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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전쟁, ETF 1등의 '품격' [thebell desk]

이명관 기자공개 2024-05-20 08:29:24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ETF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마케팅에 힘을 쏟는 것을 떠나 수익과 직결되는 수수료까지 손대기 시작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지점은 시장 점유율 수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의 참전이다. 이들 운용사는 이미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삼성운용은 부동의 1위이고 미래에셋운용이 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가격'은 비용 감당만 가능하다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후발주자 뿐만 아니라 톱티어 반열에 오른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기존의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이 될 수 있다. 전자와 후자를 비교할 때 후자의 경우가 조금 더 파급력이 크다. 이미 갖춰진 시장 지배력이 갖는 힘이 이미 상당하기 때문이다.

통상 1위 기업은 그만큼의 브랜드 인지도를 비롯해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격'이 자연스레 만들어진다. 그게 곧 인지도가 되고 충성고객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일정 수준의 반열에 오른 기업들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굳이 공격적으로 움직일 필요성이 그리 크지는 않다. 쉽게 제살을 깎으면서까지 경계를 드러내지는 않는다. 이미 갖춰진 시장 지배력 아래에서 후발주자에게 그리 큰 위협이 느껴질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삼성운용의 이번 수수료 인하는 1등의 여유 보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삼성운용은 국내 대표 지수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기관들이 헤지를 하기위해 ETF를 활용한다고 할 때 가장 손이 먼저가는 상품은 삼성운용의 레버리지 혹은 인버스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외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국내 ETF 시장에서는 삼성운용이 헤게모니를 가져가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같은 시장 지위에도 결국 좁혀지는 격차에 쫓겼던 걸까.

최근 삼성운용은 미래에셋운용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점유율 차이는 5% 포인트 안으로 들어온지 오래다. 상품을 출시하는 측면에서 다소 시장을 주도하고 느낄만한 신상품이 마땅치 않다. 근래 가장 눈에 띄는 상품으로 가장 거론이 많이 되고 있는 게 미래에셋운용의 'TIGER 1년은행양도성 예금증서액티브'일 정도다.

삼성운용으로서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나날이 내부 인력들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맨파워'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다소 약화된 측면이 있다. 다수의 인력이 경쟁 운용사로 이동하면서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더욱이 미래에셋운용이 미국 증시 위주의 ETF 라인업을 통해 개인투자자 유입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보인다. 해당 영역은 삼성운용이 열위에 있다.

삼성운용은 수수료인하 상품과 유사 상품이 없다고 자신하면서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리를 위협받는 1등 운용사의 선택 정도로 보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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