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로 본 금융사 브랜드 전략]국민배우에서 라이징스타로…NH농협은행, 대중성보다 '혁신'②출범 초기 전국민 인지도 중시…2019년부터 2030세대 겨냥
이기욱 기자공개 2024-06-28 12:40:41
[편집자주]
'피겨퀸' 김연아, '국가대표' 손흥민, '국민여동생' 아이유까지. 금융회사는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을 자사 브랜드 대표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전 국민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연령·성별 불문 호감도가 높아야 하고 그룹 지향점과도 일맥상통해야 한다. 금융 서비스별 모델 면면에는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한 디테일한 전략도 숨어있다. 일류 모델들의 각축장이 된 금융권의 사별 브랜드 전략을 해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은 출범 이후 12년동안 광고 모델 활용 전략에 큰 변화가 있었다. 출범 초기에는 대중성이 높은 '국민배우'와 '국민 스포츠스타'가 광고 모델로 활용됐다. 농협 신경분리 이후 은행의 탄생을 알리기 위한 작업이 우선시 됐다.2010년대 후반부터는 '트렌드'와 '혁신'의 이미지를 추구하는 중이다. 핀테크기업의 성장과 인터넷전문은행의 탄생으로 디지털 전환이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기존 농협이 갖고 있는 보수적인 이미지를 지울 수 있는 라이징 스타를 연이어 기용하며 플랫폼 서비스의 주 소비층인 2030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신경분리 직후 유통 이미지 '여전'…최민식·송강호·설경우·류현진 등 국민스타 기용
농협은행은 지난 2012년 농협의 신경분리를 통해 탄생했다. 당시만 해도 소비자들에게는 농협은행 보다 지역 단위 농협이 익숙했다. 당시에도 국내 최대 소매금융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유통사업 또는 농업의 이미지가 강했다. 상호금융이 아닌 1금융권 은행의 출범 사실을 널리 알리는 것이 급선무였다.
순수 한국자본과 시중은행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차원에서 '100% 코리안 뱅크'에 초점을 맞추고 첫 광고모델을 선정했다. 이미 국민배우 반열에 올라 있던 최민식과 송강호, 설경구를 한 번에 기용하는 승부수를 두며 초기 홍보에 힘을 실었다.
3명의 모델은 각각 △국내 자본 100% 코리안 뱅크(설경구) △1172개에 이르는 최다 점포(최민식) △사회공헌에 우수한 은행(송강호) 등 의미를 표현했다. 세 명의 배우는 농협은행의 핵심가치 △사랑받는 은행 △일등은행 △민족은행을 대변하며 농협은행의 초기 정착에 기여했다.
이듬해에는 국민배우에 이어 국민 스포츠 스타를 전면에 내세웠다. 2012년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후 우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던 야구선수 류현진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당시 류현진은 만 26세의 어린 나이였지만 전 국민적 인지도를 갖추고 있었다. 2013년 한국갤럽의 '올해를 빛낸 스포츠선수' 설문 조사에서 김연아, 손연재 등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5년에는 류현진과 한 차례 재계약을 체결했다. 대중성이 뛰어난 모델을 통해 농협은행의 브랜드를 알리는 전략을 이어나갔다. 류현진의 활동 기간은 총 4년으로 현재까지 농협은행의 최장수 모델 기록이다.
◇정해인 통해 '스마트뱅킹' 홍보…한소희·강하늘·고윤정 등 기조 유지
2017년 류현진과의 계약 만료를 기점으로 농협은행의 광고 모델 전략이 변화했다. 대중성에 강점이 있는 '빅 모델'보다는 2030 세대에서 화제성이 높은 '라이징 스타'를 기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기존 농협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지우고 혁신과 트렌드의 이미지를 칠해나갔다.
2018년에는 연예인 광고모델이 아닌 자체 캐릭터 '올원 프랜즈'를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했고 이듬해인 2019년 배우 정해인을 깜짝 발탁하며 광고 모델 전략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2019년은 농협은행이 본격적인 은행권 디지털 경쟁에 뛰어든 시기다.
2017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잇따라 출범하자 시중은행들도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고도화하며 대응에 나섰다. 농협은행 역시 2018년말 은행 서비스 통합 앱 'NH스마트뱅킹 one-up' 출시하며 참전했다.
디지털 서비스의 주 소비층인 2030세대에 대한 마케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고 당시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등 인기 드라마에 연달아 출연하며 주목받던 정해인이 새 모델로 낙점됐다. 농협은행은 △젊은 고객 확보 △NH스마트뱅킹 one-up 홍보 등을 정해인 기용 배경으로 꼽았다.
농협은행은 이후에도 현재까지 동일한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2021년 정해인의 뒤를 이어 농협은행의 광고 모델로 선정된 한소희와 강하늘도 2030세대를 대표하는 청년 배우들이다. 강하늘은 2019년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한소희는 2020년 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통해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현재 농협은행의 광고모델을 맡고 있는 이는 배우 고윤정이다. 1996년 출생으로 만 27세에 불과하다. 고윤정 역시 지난해 드라마 '무빙'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라이징 스타'다.
농협은행은 내년 초 농협금융그룹 통합 슈퍼앱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동안 2030 라이징 스타 선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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