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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법원 판결 '존중'…반격 카드는 임시주총서 민 대표 해임 불가…경찰수사·이사회 장악 '투트랙' 대응

이지혜 기자공개 2024-05-31 10:03:15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1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원이 민희진 어도어 대표이사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하이브는 법원의 판결에 승복, 31일 열리는 어도어 임시 주주총회에서 민 대표를 사내이사에서 해임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하이브가 순순히 물러난다는 뜻은 아니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어도어에 대한 독자적 지배력을 확보하고자 방법을 모색한 것은 분명하다는 법원 판단에 주목하는 한편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후속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이브가 꺼낼 반격 카드에 이목이 쏠린다. 하이브는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가운데 어도어 이사회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민 대표의 의사결정권을 약화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 수사 총력

하이브는 30일 법원 판결 이후 “민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이번 어도어 임시 주총에서 ‘사내이사 민희진 해임의 건’에 대해 찬성하는 내용으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가 이날 하이브를 상대로 민 대표가 사내이사 해임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데 따른 조치다. 당초 하이브는 31일 열리는 어도어의 임시 주총에서 민 대표의 해임 안건을 의결하려고 했지만 법원 판결로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하이브는 순순히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도 보였다. 하이브는 “법원이 이번 결정에서 ‘민희진 대표가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 범위를 이탈하거나 하이브를 압박해서 어도어 지분을 팔게 만듦으로써 어도어에 대한 하이브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민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던 것은 분명하다‘고 명시한 만큼 추후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후속 절차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는 이에 따라 민 대표의 배임 혐의를 입증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외부 투자자를 모집해 어도어를 독립시키고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를 빼갈 계획을 세웠다고 보고 지난달 민 대표를 업무상 배임으로 고발했다.

이에 따라 하이브 측 관계자가 이달 들어 두 차례 고발인 신분으로 용산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경찰 수사는 하이브가 어도어와 민 대표 측을 상대로 진행한 조사보다 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는 민 대표의 배임 혐의 등에 대해 민사 재판부와 다른 결론을 낼 수도 있다.

배임 여부에 따라 민 대표의 어도어 지분 금액도 크게 달라진다. 민 대표는 주주간계약에 따라 1000억원 수준의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지만 배임이 인정되면 계약 위반에 따라 액면가인 30억원에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다만 법원이 "민 대표의 행위가 배신일 수는 있어도, 배임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점에서 경찰 수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어도어 이사회 장악 전망, 민희진 권한 약화할까

동시에 하이브가 31일 열리는 어도어의 임시 주총에서 이사회를 장악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신동훈 부사장과 김예민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어도어 사내이사 자리에서 해임한 뒤 하이브 소속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세 명을 어도어의 새 사내이사로 선임할 가능성이 높다.

비록 민 대표 측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은 “민 대표에게 이사 해임의 사유가 없는 이상 다른 사내이사 두 명에게도 이사 해임의 사유가 없다”며 “하이브가 위 이사들을 해임한다면 이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날 나온 법원의 판결은 주주간계약에 따라 하이브가 민 대표를 사내이사에서 해임할 수 없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신 부사장이나 김 디렉터는 하이브와 주주간계약을 맺지 않아 법원 판결의 적용범위에 들지 않는다.

하이브가 임시 주총에서 이사 교체에 나설 경우 민 대표와 하이브 측 C레벨 임원 세 명으로 구성된다. 어도어 이사회의 과반을 확보한 하이브가 어도어의 주요 안건을 시시각각 파악하는 동시에 유사시 민 대표의 경영적 의사결정을 저지할 수도 있다.

일각에선 임시 주총에서 하이브가 남은 이사를 해임을 진행할 경우, 이에 대한 또다른 갈등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하이브가 이사회의 과반을 장악하더라도 민 대표의 권한을 약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이브가 민 대표와 주주간계약을 맺을 당시 민 대표의 대표이사로서 권한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보장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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