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07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공식 취임한 지 약 2주가 흘렀다. 강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은 '변화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을 새로운 비전으로 내세우고 미래 4년의 기반을 분주히 닦아 나가는 중이다.하지만 지난 2주간 화제의 중심에 선 것은 '강호동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나 정책 등이 아니었다.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를 둘러싼 지배구조 문제가 모든 이슈를 잡아먹었다.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가 NH투자증권 사장 선임을 놓고 이견을 보였고 농협 금융계열사의 독립성 문제로 번졌다. 결국 농협중앙회가 한 발 물러서며 일단락 됐지만 여진은 남아 있다. 금융감독원이 이를 계기로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대대적인 검사를 진행했다.
지배구조와 내부통제가 주요 점검 사항이다. 이복현 금감원장까지 나서 "합리적인 지배구조와 상식적 수준의 조직문화가 있으면 좋겠다"고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금산분리' 원칙까지 언급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명분은 충분하다. 농협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 이후 10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지만 농협중앙회는 여전히 농협금융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 기회에 지배구조를 대수술하고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싶은 마음도 이해된다.
다만 금감원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NH투자증권 사장 선임 과정에서 잡음이 일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정당한 절차에 따라 내부 출신 인사가 내정됐다.
현직 농협금융 계열사 CEO 모두 마찬가지다. 농협금융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아닌 비정상적 절차를 거쳐 선임된 이는 없다. 과거 농협중앙회장 교체기 마다 반복된 일괄 사표 제출 사태도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과거 대비 독립적인 지배구조가 정착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강 회장도 취임식 등에서 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이제 갓 2주가 지났을 뿐이다. 한 번의 '예방주사'를 맞은 만큼 우선 차도를 지켜보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다.
당장의 대수술은 반대로 당국의 경영개입이 될 수 있다. 이달 말 제출 예정인 지배구조 모범관행 로드맵을 다른 금융지주사와 동일 선상에서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농협금융의 독립성 문제에는 관치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잊지 말자. 역대 7명의 농협금융지주 회장 중 5명이 행정고시를 합격한 관료 출신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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