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신경쟁 체제]JB금융, 은행업 확장…수도권 공략 대신 핀테크로 승부수⑬꾸준한 외형성장, 수익성 최상위…전국구 리테일 도약 전략은 '탈오프라인'
고설봉 기자공개 2024-05-13 09:09:23
[편집자주]
은행권 신경쟁 체제가 도래했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과 상생금융, ELS 사태 등 여러 이슈를 겪으면서 영업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겼다. 이 과정에서 은행간 이슈 대응 전략에도 미묘한 차이가 발생했다. 위기를 기회로 성장세에 올라탄 은행이 있는 반면 수세적으로 시장을 관망하면서 성장성이 저하된 곳도 있다. 그 결과 은행간 순위 경쟁의 판도도 미세하게 바뀌고 있다. 올해 은행권 경쟁은 또 다른 전기를 맞았다. 새로운 경쟁체제가 마련된 은행권의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B금융그룹 산하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지방은행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디지털전환(DT)에 매진하고 있다. 시중은행 전환과 수도권 영업네트워크 확대란 전략을 들고 나온 경쟁사들과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오프라인 영업채널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모습이다. 핵심 영업 기반은 광주와 전라권 영업채널을 일부 축소하고 전국구 은행을 꿈꾸며 영업력을 확대해왔던 수도권에서도 차츰 발을 빼는 모습이다.
두 은행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것은 DT다. 자체적인 DT 역량 개발과 더불어 핀테크사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온라인 영업채널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핀다와 토스뱅크 등 기술을 핵심 기반으로 금융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으로 새로운 성장기반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호남권 기반 성장엔진, 수익성 압도적 1위
JB금융은 은행업 중심의 금융지주사다. 이렇다할 비은행 계열사가 부재한 상황에서 은행업 집중도는 한층 더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확실한 지역 기반을 통해 외형을 키우고 수익성을 배가하면서 초고도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최근 5년간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성장세는 경쟁사를 압도할 만큼 강력했다. 2019년 1095억원 수준이던 전북은행 순이익은 2023년 1726억원으로 57.63% 성장했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 순이익은 1733억원에서 2397억원으로 38.79% 늘었다.
자산 확대가 빠르게 이뤄지고 이자수익 기반인 순이자마진(NIM)이 크게 개선되면서 호실적이 만들어졌다. 2019년 말 16조9158억원이던 전북은행 실질총자산(평잔)은 2023년 말 22조1208억원으로 20.77% 늘었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 총자산은 22조9758억원에서 29조633억원으로 26.50% 성장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순이익 합계는 2023년 4123억원을 기록했다. 총자산 합계는 2023년 말 51조1841억원을 기록 중이다. 순이익 측면에서 국내 20개 은행 가운데 10위를 기록 중이다. 총자산 면에서는 11위에 올랐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자산에 비해 순이익이 높은 것은 업계 최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NIM 때문이다. 이자이익의 질을 결정하는 NIM은 2023년 기준 광주은행이 2.87%로 20개 은행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전북은행은 2.81%로 2위에 올랐다.
◇차별화된 성장전략…DT 넘어 핀테크로 승부수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탄탄한 성장세는 JB금융의 확장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다. JB금융은 비은행 등 인수합병(M&A)을 통해 계열사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성장하는 BNK금융과 DGB금융 등 경쟁사와 차별화를 추구한다.
한 단계 더 나아가 JB금융은 은행업에 있어서도 경쟁사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DGB금융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으로 영업 권역을 넓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BNK금융은 보험사 인수를 통한 종합금융그룹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계속해 M&A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반면 JB금융은 DT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핀테크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현재 JB금융은 핀테크 협업과 신사업 진출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 은행업에 기술을 결합해 핀테크 영역에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본의 배분방식도 다르다. 증권사, 보험사, 저축은행 등을 인수하기보다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고객기반 확대에 방점을 찍고 있다. JB금융은 전북은행과 핀다 지분 제휴를 맺었다. JB금융지주와 전북은행이 핀다 지분 5%와 10%를 각각 인수했다.
광주은행은 토스뱅크와 공동대출 상품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은행의 자본력과 토스뱅크의 고객 기반을 결합한 상품으로 은행간 공동으로 영업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금융권에 전례가 없는 상품 유형으로 금융 당국이 상품 출시를 허용하면 광주은행의 수도권 고객 확보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전북은행도 광주은행과 비슷한 모델의 공동대출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사들이 추구하는 오프라인 영업채널의 수도권 확대 전략도 JB금융은 펼치지 않고 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핵심 영업 거점인 광주와 전남 일대 오프라인 영업채널을 조금씩 축소하고 있다. 대형화 거점화 전략을 추진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모습이다. 또 수도권 공략을 위해 확보했던 서울·인천·경기 지역 영업채널은 급격히 축소하는 모습이다. 핀테크와의 혈맹을 통해 전국 리테일 영업망을 온라인화 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북은행은 최근 오프라인 영업네트워크를 줄이고 있다. 2019년 99개였던 영업네트워크는 2023년 85개로 14.14% 가량 축소됐다. 핵심 영업기반인 전라권에선 영업채널을 6.85% 가량 줄였다. 전북과 가까운 대전과 세종에서도 16.67%와 50.00% 가량 감축됐다. 수도권 영업네트워크는 큰 폭으로 감축했다. 서울 33.33%, 인천 75.00% 가량 오프라인 영업채널을 줄였다.
광주를 중심으로 전라남도 일대에 영업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광주은행도 영업채널 감축을 추진 중이다. 2019년 총 145개 였던 영업네트워크는 2023년 말 128개로 11.72% 축소됐다. 수도권 일대에서 영업네트워크 축소가 더 급격히 이뤄지고 있다. 광주와 전라에선 각각 5.33%와 7.50% 오프라인 영업채널을 줄였다. 반면 수도권에선 서울 21.05%, 인천 50.00%, 경기 57.14% 등 오프라인 영업채널 축소 속도가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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