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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캐피탈 Out' 신한투자증권, 3000억 더존비즈온 조달 주선 베인캐피탈 엑시트 자금 지원 차원, 시너지 극대화 기대감

김예린 기자공개 2024-04-05 08:14:46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13: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이 유가증권 상장사 더존비즈온의 3000억원 펀딩에 주선을 맡았다. 더존비즈온이 기존 주주인 베인케피탈의 투자금 회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데, 신한투자증권이 투자자이자 대주단 확보를 위한 주선사로 나섰다. 더존비즈온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판단 아래 우군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국내 1위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 기업 더존비즈온의 3000억원 펀딩을 돕는 재무적투자자(FI)로 등판했다. 더존비즈온이 베인캐피탈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상환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일부 자금을 투입하는 동시에 다른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자체적으로 300억원을 투입한다. 나머지 2700억원은 다른 은행과 캐피탈, 증권 등 외부 기관투자자들을 투자자이자 대주단으로 모집해 채운다는 계획이다. 신한투자증권 자체 자금을 태우면서 투자자들도 끌어와 더존비즈온이 원활하게 베인캐피탈의 투자금을 상환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상황이다. 사실상 대출을 지원하는 형태지만, 딜클로징 후 주주 명단에는 베인캐피탈 대신 신한투자증권이 설립한 SPC 이름이 들어갈 예정이다.

베인캐피탈은 2021년 더존비즈온과 모회사 더존홀딩스에 총 2300억원을 투입했고, 더존비즈온의 2대주주에 등극했다. 더존비즈온이 지난해 말 최대주주인 더존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면서 현재는 더존비즈온 지분만 남아 있다. 투자 당시 풋옵션 조건을 확보했으며, 행사 시 상환받아야 할 금액은 원금과 이자를 더한 약 30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이번 더존비즈온 투자는 3번째에 해당한다. 2019년 신한금융투자를 주체로 더존비즈온에 1500억원을 베팅한 바 있다. 당시 더존비즈온은 서울 중구 부영을지로빌딩을 4500억원에 매입하는 과정에서 신한금융투자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해 일부 자금을 조달했다.

제3자 배정 대상은 신한금융투자의 특수목적법인(SPC)인 ‘신한더존위하고제일차’와 ‘신한더존위하고제이차’였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181만주를 주당 8만3089원에 신규로 발행했는데, 이를 SPC를 활용한 구조화금융 방식으로 인수한 셈이다. SPC 자체도 유동화 대출을 통해 외부 여전사 등 기관들로부터 대출을 받은 뒤 대주단에 RCPS를 담보로 제공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번 자금 투입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신한금융그룹이 더존비즈온에 거듭 투자하는 배경에는 공고한 협력관계가 깔려 있다. 신한은행은 2021년 더존비즈온의 자사주 62만120주(1.97%)를 723억원에 인수했고, 이듬해 더존비즈온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중소기업 시장을 공략했다. 중소기업의 실시간 회계 및 ERP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모델을 바탕으로 매출채권을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매출채권 팩토링 등 각종 금융중개 사업과 데이터 비즈니스에서 호흡을 맞췄다.

올 초에는 금융 당국에 기업신용등급제공업 본허가를 신청했다. 기업 전용 신용평가(CB)사업 및 기업금융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이달 국내 최초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 인터넷은행인 '더존뱅크'(가칭)를 설립해 기업 데이터 기반 혁신 금융을 선보인다는 전략을 내놓기도 했다.

베인캐피탈과 더존비즈온의 목표였던 글로벌 진출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한 점도 이번 딜이 진행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 2021년 더존비즈온은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베인캐피탈과 협력해 글로벌 빅데이터 사업을 본격화함으로써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러나 이후 3년간 글로벌 시장 상황이 플랫폼 기업들에 유리하지 못하게 돌아갔고, 더존비즈온의 글로벌 피어그룹들의 주가도 급락했다. 이로 인해 더존비즈온은 최우선 목표를 글로벌 확장보단 본업 경쟁력 제고로 수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존비즈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금융과의 접목과 AI 클라우드 전환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FI보단 전략적파트너(SI)인 신한금융그룹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모두에게 긍정적일 것이란 판단 아래 신한금융그룹과 손을 맞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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