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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플랫폼 생태계 진단]위버스, 네이버와 1억 팬의 꿈을 1조 가치로 만들다⑥방시혁의 비전과 BTS의 글로벌 팬덤, 네이버의 기술력으로 만든 플랫폼 혁신

이지혜 기자공개 2024-07-01 09:40:31

[편집자주]

팬덤 플랫폼은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디어유의 '버블'과 하이브의 '위버스'는 팬과 아티스트 간의 단순 소통을 넘어서서 새로운 차원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팬덤 중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엔터사에게 새로운 수익원이 됐다. 한때 팬레터가 전부였던 문화가 산업이자 시장으로 당당히 부상했다는 뜻이다. K팝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은 팬덤 플랫폼, 이들의 생태계를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8일 09: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버스컴퍼니가 국내 팬덤 플랫폼 시장의 선두주자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전세계 1억명의 팬들이 사용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하며 하이브그룹의 차기 성장동력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위버스컴퍼니의 성장을 견인한 주역은 셋이다. 방탄소년단(BTS)이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하면서 위버스와 위버스샵이 전세계 팬덤으로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의 강력한 의지가 위버스컴퍼니의 지지대가 되어줬다.

마지막 성장의 견인차는 바로 네이버다. 2021년 네이버는 V-LIVE(브이라이브) 사업을 위버스컴퍼니에 넘기는 동시에 대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위버스컴퍼니는 단숨에 기업가치 1조원을 바라보는 예비 유니콘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네이버의 전략적 투자, 위버스컴퍼니 가치 급등

27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포털에 따르면 올 5월 말 기준 하이브가 보유한 위버스컴퍼니 주식은 총 433만9464주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분율은 55.42%다. 기타로 표기된 주주는 네이버다. 네이버는 위버스컴퍼니 주식 349만1132주, 총 44.59%에 해당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과 같은 수준이다.


위버스컴퍼니의 주주가 하이브와 네이버로 정해진 시점은 2021년이다. 그해 1월 27일 네이버는 위버스컴퍼니(당시 비엔엑스)의 지분 49%를 4119억원에 인수하겠다는 계약을 맺었다. 이뿐만 아니었다. 네이버는 자사의 V-LIVE 서비스를 위버스컴퍼니의 팬덤 플랫폼인 위버스와 통합하겠다는 계획도 공표했다.

두 가치 측면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팬덤 플랫폼 시장은 SM엔터테인먼트의 디어유, 하이브의 위버스컴퍼니, 네이버의 브이라이브,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 등 4강 구도를 띠고 있었는데 당시 딜로 3강 구도로 시장이 재편됐다.

이뿐 아니다. 네이버의 투자는 그만큼 위버스컴퍼니의 성장성이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네이버가 평가한 위버스컴퍼니의 기업가치는 당시 8406억원 수준이었다. 여기에 2022년 8월 하이브가 위버스컴퍼니가 해외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1000억원을 출자하면서 기업가치가 더 뛰었다.

불과 3년 사이에 기업가치가 무려 181배나 뛰었다. 위버스컴퍼니가 2018년 7월 2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플랫폼서비스 사업분야를 물적분할해 설립됐을 때만 해도 기업가치는 51억원에 불과했다.

◇기업가치 상승 비결, 글로벌 팬덤 확대

위버스컴퍼니가 상당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던 건 글로벌 사용자를 확보한 덕분이었다. 위버스컴퍼니는 2019년 6월 이후 글로벌 팬 커머스 어플리케이션인 위버스샵(Weverse Shop)과 글로벌 팬 커뮤니티 어플리케이션 위버스(Weverse)를 론칭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위버스는 출시된 지 1년 만인 2020년 7월 구글과 애플 양대 플랫폼을 합쳐 다운로드 수가 1000만건을 돌파했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412만 명을 기록했다.


해외 이용자가 많다는 특징도 있었다. 2020년 8월 말 기준으로 위버스 가입자의 94%가 해외 팬인 것으로 나타났다. BTS,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하이브의 주요 아티스트가 해외 팬덤을 보유한 덕분이었다.

이는 네이버의 목표와 맞아 떨어졌다. 네이버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용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사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이에 따라 아티스트IP(지식재산권)을 보유한 하이브와 손을 맞잡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네이버는 “엔터 플랫폼 시장에서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하이브 입장에서도 네이버의 투자는 단비와 같았다. 현금 2000억원에 V-LIVE를 키운 네이버의 기술력을 확보한 셈이라서다. 위버스컴퍼니는 네이버의 V-LIVE 사업부를 약 2000억원에 양수했다. 이에 따라 실질적으로 네이버로부터 손에 쥔 현금은 약 2000억원이다.


이런 기술력은 위버스컴퍼니가 경쟁력을 키우는 데 큰 보탬이 됐다. 대표적 사례가 위버스라이브다. 위버스라이브는 실시간 동영상 재생 기능인데 최근 BTS 멤버 진이 제대하자마자 하이브 사옥으로 이동하며 위버스라이브를 통해 팬들에게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 라이브는 총 353만8305회 재생됐다.

◇방시혁의 비전, 위버스를 플랫폼영역 주축으로 세우다

사실 위버스컴퍼니는 네이버의 투자를 받기 전까지 현금창출력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글로벌 사용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관련 인력과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 비용 투자가 늘었지만 유료 수익 모델을 만들기가 만만찮았다. 이에 따라 매출이 늘었어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런데도 버틸 수 있었던 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굳건한 리더십 덕분이었다. 방 의장은 포털사이트나 개별 온라인 사이트에 파편화돼 소규모로 운영되던 팬덤 커뮤니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은다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당시 방 의장은 위버스컴퍼니에 사재를 출연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브가 보유한 위버스컴퍼니 지분이 2018년 말 100%였다가 2020년 말까지 71%를 유지했던 것도 이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음악을 제작하는 레이블, 음악과 아티스트 IP로 2차 콘텐츠사업을 영위하는 솔루션, 그리고 팬들이 모일 수 있는 플랫폼사업이 합쳐져야 아티스트와 팬덤 모두 엔터테인먼트기업이 지속가능하게 상생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며 “하이브가 3대 사업영역을 갖추고자 일찍부터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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