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 청산절차 한경연, 마지막 실적에 남은 '싱크탱크' 흔적⑥지난해 흡수통합 결정, 연구사업 영향 손실 기록
김경태 기자공개 2024-05-03 13:07:21
[편집자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옛 전경련)는 2016년 정치적 격변에 휘말려 침체기를 겪었다. 어려움은 ‘실적’에도 잘 드러난다. 2016년 900억원대에 달했던 사업수익이 이듬해 급감했다. 회원사 대거 이탈 영향이다. 하지만 한경협은 위기를 버텨냈다. ‘여의도 회관’이라는 비장의 무기 덕분에 꾸준한 수익을 거뒀다. 작년에는 단체명을 변경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올렸다. 회원사 재유치가 이뤄지며 수익도 예년 수준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모양새다. 한경협의 정상화가 과연 어느 정도까지 이뤄진 상태인지 재무제표 등을 토대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2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은 작년 8월 신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옛 전경련) 회장으로 취임하며 글로벌 싱크탱크로 거듭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부설 연구기관이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을 흡수통합하며 기초를 닦았다.한경연은 지난해 한경협에 흡수되면서 청산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사실상 마지막으로 기록될 지난해 실적에도 국내외 연구 프로젝트의 흔적이 강하게 남았다.
◇작년 8월 해산결의, 지난해 손실 17억…장기 프로젝트·연구사업 영향
한경연은 한경협만큼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1963년 1월 경제기술조사센터로 발족한 뒤 1967년 7월 한경협 산하의 경제조사기술센터로 설립됐다. 1981년 4월 사단법인 한국경제연구원으로 확대·개편했다.
작년 8월 출범 56년 만에 대변화를 맞이했다. 류 회장을 신임 회장을 선임하고 4대그룹의 복귀를 추진하면서 한경협에 흡수 통합키로 했다. 한경연은 청산에 돌입했는데 아직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지는 않았다.
한경협 관계자는 "현재 행정적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행정 부서에서 검토 중이라 (청산) 시기는 미정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경협에 통합되면서 한경연의 지난해 실적은 사실상 존립 마지막으로 거둔 실적이 됐다. 국정농단 사태로 뒷걸음을 걸었던 전경련과 마찬가지로 최근 몇 년 새 한경연의 실적 역시 뒷걸음질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한경연의 작년 사업수익(매출)은 11억원으로 전년보다 55.6% 급감했다. 한경연의 사업수익은 대부분 회비 수익인데 2022년 22억원에서 작년에는 11억원으로 줄었다.
한경협은 작년 8월 한경연을 흡수통합할 때 회원사를 승계했다. 한경연의 회원사들이 한경협에 넘어가게 되면서 사업수익이 절반 가까이 감소하게 된 셈이다.
지난해 수익성에도 한경협과의 통합 추진으로 인한 영향이 드러난다. 사업이익은 마이너스(-) 16억62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13억5800만원으로 손실을 거뒀다. 다른 비용에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연구비가 11억6689만원으로 전년(5억4709만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한경협 관계자는 "기존에 진행되고 있던 장기 프로젝트, 연구사업 등을 청산 작업에 따라 마무리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구비 증가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한경협이 지닌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재확인할 수 있다. 작년 연구비 증가에 영향을 미친 연구 프로젝트는 크게 3개다.
우선 지방소멸 해법 제시를 위한 프로젝트가 있었다. 지역 인재 육성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지방대학의 발전 방안, 지역 혁신기업 육성을 위한 지역 벤처금융 활성화 방안 등을 연구한 프로젝트다.
저출산 관련 연구도 있었다. 사교육비가 저출산에 미치는 영향과 인구구조 변화가 GDP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다. 또 글로벌 정치·경제 환경 격변으로 인한 한국경제의 시사점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가 있었다. 중국의 정치·경제리스크,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사업 등이 연구됐다.
◇글로벌 싱크탱크 변모 조직개편 핵심, 박사급 인력 충원 추진
한경협은 작년 12월 21일 조직 개편을 발표했다. 당시 한경협은 "국가와 기업의 미래 전략을 발굴하고 공급망, 국가 간 분쟁 이슈 등 글로벌 어젠다에 대해 대응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조직 개편에서도 한경연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정철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대외협력부원장을 한경연 원장 겸 한경협 연구총괄대표(CRO·Chief Research Officer)로 선임했다.
또 한경협은 정 CRO 직할 부서로 미래전략TF, 경제교육팀을 신설했다. 미래전략TF는 국가 산업의 미래전략 발굴을, 경제교육팀은 올바른 시장경제 가치관을 지닌 미래인재 육성 업무를 담당한다.
한경협 관계자는 "미래전략TF은 정 CRO의 직할 부서로 2명의 박사로 이뤄져 있다"고 말했다.
한경협은 추가적인 인재 영입에 나서며 글로벌 싱크탱크로서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 산업조직, 국제경제, 재정, 노동 등 경제 분야의 박사급 학위를 소지한 전문가 채용을 진행 중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 MNC솔루션 고속성장, 'K-방산' 피어그룹 압도
- [DB금투 밸류업 점검]"PIB로 '투자 플랫폼' 기업 도약한다"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신균 LG CNS 사장 승진, 'IPO 완수' 중책
- [2024 이사회 평가]'호황 수혜' 일진전기, 부진 속 희망 '경영성과'
- [2024 이사회 평가]'행동주의 타깃' DB하이텍, 선방 항목 수두룩
- LG전자, 달라진 인사코드 '최소 승진·대폭 재편'
- '침묵 길어진' 이재용 회장, 최후진술에 쏠린 눈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기업가치 상승 키워드 '신사업·주주환원·인도'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저평가 극복 시급한데…'EV 캐즘·중국 LCD 공습' 고심
- 물적분할·유증 넘치는 국장, 삼성전자가 보여준 '격'
- [Company Watch]'M&A 대어' HPSP, 호실적·고객사 다변화 잰걸음
- '삼성전자 이어 물산까지' 주담대 초유의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