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고려제강, 1점대 점수로 드러난 '평가프로세스·구성' 한계참여도·정보접근성은 나름 준수…철강업 부진에 경영성과 부진
이호준 기자공개 2024-12-12 08:19:13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14:5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제강은 와이어로프와 경강선 등 특수선재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1945년에 설립돼 올해로 79년차를 맞았다. 유가증권시장에도 1976년에 상장해 벌써 48년간 상장사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해 온 회사이다.오랜 기간 중견기업으로 운영돼 온 영향일까, 이사회 중심 경영과는 다소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이사회 구성과 평가 개선 프로세스에서 최하점인 1점대를 받았으며 견제 기능과 경영 성과에서도 2점대 초반에 그치는 결과를 보였다.
◇이사회 의안 검토에 30일…이사 활동 내역도 다트 등에 공시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등을 참고했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분야를 나누고 이사회 구성과 활동 등을 평가했다. 고려제강은 총점 255점 중 109점을 받았다.
고려제강은 참여도 지표에서 40점 만점에 23점을 받아 평점 2.9점을 기록했다. 이사회 구성원들은 96.7%라는 높은 출석률을 보였고 이사회 의안이 30일이라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구성원들에게 사전 전달돼 철저히 검토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 사외이사들에게 연 2회의 정기 교육을 실시했고, 이사회 내 위원회로 감사위원회를 두어 연간 5회가량 회의를 진행했다. 위원회를 지원하는 전담 조직이 마련돼 있었으며 연 1회의 교육도 진행됐다. 이를 통해 평균(2.5점)을 웃도는 평가를 받았다.
정보접근성 지표는 35점 만점에 15점을 받아 평점 2.5점을 기록했다. 고려제강은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 및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와 홈페이지에 충실히 공시하고 있었다. 또 이사회에 관한 내용과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 역시 이 같은 경로로 외부에 알리고 있었다.
다만 이사회 의안 반대 사유를 기재하지 않고 있었고 주주환원정책 역시 사전에 충분한 기간을 두고 공시하지 않아 예측 가능성이 현저히 낮았다. 이밖에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었고 이에 따라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도 26% 정도만 준수해 적정 수준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철강업 위축, 경영성과 부진 …평가개선프로세스·구성 '1점대'
나머지 4개 항목은 평균 점수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은 35점 만점에 12점을 받아 평점 1.7점에 그쳤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물의나 사법적 논란에 연루된 사례가 없어 최고점(5점)을 받았다. 그러나 그 외 항목에서는 낮은 점수를 면치 못했다.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아 관련 내용을 사업보고서나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못했고 이를 바탕으로 개선안을 마련하거나 재선임에 반영하는 등의 후속 조치도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사회 구성도 45점 만점에 17점, 평점 1.9점이라는 아쉬운 점수를 기록했다. 고려제강은 이사회가 다수의 독립적인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지 못한 점, 모든 소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두지 않은 점, 이사회 의장이 대표이사로 돼 있는 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설치돼 있지 않은 점 등 때문에 낮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이사회는 10명으로 구성돼 토의와 의사결정을 위한 적정 규모를 유지했다. 성별과 연령 등 다양성 기준에서도 각각 4점과 3점을 받으며 2개 항목을 충족했다.
견제기능도 아쉬웠다. 45점 만점에 19점, 평점 2.1점 이었다. 고려제강은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아 관련 항목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또 사외이사만으로 이루어진 회의를 단 한 차례도 개최하지 않았고 최고경영자 승계에 관한 명문 규정이나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지 않는 등 감점 요인이 많았다.
경영성과는 55점 만점에 23점을 받아 똑같이 평점 2.1점을 기록했다. 최고점을 받은 배당수익률(1.72%)과 부채비율(36%), 순차입금/EBITDA(0.26) 등이 존재하긴 했다.
다만 현재 중국 부동산 침체와 내수 경기 위축으로 중국산 제품의 수출이 증가하며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진 상황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0.3), 주가수익률(4.10%), 매출성장률(-13.69%), 영업이익성장률(-57.82%) 등 나머지 8개 세부 항목은 모두 최하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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