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4월 09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가 대기업집단(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에 지정된다면 국내 엔터테인먼트기업 사상 최초가 된다. 방탄소년단(BTS) 등 본업 경쟁력이 흔들리지 않고 유지된데다 인수합병(M&A)에도 속도를 내면서 외형이 빠르게 커진 결과로 분석된다.

하이브에게 있어서 대기업집단 지정은 위기와 기회의 교차라고 볼 수 있다. 내부거래 공시, 임원과 이사회 운영 현황 등 공시 의무가 무거워지는 동시에 엔터산업의 선두주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한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자산총액 5조 돌파, 2021년 이후 비약적 증가

9일 하이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연결기준으로 자산총액이 5조3457억원을 기록했다. 부채총계가 2조2358억원, 자본총계가 3조1099억원이다. 2022년과 비교해 부채총계는 15%, 자본총계는 6%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23년 자산총액은 2022년 대비 10%가량 늘어났다.

표면상 하이브의 자산총액이 5조원을 넘어서긴 했지만 공정위의 기준을 충족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공정위는 연결 재무제표가 아닌 자체적으로 산출하는 공정자산총액을 기준으로 대기업집단 지정 여부를 결정해서다. 더군다나 공정자산총액을 산출할 때 해외법인 자산은 반영되지 않는다.

공정위는 “하이브를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하는 것과 관련해 결정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하이브 및 계열사의 자산증가폭이 상당한 편이다. 하이브의 공정자산총액을 산출시 포함되는 계열사로는 위버스컴퍼니, 빅히트뮤직,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쏘스뮤직, 어도어 등 총 16곳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방탄소년단(BTS) 등이 소속되어 있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빅히트뮤직은 지난해 자산이 2022년 대비 1000억원 이상, 세븐틴 등이 소속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자산이 7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쏘스뮤직과 어도어도 자산총액이 각각 100억원, 300억원 이상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 지분을 추가 인수, 완전히 종속회사로 편입된 AI오디오기업 수퍼톤과 CJ그룹과 합작 레이블인 빌리프랩까지 포함하면 2023년 하이브의 자산총액은 2022년 대비 3000억원가량 증가한다. 이런 수치를 지난해 공정자산총액에 대입해보면 하이브의 자산총액은 5조원을 한참 웃돈다.


사실 하이브는 지난해에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될 뻔했다.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이 변수로 작용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자산총액이 1조원을 한참 넘는 만큼 하이브가 경영권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았더라면 대기업집단으로 즉각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하이브가 경영권 인수를 최종 포기하면서 대기업집단 지정을 비껴갔다.

◇엔터업계 파급효과는, 공시의무에 이목 쏠려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에 지정됐을 때 파급효과를 놓고 업계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업적 측면에서 봤을 때 하이브가 대기업으로 인정을 받는 것은 환영받을 만한 일일 수 있다. 그만큼 자본이 몰리고 성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생긴다는 것, 한 기업이 대기업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해당 산업의 성장성과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며 "그만큼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는 의미이기에 무형적 가치가 큰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영적 측면에서 봤을 때에는 마냥 환영할 수만은 없다. 공시 의무가 한층 무거워져서다.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 총수는 물론 친족(혈족 4촌·인척 3촌 이내)과 임원의 주식 보유 현황 등을 모두 제출해야 한다. 또 내부거래와 관련해 각종 규제를 부과받는다.

하이브가 위버스 등 계열사와 활발하게 협력, 아티스트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사업연계에 박차를 가하는 점을 고려하면 내부거래 관련 규제와 공시 압박이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특히 아티스트 전속계약 기간 공개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엔터사들은 아티스트와 계약기간을 철저히 숨기는 사례가 많다. 아티스트와 재계약 여부가 주가 등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서다. 만일 공시 규제가 강화한다면 아티스트 계약 여부와 기간 등까지 공개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이브는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지정과 관련해 말을 아꼈다. 공정위는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 여부를 5월 1일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