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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파이넥스 혁신과 논란]"사고 계기로 백서 작성, 경쟁력 더 훼손돼선 안 돼"③민동준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명예특임교수 "파이넥스 공법 미래 가치 주목"

이호준 기자공개 2024-12-09 08:14:10

[편집자주]

파이넥스(FINEX)는 포스코가 자체 개발한 공법이다. 자연 상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사용해 쇳물을 생산한다. 10일 발생한 화재로 가동이 멈췄고 재가동 이후에도 불과 몇 주만에 또다시 화재가 발생했다. 공법에 대한 지적과 정비 집중력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분명한 건 이번 화재가 포스코의 관리 체계에 '균열'이 생긴 사례라는 점이다. 더벨은 잇단 화재 사고가 포스코에 미친 영향과 그 의미를 다각도로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5일 10: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에서 2주 간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중국발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노조는 1968년 포스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연말 들어 포스코를 둘러싼 위기감이 부쩍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민동준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명예특임교수는 "포스코의 설비, 정비, 투자라는 삼박자가 지금 균형을 잃은 상태가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철강 업계에서 이런 일은 결코 흔치 않다. 특히 포스코가 국민에게 보여줬던 단단한 모습이 요즘 조금씩 흐려지고 있다. 노조 문제도 그렇고 시장 대응 방식에서도 느슨함이 보이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민 교수는 1990년부터 1995년까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서 활동했다. 당시는 포스코가 파이넥스 공법 초기 연구를 진행하던 시기로, 그는 이 연구를 주도하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 이후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파이넥스 공정 상용화와 운영 체계 구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공법의 해외 수출에도 공헌했다.

민 교수는 5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화재 사고를 계기로 포스코가 개선할 점도 제안했다. 그는 "이런 사고나 사건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항상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철강업은 여전히 발전해 나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1파이넥스 공장 준공식 현장. 민동준 교수(가운데)

아래는 주요 인터뷰 내용

-3파이넥스 공장에서 연속해서 불이 나고 있다. 혹시 공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파이넥스 공장은 운영된 지 20년 가까이 됐다. 조업의 안정성은 설비의 운영 기록으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기술 자체를 폐기하지 않는 것과 같다."

-현재 경찰 등은 풍구를 사고 원인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보는가
▲"산소가 들어가다가 딱딱한 용융물을 만나면 내부에서 발생한 불이 역으로 뒤로 오는 경우가 있다. 이를 역화가 걸린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풍구는 지난 18년 동안 아무 문제가 없었다. 결국 부품이나 이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이는 조업 데이터를 보유한 포스코나 경찰 수사를 통해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문제다."

-이번 사고가 포스코에게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번 사고는 의미가 상당히 크다. 흔한 사례가 아니다. 철강업에서 공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가동률을 조절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투자와 정비, 설비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포스코의 경쟁력은 이러한 조화가 잘 유지되는 데서 나온다. 경쟁력을 해칠 수 있는 문제는 더 이상 생겨선 안 된다. 장인화 회장이 직원들의 '집중력'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파이넥스 공장과 관련된 안팎의 해석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나
▲"파이넥스 공법을 문제 삼아 '넌 잘못된 기술이야'라고 단정할 순 없다. 물론 이번 사고가 작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고로에서도 냉입 같은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아까 말했듯 '정반합'으로 발전해 나간다고 생각해야 한다. 기술은 감성적으로 판단할 대상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파이넥스 공법이 외국에 수출되지 않은 것을 두고 기술적 한계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 논의에 깊이 관여한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지만, 수출이 결렬된 이유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다. 외부에 공개할 수 없는 금융 문제나 시기적인 요인 등 여러 복잡한 사정이 얽혀 있다. 그런 상황을 모른 채 기록만 보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파이넥스 공법을 포스코만 사용하는 상황이다.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할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철강 제조 기술은 두 가지 개념으로 구분된다. 이 중 하나가 파이넥스 공법이다. 우리는 이미 250만톤 규모의 유동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용하는 가스 비율을 조금 더 수소 중심으로 조정하는 변수만 다루면 된다. 이는 이미 높은 완성도를 가진 기술이다. 어떤 기술도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다. 파이넥스 기술은 잠재력이 크며 조만간 수소환원제철 기술로 전환될 것이다. 그 가능성과 미래 가치를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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