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코스메틱 리뉴얼]'2차전지·신재생·건설' 신사업 행렬, 돌파구 찾을까[총론]화장품 시장 침체, 수익성 악화…이종사업 결합 '활로 모색'
이우찬 기자공개 2024-04-25 10:25:35
[편집자주]
중소 화장품 업체가 불황의 늪에서 몸부림 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소비심리 위축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이에 따라 신규 사업을 준비하며 돌파구를 모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더벨은 코스닥 코스메틱 섹터를 중심으로 화장품 기업의 분투기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10: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한 달 전국에서 소비자들이 개인 신용카드로 화장품을 구매한 총액은 1829억원이었다. 2009년 12월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포에 휩싸였던 2020년 3월 1843억원보다 더 적었다.#2. 화장품 대장주 격인 LG생활건강 주가는 2021년 7월 178만4000원까지 치솟았으나 지난 17일 종가는 38만6000원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5월 30만원을 터치하기도 했으나 지난 17일 종가 14만2100원이다.
해당 수치는 국내 화장품 시장의 위기를 방증한다. 시장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중소 화장품 기업은 돌파구 모색에 나서고 있다. 본업인 화장품에만 의존하기 어려워서다. 본업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면서도 다른 손에는 신규 사업 진출이라는 카드를 쥐고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에 속하는 화장품 산업은 2000년대 이후 숱한 어려움에도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메르스(2015년), 사드 사태(2017년)에도 럭셔리 시장과 저가 브랜드숍 확대, 해외 수요 등 다방면에서 성장 요인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후 장기화 되고 있는 경기침체가 화장품 산업의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화장품 성장의 중요한 축이었던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고 내수 소비가 위축된 탓이다. 리오프닝 이후에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가 강조되면서 모바일, 온라인 등 디지털 채널 중심으로 성장의 기회를 찾고 있지만 근본적인 소비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시장 위축과 격화되는 경쟁은 중소 업체에 더 큰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화장품 시장은 진입 장벽이 낮아 신규 업체가 들어오기 쉬운 편이다.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포함해 300여 개 브랜드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다. 백화점 유통을 거점으로하는 수입 브랜드와의 출혈 경쟁도 감내해야 한다.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섹터는 약 3만 개의 업체가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해당 시장은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이 과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머지 제조사들이 파이를 나눠먹는 구조다. 코스닥 중소 화장품사의 경우 경기 침체와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에 취약한 형편이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코스닥 중소 업체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신규 사업을 추진하며 외형 확장과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 유지를 위해서도 화장품에만 의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으로도 풀이된다.
주요 중소 코스닥 업체를 보면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스킨앤스킨은 2022년 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77억원으로 손실이 증가했다. 코스나인은 지난해 6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가 이어졌다.
디와이디 역시 2021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22년 5억원의 이익을 낸 뒤 지난해 다시 적자 전환했다. 아우딘퓨처스는 2022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반짝 이익을 냈다. 다른 중소 상장사의 실적도 부진한 편이다. 내츄럴엔도텍은 9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불황과 소비심리 위축에 직면한 중소형 화장품 제조사는 각자 활로를 찾고 있다. 코스메틱과 무관한 이종 사업 진출도 속속 감행하고 있다.
화장품 OEM·ODM 기업 스킨앤스킨은 신규사업으로 공기순환기를 낙점했다. 자회사를 신규 설립해 학교와 관공서 등 B2G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공기순환기가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되면서 출혈을 최소화하면서도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세플라스틱 저감·분리배출 관련 사업과 그래핀폴리머신소재와 관련 제품 제조·판매업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코스나인은 스킨앤스킨처럼 자회사 설립을 통해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신사업 분야로 낙점한 상태다. 지난해 7월 자회사를 만들었고 현재 사업 방향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디와이디는 2022년 건설업에 발을 담갔다.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아우딘퓨처스는 갑진과 충방전 공정 관련 설비 생산 위탁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 영역을 2차전지 쪽으로 확장하고 있다. 새 대주주 나종국 갑진 대표의 아들 나현수 전 갑진 팀장을 각자대표에 선임하기도 했다. 규모의 경제 전략도 눈에 띈다. 화장품 유통사로 연매출 3500억원의 지피클럽의 경우 코스닥 상장사 코디를 인수하며 OEM 경쟁력을 보강한 사례다. 코디를 축으로 다양한 신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뷰티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코스피의 대형 기업을 제외하면 중소 화장품 업체는 신규 사업을 전개하면서 생존을 도모하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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