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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SK텔레콤, 선제적 자회사 재편의 혜택③지배구조 개편·M&A…안정적 자회사 구조 확립

이민호 기자공개 2024-05-13 07: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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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적정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재무 리스트럭처링(Financial Restructuring) 전략을 짠다. 비주력 사업과 유휴 자산 매각부터 계열사 간 통합, 운전자본 최적화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다양하다. 미래 현금 창출력 확대를 뒷받침할 재무 구조를 만드는 움직임이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3일 10:4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은 SK스퀘어 인적분할 이후 눈에 띄는 자회사 재편 사례가 없다. SK쉴더스와 나노엔텍 등 일부 자회사 지분을 적극적으로 처분한 SK스퀘어와 다른 행보다.

이는 통신사업 관련 자회사들의 지배구조와 사업구조 재편을 이미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M&A)과 계열 내 지분 매매 작업이 이어졌다. SK텔레콤은 안정적인 자회사 구조를 확립하면서 자회사 재편에 추가적인 비용을 덜 수 있게 됐다.

◇SK스퀘어, 적극적 자회사 처분…IPO 좌절 영향

SK텔레콤은 2021년 11월 SK스퀘어를 인적분할하면서 SK하이닉스(반도체)를 비롯해 SK쉴더스(옛 ADT캡스·보안), 11번가(이커머스), 원스토어(앱스토어), SK플래닛(플랫폼), 콘텐츠웨이브(OTT), 티맵모빌리티(모빌리티 플랫폼), IDQ(id Quantique·양자보안) 등 자회사도 떼어줬다. SK스퀘어가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투자형 중간지주사를 표방하면서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들이 산하로 이동했다.


반면 SK텔레콤 산하에는 통신사업 관련 자회사들이 남았다. SK텔링크(국제전화·MVNO), SK브로드밴드(유선전화·인터넷·IPTV), SK커뮤니케이션즈(포털·메신저 운영), 피에스앤마케팅(통신기기 판매), SK스토아(이커머스·홈쇼핑)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지난해말 SK텔레콤의 별도 기준 자산총계(24조9959억원)에서 종속·관계·공동기업 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18.7%(4조6706억원)인 반면 중간지주사인 SK스퀘어는 이 비중이 82.6%(6조809억원)였다.

인적분할 후 SK스퀘어와 SK텔레콤의 자회사 재편 경과는 크게 갈린다. SK스퀘어는 신성장 회사 지분 취득과 맞물려 기존 자회사 지분 처분에 적극적이었다. 애초 SK쉴더스, 원스토어, 11번가 등 일부 자회사를 상장시켜 공모자금을 끌어들이고 재무적투자자(FI)의 엑시트 통로를 열어주려 했지만 좌절된 탓이다. 대신 일부 자회사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7월 SK쉴더스 지분 28.82%를 스웨덴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파트너스에 매각해 8600억원을 유입했다. 9월에는 나노엔텍 지분 28.35%를 에이플러스라이프에 매각해 515억원을, SK플래닛 지분 12.39%를 위메이드에 매각해 350억원을 각각 유입했다. 최근에는 2022년 12월 SK플래닛이 현물배당한 크래프톤 주식 108만5600주(지분율 2.2%) 전량에 대한 블록딜에 나서기도 했다. 이 블록딜로 SK텔레콤이 손에 쥐는 현금은 27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 선제적 자회사 재편…지배구조 개편·M&A

하지만 SK텔레콤이 자회사 재편에 나선 사례는 드물다. 인적분할 이후 눈에 띄는 지분처분 사례는 2022년 7월 하나카드 지분 15% 전량과 핀크 지분 49% 전량을 하나금융지주에 각각 3300억원과 57억원에 처분한 정도다. 동시에 SK스퀘어 지분 0.55% 전량도 316억원에 넘겼다. 대신 하나금융지주 지분 2.92%를 3300억원에 사들였다. 하나금융지주와의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한 결정이었다.

SK텔레콤이 자회사 재편 필요성이 적었던 이유는 이미 수년전 지배구조 개편과 M&A를 통해 자회사 재편을 상당 부분 마쳤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지분가치(장부가액 기준)가 2조2169억원(지분율 74.4%)으로 자회사 중 가장 큰 SK브로드밴드가 대표적이다. SK브로드밴드의 덩치가 커진 이유는 2020년 4월 종합 미디어 사업자로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티브로드, 티브로드동대문방송,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를 흡수합병했기 때문이다. 티브로드 합병에 따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가 조건에 따라 2020년 8월 MVNO 사업을 한국케이블텔레콤에 매각했다. 2022년 10월에는 브로드밴드노원방송을 흡수합병했다.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 합병 당시 미래에셋증권을 FI로 맞아들였다. 티브로드 기존 최대주주였던 태광산업이 SK브로드밴드 지분 16.75%를, FI가 조성한 특수목적법인(SPC·엠에이디더블유타이거)이 지분 8.01%를 보유하게 됐다. FI는 SK브로드밴드가 상장하지 못할 경우 엑시트 통로를 확보하고자 SK텔레콤이 보유한 SK브로드밴드 지분에 대해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을 가져갔다. 동반매각청구권이 행사될 경우 SK텔레콤은 FI 지분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으로서는 FI 지분을 매입해줘야 하고 지분 매각의 결정권이 FI에 있기 때문에 옵션계약이 유지되는 것만으로도 파생상품부채가 발생한다. 옵션 행사의 대상이 SK브로드밴드 지분이므로 파생금융부채는 SK브로드밴드 지분의 공정가치가 높아질수록 커진다. 지난해말 파생상품부채는 2959억원으로 SK텔레콤 별도 기준 부채총계(14조5598억원)의 2%였다.

지분가치가 2440억원(지분율 100%)으로 주요 자회사인 SK텔링크도 재편 과정을 거쳤다. SK텔레콤은 2016년 10월 보안회사 엔에스오케이(NSOK) 지분 83.93%를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SK텔링크에 대한 지분율을 85.86%로 늘렸고 2017년 12월 주식교환으로 SK텔링크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SK텔링크는 엔에스오케이 잔여지분을 모두 확보한 이후 2018년 10월 지분 100% 전량을 ADT캡스(현 SK쉴더스)를 인수 한라이프앤시큐리티홀딩스에 1000억원에 넘겼다. 엔에스오케이는 2018년 12월 ADT캡스에 흡수합병됐다.

재편 과정을 거친 또다른 자회사로 피에스앤마케팅이 있다. 완전자회사로 지난해말 지분가치는 3140억원이다. 피에스앤마케팅은 2022년 2월 SK플래닛으로부터 기업 복지 플랫폼 운영회사 SK엠앤서비스 지분 100%를 729억원에 사들였다. SK엠앤서비스 지분 처분으로 확보한 자금은 SK플래닛이 2022년 SK스퀘어에 1824억원 규모 크래프톤 주식 현물배당(중간배당) 외에 500억원 규모 현금배당을 실시하는 재원이 됐다. 이외에 또다른 완전자회사 SK스토아는 애초 SK브로드밴드 자회사였지만 2020년 1월 SK텔레콤이 지분 전량을 400억원에 사들이면서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지배구조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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