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이 등장한 최태원 "적대적 M&A 대응 역량 충분" 설명회서 '90도 사과'...대법 상고 이유 직접 설명
정명섭 기자공개 2024-06-18 16:48:39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7일 13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 수펙스홀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이혼소송 재판 현안 설명회 현장.오전 10시 40분이 지나자 발표자로 참석한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사장)이 단상에 올랐다. 그가 본인 소개와 인사말을 마치자마자 최 회장이 깜짝 등장했다.
그는 "한 번쯤은 직접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 자리에 섰다"며 "무엇보다 개인적인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말한 후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최 회장은 평소 공식석상에서 본 모습처럼 담담했다. 1998년부터 그룹 회장직을 맡아오며 직면해 온 여러 위기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최 회장은 외환위기가 발생한 이듬해 그룹 총수에 올랐다. 국내 기업들이 위기 여파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을 때다. 2003년에는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와 소버린 적대적 인수 등의 사건을 겪었다. 2012년에는 참모진의 반대를 딛고 SK하이닉스를 인수했다.
최 회장은 "이거 말고도 수많은 고비를 넘어왔다"며 "저희는 충분히 문제를 풀어나갈 역량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상고 의지를 직접 피력했다. 최 회장은 "사법부 판단은 존중하지만 상고를 하기로 결심하게 된 것은 재산분할 관련해 객관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은 SK C&C의 전신인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가 왜곡돼 항소심 판결에서 재산분할액이 급격히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회장은 6공 특혜는 없었고 그룹 임직원들의 명예가 실추된 점도 상고 이유로 제시했다. 그는 "저뿐만 아니라 SK그룹 구성원은 모두의 명예와 긍지가 실추되고 훼손됐다고 생각하기에 이를 바로잡고자 상고를 안할 수가 없었다"며 "부디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이 있길 바라고 판결과 관계없이 제가 맡은바 소명의 경영활동 충실히 잘해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입장을 마친 후 "혹시 질문있으면 해달라"고 했다. 사회를 맡은 홍보 임원은 예정에 없던 발언에 잠시 머뭇거리다 "회장님이 직접 말씀했으니 간단하게 질문을 받겠다"고 했다.
"항소심 판결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고 대법원에서 어떤 점을 소명할 것인가", "재산분할 시 헤지펀드로부터 적대적 인수합병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등의 질문이 나왔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누구의 비자금이나 후광으로 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 가능성에 대해선 "그런 위기로 발전되지 않게 예방을 해야겠지만 설사 그런 일이 있더라도 막을 역량이 충분하니 걱정 안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형희 위원장은 "(최 회장이) 전날 밤까지 참석할지 말지 고민하다가 오늘 아침에 결정했다"며 "워낙 사안이 중요하고 이런 부분을 본인의 음성으로 전달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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