최근 한 달여 간 삼성물산 주가가 오르는 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삼성물산의 지난 14일 종가는 17만800원. 최근 한 달 간 12% 올랐다. 안다행마 일반사모가 시총 1조원 이상의 중대형주 10종목 이내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물산 주가 상승이 펀드 수익률 개선에 상당 수준 도움을 줬을 것이라는 게 운용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이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변준호 인게이지먼트 본부장(파트너)은 런던대를 졸업하고 워릭대 국제정치경제학 석사와 런던비즈니스스쿨 석사를 취득한 후 런던정경대 국제관계학 박사를 수료한 인물로 골드만삭스증권과 삼성전자, 삼성물산, 크라운락자산운용 등을 거쳤다. 삼성물산 직원 시절 해외법인을 통해 입사해 현지 기관을 대상으로 IR 활동을 담당했던 만큼, 회사 사정에 정통하다는 평가다.

안다운용은 행동주의 펀드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2021년 법무법인 출신의 변호사를 펀드 매니저로 영입, KT&G 등을 대상으로 행동주의를 전개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매니저가 하우스를 떠나면서 펀드가 유명무실해졌고 그 뒤 변 파트너 주도의 안다행마 펀드가 나왔다. 국내 증시 저평가 이슈 해소 방안을 고민하던 최권욱 안다운용 회장 역시 행동주의 전략에 공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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