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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승계 '이른 마무리'…한국카본, 남은 과제는 '최대주주' 조연호 전무, 경영 능력 입증해야…조문수 회장 남은 지분도 '주목'

이호준 기자공개 2024-06-10 08:22:56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4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연호 전무가 한국카본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경영권 승계의 중요한 과제를 해결했지만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일회성 비용 증가로 회사가 수익성 부진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조 전무가 후계자로서 어떤 경영 전략을 펼칠지 주목된다. 부친이자 회장인 조문수 대표이사의 남은 지분 향배 등도 중요한 관전 요소로 남아 있다.

◇숨 가빴던 지분 승계…'16.86%', 1년 만에 최대주주로

조 전무의 한국카본 지분은 사실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는 2014년 신주인수권부사채 권리를 행사해 회사 지분 3.99%를 확보한 이후 쭉 같은 지분을 유지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 한국카본은 조 전무가 최대주주인 관계사 한국신소재와 합병을 결정했다. 한국카본은 흡수합병 대가로 신주를 발행해 한국신소재 주주, 즉 오너 일가에게 나눠줬고 조 전무의 한국신소재 지분 70%은 고스란히 한국카본 지분으로 탈바꿈했다.

이를 통해 조 전무의 한국카본 지분율은 13.86%로 대폭 확대됐다. 이에 반해 부친이자 회장인 조문수 대표이사는 한국신소재 지분이 없었던 만큼 합병으로 지분율이 15.19%로 낮아졌다. 조 전무와 조 회장의 지분율 차이는 1%포인트대로 확 좁혀졌다.

조 회장은 아예 결단을 내렸다. 지난 3일 한국카본 전체 발행 주식의 3%에 해당하는 156만 주를 조 전무에게 증여했다. 이에 따라 조 전무는 지분율이 16.86%로 증가해 지분율이 12.19%로 낮아진 조 회장을 넘어 한국카본의 새로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조 전무가 1994년생인 이른 나이임에도 숨 가쁘게 지분 승계가 이뤄진 배경에는 한국카본의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조 회장의 구상이 있었다는 평가다. 앞서 조 회장은 가족들과 경영권 분쟁을 치른 끝에 2011년 한국카본을 들고 계열 분리했다.

(작년 9월 베트남 빈프억성을 방문해 당국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조연호 한국카본 전략기획실장 전무(왼쪽에서 3번째). 출처: 빈프억성 당위원회)

◇경영 능력 증명해야…남은 지분은 어디로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한 상황이지만 조 전무가 풀어야 할 과제는 아직 남아 있다. 한국카본은 지난해 화재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164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해 마이너스(-) 19억원을 기록했다.

조 전무는 이제 회사의 무대 중심으로 축을 이동하는 일만 남았다. 이사회에 입성하고 승진을 거듭하는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영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눈에 띄는 결과물이나 실적 성과를 제대로 내야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다행히 타이밍 자체는 나쁘지 않다. 국내 조선 3사가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통해 수주 호황을 누리고 있는 만큼 LNG운반선 화물창의 보냉재를 만드는 한국카본도 선박 인도 일정을 고려하면 앞으로 2~3년간 수주 잔고가 실적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조 회장의 남은 지분의 향배도 관전 요소다. 현재 한국카본에는 조 전무 외에도 조 전무의 아내 이명화 한국카본 대표이사와 조 회장의 두 딸인 조경은 전략기획실 상무, 조혜진 브랜드 마케팅 담당 이사 등이 경영에 참여 중이다.

조 회장의 지분 전체(12.19%)가 어디로 가든 조 전무의 지배력은 공고한 상황이다. 이를 고려하면 세 사람이 조 회장의 지분을 나눠 가질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더욱 확실한 지배력 구축을 위해 조 회장이 남은 지분 전부도 조 전무에게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카본 관계자는 "지분 증여와 관련한 회사의 입장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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