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6월 04일 06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에게 공이 넘어갔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최근 기자회견에서 하이브에 화해를 제안했다. 손을 잡을지, 말지는 하이브의 몫이다. 일단 하이브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4월 말 민 대표의 기자회견 당시 입장자료를 연거푸 냈던 것과 대조적이다.하이브의 신중함은 당연해 보인다. 수많은 직원과 주주를 거느린 대기업으로서 타당한 명분을 쥐고 움직여야 한다. 물러설 명분과 물러서지 않을 명분 중 어느 쪽이 더 설득력 있고 실리적인지 고민할 테지만 지금으로서는 둘 다 충분치 않아 보인다.
물러 설 명분이 없지는 않다. 일단 하이브는 어도어 이사회에 하이브 C레벨 임원 세 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어도어 이사회를 장악해 내부 정보에 대한 접근권과 민 대표를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권한을 합법적으로 확보했다. 민 대표의 임기도 2026년 11월까지라서 일단 하이브가 한 발 물러서며 때를 기다리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당장 어도어 이사회를 열어 해임을 추진하면 또다시 민 대표가 주주간계약을 근거로 법적 소송전을 벌일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하이브와 어도어 측 아티스트의 평판에도 금이 가고 있다. 엔터사로서 가장 치명적인 일이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선다면 하이브는 시장의 오해를 살 수 있다. 민 대표가 어도어의 독립 방법을 모색한 사실은 가려진 채 그간의 분쟁이 감정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와전될 수 있어서다.
법원은 민 대표가 어도어를 하이브로부터 독립시키고자 방법을 강구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행하지 않았다며 배임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방법을 모색한 것만은 분명하다는 얘기다. 더욱이 하이브는 민 대표를 경찰에 고발해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찰의 본격적 수사 절차도 5월 말 시작돼 아직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경찰 수사에서 민 대표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온다면 하이브의 부담이 상당하겠지만 반대라면 그간의 상황을 한 번에 반전시킬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 대표의 제안을 받는 것은 다소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리더십 타격도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화해를 제안한 쪽은 민 대표 측이다. 자칫 자회사 대표가 주도권을 잡은 가운데 하이브가 끌려가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멀티 레이블의 정점으로서 지배력을 보여야 하는 하이브로서 달갑지 않을 구도다.
지금 하이브에게 필요한 건 치밀한 대응력과 신중함이다. 법적 분쟁을 넘어 기업의 이미지와 리더십, 멀티 레이블 체제의 지속 가능성까지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민 대표의 손을 잡든 단호하게 대응하든 설득력 높은 명분 아래 움직여야 한다. 지금 공을 잡고 있는 건 하이브다.
지금 하이브에게 필요한 건 치밀한 대응력과 신중함이다. 법적 분쟁을 넘어 기업의 이미지와 리더십, 멀티 레이블 체제의 지속 가능성까지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민 대표의 손을 잡든 단호하게 대응하든 설득력 높은 명분 아래 움직여야 한다. 지금 공을 잡고 있는 건 하이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해성옵틱스, 갤럭시S25·S26에 카메라 모듈 공급
- [i-point]폴라리스AI파마, ‘스마트 생태공장' 구축
- [WM 풍향계]리테일 경쟁 격화, 성장 전략 색깔차 'PB vs 센터'
- [출격 나선 롱숏 운용사]밸류시스템, 수익률 선방…'내러티브 숏' 집중
- [출격 나선 롱숏 운용사]'펀더멘털 롱숏' 구도운용, 라인업 확충 박차
- [Product Tracker]쿼드운용 프로젝트펀드, 루닛 하락에도 웃음짓는 이유
- [Product Tracker]NH프리미어블루 강추한 알테오젠 '쾌조의 스타트'
- [i-point]경남제약, '칼로-나이트 Relax' 출시
- 동진쎄미켐, 3세 '이종호' 경영 전면 등판
- [삼성전자 리더십 재편]삼성전자, DX부문 발빠른 재정비 '노태문 등용'
이지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사회 모니터/SOOP]‘비욘드 코리아’ 달성 목표, 글로벌 인사 전진배치
- [주주총회 현장 돋보기]하이브 이재상 "어도어 사태, 멀티 레이블 튜닝 중 진통"
- [이사회 분석]NEW, 유제천 사장 포함 5인 재신임 ‘안정 택했다’
- [K-팬덤 플랫폼, 뉴 패러다임]카카오엔터, '베리즈'로 K컬처 통합 팬덤 플랫폼 야심
- [Company Watch]NEW, 2년 연속 적자…승부는 올해부터
- [Company Watch]하이브 흔든 BTS 공백, 뉴진스 리스크는 ‘올해부터’
- [K-팬덤 플랫폼, 뉴 패러다임]하이브 플랫폼 핵심 위버스, 적자 속 희망 '유료화'
- [주주총회 현장 돋보기]JYP엔터, MD 확대 초석 '사업목적 대거 추가'
- [K-팬덤 플랫폼, 뉴 패러다임]성장 멈춘 디어유, 텐센트·SM엔터 협력 '재도약' 시동
- [Company Watch]JYP엔터, 블루개러지 집중 투자…수익성·기업가치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