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DB손보, 킥스 도입으로 한층 더 탄탄해진 적정성 지표①중단기 보장성 보험으로 CSM 확보…가용자본 늘어나며 지표 개선세
고설봉 기자공개 2024-04-23 12:27:56
[편집자주]
보험업은 호황기를 맞은 것일까. 최근 저PBR주에 대한 재평가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보험사 주가가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보험사 자본과 순이익 극대화로 주가도 힘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실질 자본이 늘고 수익이 불어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IFRS17 도입에 따른 K-ICS 비율 개선 결과라는 평가다. 오히려 미래 이익은 당겨 쓰고 리스크는 이연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킥스비율 개선과 맞물린 각 보험사별 자본 이슈를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15:0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손해보험이 새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도입 이후 자본적정성 개선을 통해 경영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제도 도입 이전 하락세를 보였던 적정성 비율이 오히려 큰 폭 상승하면서 업권 위상도 한층 고조되는 모습이다.다만 DB손보의 자본적정성 개선은 최근 지속적으로 판매를 늘린 중단기 보장성보험 판매에 따른 일시적 효과라는 지적도 있다. 새 제도 하에선 계약서비스마진(CSM)에 따른 이익을 자본으로 보기 때문에 단기간 해당 판매액이 늘어난 만큼 DB손보의 가용자본도 급증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경과조치 적용 전 보험업계 평균 킥스비율은 201.8%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210.6%로 집계됐다. DB손보의 경우 지낞 9월 말 킥스비율 214.5%로 업계 평균을 웃도는 수준을 기록 중이다.
DB손보는 손보사 ‘빅 5’로 불리는 상위 업체 가운데서도 비교적 킥스비율이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킥스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화재로 263.3%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메리츠화제 230.8%, DB손보 214.5%를 각각 기록했다. KB손보 194.0%, 현대해상 172.1%로 각각 집계됐다.
DB손보는 새 회계제도와 킥스제도 도입에 따른 리스크가 거의 없었다. 잘 갖춰진 포트폴리오와 자체 자본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킥스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새 제도 하에서 자본적정성 비율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실제 킥스가 도입되기 이전과 비교해 DB손보의 자본적정성은 개선됐다. 금감원은 지난해 IFRS17과 킥스제도를 도입했다. 보험사들의 자산과 부채 등에 대한 시가평가를 기반으로 한층 더 정교한 회계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보험사 자본적정성을 평가하는 지급여력비율(RBC)은 지난해부터 킥스비율로 대체됐다.
킥스제도 도입 전 RBC비율을 살펴보면 DB손보 자본적정성은 지속적으로 저하되는 흐름을 보였다. 2019년 1분기 말 RBC비율 229.4%를 기록한 뒤 계속해 하락세를 보였다. 2019년 말 223.78%, 2020년 말 207.54%, 2021년 말 203.1% 등 지속적으로 적정성이 하락했다.
킥스제도 도입 바로 직전인 2022년에는 RBC비율이 한층 더 하락했다. 2022년 1분기 말 187.8%로 크게 내려 앉은 뒤 2분기 말 184.3%, 3분기 말 177.7%, 4분기 말 170.1% 등 하락세가 지속됐다.
그러나 킥스제도가 도입된 2023년 반전이 일어났다. 제도 도입 직후인 2023년 1분기 DB손보 킥스비율은 210.5%를 기록했다. 이어 2분기 219.1%, 3분기 214.5 등 꾸준한 개선세를 보였다.
DB손보의 킥스비율이 개선된 주요인은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대비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늘었기 때문이다. DB손보의 가용자본과 요구자본 증가율을 살펴보면 대체로 가용자본 증가율이 요구자본 증가율을 추월했다.
실제 RBC비율이 하락하던 2022년 이전까지는 전년 동기 대비 가용자본 증가율보다 요구자본 증가율이 더 컸다. 2019년 말 대비 2020년 가용자본 증가율은 8.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요구자본 증가율은 11.2%였다. 2021년 말에는 가용자본이 7.6% 증가할 때 요구자본은 10.0% 늘었다. 2022년 말에는 가용자본이 5.1% 감소한 반면 요구자본은 12.9%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추세를 보면 정 반대 결과가 만들어졌다. 지난해 1분기 말 대비 3분기 말 가용자본 증가율은 7.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요구자본 증가율은 5.8% 수준이었다. 가용자본 증가율 수준만큼 킥스비율이 개선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DB화재의 킥스비율 개선에 대한 우려도 있다. 킥스제도 도입에 맞춰 자본적정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단기간 특정 상품군을 너무 과도하게 판매했다는 지적이다. 이를 통해 CSM을 늘려 자본항목을 인위적으로 키워 제도 변화에 대응했다는 것이다.
킥스제도에서 자본적정성 산출을 할 때 CSM을 가용자본으로 인식한다. 부채 항목인 CSM이 불어나면 회계적으로 부채가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적정성 평가 기준에서는 오히려 득이되는 구조다. 가용자본으로 인식되는 CSM을 늘리면 그만큼 킥스비율 개선세도 누릴 수 있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계약들을 토대로 향후 얼마만큼 이익을 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CSM을 늘린다는 것은 단기간 상품 판매를 확대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손해율과 각종 비용 등 증가에 따른 리스크도 상존한다.
DB손보 관계자는 “기존부터 경쟁사 대비 보장성 보험에 주력을 해왔고 운전자보험 등 5~7년 주기 상품을 많이 판매해왔다”며 “과거부터 관련 상품에 대한 메니지먼트 능력과 효율화 관련 지표들이 안정되게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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