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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평균 이하 세진중공업, '참여도·경영성과' 비교적 선방총점 255점 중 101점…이사회 '구성' 가장 낮은 평점 1.4점 기록

이호준 기자공개 2024-12-12 08:18:03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14:5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진중공업은 1999년에 설립됐다. 데크하우스와 액화석유가스(LPG) 탱크를 포함한 기자재를 생산하며 HD현대삼호 등 조선 산업의 주요 기업에 제품을 공급해 왔다. 2015년에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입지를 넓혔다.

하지만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 구축은 아직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구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에서 1점대를 기록했다. 정보 접근성과 경영 성과, 참여도 역시 평균 이하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구성' 평점 1.4점…견제기능·평가프로세스도 아쉬움 남겨

THE CFO가 진행한 '2024 이사회 평가'에서 세진중공업은 총점 255점 중 101점을 받았다. 이 점수는 2023년 사업보고서와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바탕으로 △구성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 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 성과 등 6개 분야에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다.

총점뿐만 아니라 항목별 평점에서도 모두 평균(2.5점)을 밑도는 박한 점수를 받았다. 특히 이사회 구성 항목이 40점 만점에 13점, 평점 1.4점으로 6개 항목 가운데 가장 낮은 평가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는 이사회 구성원이 총 4인으로 효과적인 논의와 활동을 기대하기에 부족한 구조였다. 여기서도 사외이사는 단 1인으로 전체 이사의 25%에 그쳤고 윤종국 세진중공업 대표이사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었다. 상법상 의무 설치 대상인 소위원회 외에도 내부거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나 사내이사 1인과 함께 구성돼 독립성에서 아쉬움을 여럿 남겼다.


견제 기능 평가에서는 45점 만점에 17점, 평점 1.9점을 받았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없어 외부나 주주로부터의 이사 추천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고 이사회에서는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이 마련되지 않았다. 또, 부적격 임원의 선임을 방지할 체계적인 정책이 부족했다. 그러나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임원 보수 비율이 30% 미만인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평가 개선 프로세스에서는 35점 만점에 13점, 평점 1.9점을 받았다. 이 지표는 이사회 안팎에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측정한다. 하지만 세진중공업은 외부평가나 내부평가(상호평가 등), 자기 평가를 전혀 실시하지 않고 있었다. 이로 인해 평가 결과를 공개할 수가 없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개선안도 마련될 수 없었다.

◇이사회 참여도·경영성과 2.4점…정보접근성 개선 필요

나머지 3개 항목은 1점대는 넘었으나 평균인 2.5점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 중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한 항목은 경영 성과다. 경영 성과 항목은 KRX300에 포함된 코스피 상장사 217개와 코스닥 상장사 83개 중 금융사를 제외한 277개 상장사의 평균치를 기준으로 했다. 상·하위 10% 종목은 평균 왜곡을 막기 위해 제외한 후 산정했다.

세진중공업은 경영성과 항목에서 55점 만점에 26점, 평점 2.4점을 받았다. 배당수익률이 4.21%에 달해 1.70% 이상이 기준인 5점을 받았다. 배당수익률이란 주당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비율이다. 코스피 평균 배당수익률 2%도 웃도는 숫자다. 영업이익성장률(34.58%)과 자기자본이익률(ROE, 10.31%)도 KRX300 평균치를 20% 이상 초과하며 5점을 받았다.

그러나 다른 경영성과 항목에서는 모두 최저점인 1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134%)과 이자보상배율(2.71%)이 이러한 점수의 주요 원인이었다. 이에 따라 총주주수익률(TSR, -3.4%) 같은 시장 지표도 부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이사회 참여도는 40점 만점에 19점, 평점 2.4점을 기록했다. 이 항목은 이사진의 성실성과 활동 충실성을 평가하기 위해 마련된 지표다. 이사회 평균 출석률에서 정기 100%, 임시 98.9%를 기록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고 이사회 의안과 관련해 사전에 7일간 자료를 제공해 구성원들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한 점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 역시 다른 참여도 항목들이 문제였다. 사외이사 교육이 한 번도 시행되지 않았으며 감사위원회 역시 운영하지 않아 관련 회의는 물론 지원 조직도 부재해 대부분에서 1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정보접근성 항목은 35점 만점에 13점, 평점 2.2점에 그쳤다. 최고점을 기록한 항목은 없었다.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에 간략히 공개됐으나 이 정보를 다른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더불어 주주환원 정책을 사전에 공시하지 않았고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 역시 공개하지 않아 주주들이 관련 내용을 알기 어렵게 만든 점이 낮은 평가의 원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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