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07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가 조용할 날이 없다. 작년 이맘때는 SM엔터테인먼트 내분으로 난리였다. 올해는 하이브에서 집안싸움이 벌어졌다.수면 위로 떠오른 내용을 정리하면 대략 이렇다. 하이브 소속 걸그룹 '뉴진스'를 제작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아티스트 표절 논란을 제기했다. 지난달 데뷔한 하이브 자매그룹 '아일릿'이 뉴진스를 모방했다는 주장이다. 경쟁사도 아닌 자사 아티스트를 향한 문제제기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반면 하이브는 민 대표가 어도어 경영권을 찬탈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이번 사태의 뿌리는 '멀티 레이블' 체제다. 과거에는 엔터사 오너가 아티스트 제작을 총괄했다. 연습생 발굴부터 음악, 컨셉, 안무, 의상까지 깊숙이 관여했다. 최근에는 양상이 달라졌다. 오너 대신 엔터사 산하 다수의 레이블이 저마다 아티스트를 제작한다. 여러 아티스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양성하는 구조다. 뉴진스와 아일릿 역시 겉보기엔 하이브 자매그룹이지만 레이블은 각기 다르다. 뉴진스는 어도어, 아일릿은 빌리프랩 소속이다.
어쩌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아무리 레이블이 다르다고 한들 모두 똑같은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다. 설령 모방했더라도 결과적으로 하이브 기업가치에 이바지한다면 무엇이 문제냐는 반문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복잡한 이유는 행간에 담긴 지식재산권(IP) 때문이다. 과연 뉴진스라는 흥행 보증수표의 원작자는 근본적으로 누구일까. 민희진일까 아니면 하이브일까.
다른 업계의 경우 제작자와 제작사의 갈등은 비교적 흔한 편이다. 웹툰업계가 대표적이다. 급전이 필요해 웹툰 저작권을 제작사에 넘겼던 작가가 뒤늦게 원작자 권리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웹툰이 예상보다 크게 흥행할 때가 주로 그렇다. 웹툰업계 관계자는 "모든 문제는 돈이 벌릴 때 발생한다"면서 "계약서가 있다고 해도 우리 법원은 '언더독'인 작가를 보호하는 판결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라고 했다.
게임업계 역시 표절 논란이 잦아지고 있다. 이른바 '리니지라이크' 논란이 상징적이다. 엔씨소프트 대표작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가 큰 인기를 거두자 경쟁사에서 앞다퉈 비슷한 게임을 내놓았다. 엔씨소프트는 명백한 표절이라 주장하지만 경쟁사들은 장르적 유사성이라며 맞받아치고 있다. 어쩌면 아일릿을 제작한 빌리프랩도 민희진 대표를 향해 비슷한 이야기를 할지도 모를 일이다.
하이브 집안싸움이 어떻게 끝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다만 엔터사 확실한 성공공식으로 꼽혔던 멀티 레이블 체제는 약점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나아가 아티스트 제작자의 권리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도 화두로 떠올랐다. 바야흐로 지식재산권 시대 엔터테인먼트업계 풍속도는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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