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숫자'가 보여준 위상 회복, '돈 잘버는' 단체 거듭①작년만 700억 넘는 매출, 2016년 스캔들 이후 '최대 수익'
김경태 기자공개 2024-04-23 08:45:25
[편집자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옛 전경련)는 2016년 정치적 격변에 휘말려 침체기를 겪었다. 어려움은 ‘실적’에도 잘 드러난다. 2016년 900억원대에 달했던 사업수익이 이듬해 급감했다. 회원사 대거 이탈 영향이다. 하지만 한경협은 위기를 버텨냈다. ‘여의도 회관’이라는 비장의 무기 덕분에 꾸준한 수익을 거뒀다. 작년에는 단체명을 변경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올렸다. 회원사 재유치가 이뤄지며 수익도 예년 수준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모양새다. 한경협의 정상화가 과연 어느 정도까지 이뤄진 상태인지 재무제표 등을 토대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렸고 존폐의 기로에 섰다. 하지만 작년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하고 단체명을 바꾸며 쇄신에 돌입한 결과 다시 우뚝 서려는 모양새다. 한경협은 대통령 해외 순방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등 과거의 위상을 점차 회복하고 있다.한경협의 반전은 '숫자'로도 확인할 수 있다. 작년 사업수익이 700억원을 돌파했다. 2016년 사태 이후 지난해 최대 수익을 거뒀다. 전체 수익 중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현 FKI타워)을 통해 거두는 대규모 임대·관리수입의 비중이 크다. 다만 지난해 4대그룹이 복귀하는 등 회원사가 늘어난 게 수익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사업수익 700억 '돌파', 국정농단 사태 이후 '최대'…수익성은 '부진'
한경협은 공익법인이 아닌 사단법인으로 국가기관을 통해 별도의 공시를 하지 않는다. 다만 홈페이지를 통해 간략한 결산보고를 하고 있다. 작년 운영성과표에 따르면 작년 사업수익(매출)은 705억원으로 전년보다 4.4% 증가했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첫 700억원 돌파다.
한경협의 운영성과표는 2016년부터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사업수익은 937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2016년말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고 이듬해 4대그룹 등 회원사들의 탈퇴 러시가 발생하면서 급격한 수익 위축이 이뤄졌다.
2017년 사업수익은 674억원으로 2016년보다 28% 급감했다. 2018년에는 457억원을 기록했다. 그 후에는 부침이 있었다. 2019년 504억원을 나타냈지만 2020년에는 466억원으로 감소했다. 2021년부터 다시 성장세로 전환했고 작년에도 사업수익이 증대되면서 3년 연속 수익 증가세를 이어가게 됐다.
다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으로 볼 수 있는 사업이익과 당기운영이익은 부진했다. 작년 사업이익은 242억원으로 전년보다 6.3% 감소했다. 당기운영이익은 179억원으로 11.7% 줄었다.
사업비용 중에서는 사업수행비용이 76억원으로 전년(50억원)보다 50%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해외 순방 등 한경협이 재계에서 수행하는 역할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사업 외 비용에서는 이자비용이 62억원으로 34% 늘었다. 2022년에는 없었던 장기투자증권 처분손실도 1억880만원이 잡혔다.
◇삼성 비롯 4대그룹 복귀, 주목해야 할 '회원수익 증가'
한경협의 사업수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을 통해 거두는 임대수익이다. 한경협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시절이던 2009년 기존의 회관을 허물고 신축 공사에 나섰다. 전경련 건물(전경련회관)은 2013년 12월 프라임급오피스빌딩으로 재탄생했다. 당시 준공식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석했다.
작년 한경협이 전경련회관을 통해 받은 임대수익은 367억원으로 전년보다 2.9% 증가했다. 관리비수익은 211억원으로 2.6% 늘었다. 전경련회관으로만 570억원이 넘는 현금이 흘러들어온 셈이다.
다만 지난해 유의미한 변화를 부른 근간은 회비수익이다. 회원사를 통해 받은 회비수익은 113억원으로 전년보다 11.9% 증가했다. 2016년 이후 최대치다. 회비수익이 전체 사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1%로 1.1%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8월 한경협에 삼성, LG, SK, 현대차 등 4대그룹이 복귀하고 일부 새로운 회원사들이 더해진 덕분으로 풀이된다. 다만 회비수익이 여전히 예전만큼 수준은 아니다. 2016년 회비수익은 409억원에 달했다. 회원수익이 늘었지만 2016년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회비수익이 증가하면서 임대료수익과 관리비수익이 전체 사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떨어졌다. 지난해 각각 52%, 29.9%의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보다 0.8%p, 0.6%p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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