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플랫폼 생태계 진단]위버스, 글로벌 팬덤과 아티스트의 '새로운 우주'⑤245개국서 누적 다운로드 1.1억건 돌파, 매출 가파른 성장세…수익성은 '고민'
이지혜 기자공개 2024-06-26 08:13:04
[편집자주]
팬덤 플랫폼은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디어유의 '버블'과 하이브의 '위버스'는 팬과 아티스트 간의 단순 소통을 넘어서서 새로운 차원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팬덤 중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엔터사에게 새로운 수익원이 됐다. 한때 팬레터가 전부였던 문화가 산업이자 시장으로 당당히 부상했다는 뜻이다. K팝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은 팬덤 플랫폼, 이들의 생태계를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4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버스(Weverse), 이름 그대로 위버스는 ‘우리의 우주’라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를 뜻하는 영단어 We와 우주를 가리키는 영단어 Universe를 합쳐 이름을 지었다. 아티스트와 팬이 만드는 우주가 위버스라는 의미다. 팬덤 플랫폼 위버스는 하이브의 자회사인 위버스컴퍼니가 운영하고 있다.이름에 걸맞게 위버스는 방대한 이용자를 확보했다. K팝은 물론 글로벌 팝스타까지 입점하면서 전세계 수천만명의 팬들이 위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기능도 다양하다. 팬 커뮤니티 기능을 넘어서서 커머스와 아티스트 관련 영상 콘텐츠 시청 등 기능까지 보유했다. 팬 활동의 모든 것을 위버스 앱 하나로 끝낼 수 있다.
덕분에 설립 이래 지금까지 가파른 외형 성장세를 구가했다. 그러나 성장세를 보인 건 어디까지나 매출뿐이다. 수익은 늘어나고 있지만 수익성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위버스컴퍼니는 지난해 유료 구독형 서비스를 도입했는데 올 1분기까지 가시적 성과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팬 활동의 모든 것 담은 ‘슈퍼앱’, 글로벌 팬 인기몰이
2018년 7월 2일 비엔엑스가 탄생했다. 전자상거래 관련 유통업, 포털 및 기타 인터넷 정보 매개 서비업을 목적으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플랫폼서비스 사업분야를 떼어내 물적분할한 게 오늘 날 위버스컴퍼니의 시초다. 설립 당시 자본금은 15억원이었다.
처음부터 목적은 팬덤 플랫폼 사업이었다. 글로벌 팬 커뮤니티, 팬 커머스 플랫폼을 표방하는 위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기 위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게 비엔엑스였다.
비엔엑스는 설립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2019년 6월 이후 글로벌 팬 커머스 어플리케이션인 위버스샵(Weverse Shop)과 글로벌 팬 커뮤니티 어플리케이션 위버스(Weverse)를 론칭해 팬덤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했다.
포털사이트나 개별 온라인 사이트에 파편화돼 소규모로 운영되던 팬덤 커뮤니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은다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위버스는 출시된 지 1년 만인 2020년 7월 구글과 애플 양대 플랫폼을 합쳐 다운로드 수가 1000만건을 돌파했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412만 명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점은 위버스 이용자의 국적이다. 2020년 8월 말 기준으로 위버스 가입자의 94%가 해외 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 관계자는 “위버스는 처음부터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개발됐다”며 “위버스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주요 언어의 자동 번역기능을 갖추고 있어 사용자가 아시아, 북미, 유럽 등 해외 팬들을 위주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위버스가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한 하이브는 위버스컴퍼니의 인력배치에 공을 들였다. 2020년경 위버스컴퍼니에 40명 이상의 IT개발인력을 배치, 트래픽 폭증에 대비하는 동시에 아마존웹서비스와 협업해 트래픽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그리고 2021년에는 위버스 플랫폼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미를 담아 사명도 비엔엑스에서 위버스컴퍼니로 바꿨다. 지금 위버스는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올 1분기 말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9200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는 전세계 245개 국가 기준 1억1000만건을 기록했다.
위버스컴퍼니 관계자는 “위버스는 전세계 팬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슈퍼앱”이라며 “글로벌 1위 팬덤 플랫폼으로서 팬덤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연구하며 새로운 팬 경험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덤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위버스컴퍼니 직원 수도 빠르게 늘었다. 2020년까지만 해도 125명이었던 직원 수는 한 해에 100명 꼴로 증가해 지난해 말에는 383명을 기록했다.
◇가파른 매출성장에도 적자 계속, 유료 서비스로 돌파구 마련하나
위버스컴퍼니의 매출도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설립 첫해 140억원이었던 매출은 위버스 출시 첫해인 2019년 782억원으로 무려 6배 증가했다. 매출 증가 기조는 계속 이어졌다. 위버스 출시 1년차인 2020년에는 매출이 2000억원을 돌파했고 2022년에는 3000억원을 넘겼다.
하이브가 위버스컴퍼니를 플랫폼 영역의 핵심축으로 삼아 적극 육성한 결과로 보인다. 하이브는 음악 콘텐츠를 제작하는 △레이블, 음악에 기반한 사업을 전개하는 △솔루션, 콘텐츠와 서비스를 연결하고 확장하는 △플랫폼 등 세 가지 영역을 중심축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하이브 관계자는 “플랫폼은 위버스를 기반으로 하이브의 모든 콘텐츠와 서비스를 연결하고 확장하는 사엽영역”이라며 “위버스는 팬덤을 결집하는 정성적 기능뿐 아니라 MD, 콘텐츠 매출 등 직접적인 매출 창출 기능도 수행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민거리도 있다. 수익성이다. 매출은 늘고 있지만 수익성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위버스컴퍼니는 2020년과 2021년에는 흑자를 냈지만 2022년과 지난해에는 적자를 냈다. 심지어 올 1분기에는 매출이 42% 줄었을 뿐 아니라 당기순손실이 70억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연간 순손실보다 많다.
다만 하이브는 위버스컴퍼니의 손실이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경준 하이브 CFO(최고재무책임자)는 2024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위버스컴퍼니의 영업손실 증가는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다보니 개발 인력의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위버스가 준비한 서비스는 올 하반기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위버스컴퍼니는 올 하반기부터 신규 구독 서비스와 광고를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 위버스DM이라는 이름으로 유료 프라이빗 메시지 구독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은 조치다. 유료 구독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도입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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