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테마, 보툴리눔톡신 국내 데이터로 미국 후기 임상 '직행' 480명 대상 안전성 및 3상 진행, 506명 중국 임상 병행 '눈길'
최은수 기자공개 2024-07-05 08:54:28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4일 10: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툴리눔톡신 제제 개발기업 제테마가 국내 안전성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미국에서 얼리 스테이지 단계인 전임상과 임상 1상을 건너뛰고 2상으로 직행한다. 중국에서도 비슷한 시기 3상을 진행하는 걸 포함하면 1000명에 육박하는 대규모 후기 임상을 동시에 가동하는 셈이다.◇하반기부터 美 현지 모집 시작, 이르면 2025년 완료
제테마는 올해 하반기부터 자회사 제테마USA를 통해 480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2상 환자모집을 시작한다. 안전성을 입증하는 1상을 건너뛰고 유효성과 안전성을 함께 보는 후기임상을 먼저 시작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국내 3상을 완료하는 과정에서 안전성을 입증받으며 곧바로 후기임상 길목에 진입할 수 있었다.
당초 미국 사업은 2023년 하반기 초 승인을 목표로 임상 IND 신청을 노렸다. 제반 절차가 늦어지며 IND 제출은 작년 11월 진행됐고 작년말 임상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승인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1상을 건너뛰게 되면서 미국 진출 계획의 지연을 일부 상쇄하게 됐다.
국내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대규모 유효성 및 안전성 관련 데이터를 확보한 게 주효했다. 올해 2분기 중국에서도 별도의 추가 자료 없이 2상을 건너뛰고 3상을 진입할 수 있었다. 이것도 제테마가 국내서 품목허가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것과 관련이 있다.
임상 2상은 미국 내 15곳의 기관에서 모집 및 투여를 진행한다. 세부적으로 무작위(Random), 이중맹검(Double Blind), 위약대조(Placebo control) 형태로 임상을 설계했다. 이르면 2025년 임상을 완료할 전망이다.
미국은 현재 시장의 80%가량을 '보톡스 원조' 엘러간이 차지하고 있다. 여전히 압도적인 점유율이지만 과거 90% 이상을 점유했던 것을 감안하면 영향력이 다소 축소됐다.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주보의 시장 점유율을 2023년 12%까지 끌어올리는 약진을 보였다.
미국 기업 레반스의 닥시파이, 국내 기업인 휴젤의 보툴렉스 등도 연이어 품목허가를 따내며 경쟁가도를 형성했다. 일면 과당경쟁의 우려가 보이지만 시장 규모가 약 6조원으로 전 세계 나머지 국가의 총합보다 큰 점이 포인트다. 이론적으로 미국 시장의 약 7%만 차지해도 국내 전체 톡신시장보다 큰 규모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글로벌 1000명 임상, 파트너사 지원+국내 품목허가 캐시카우 버팀목
미국 진출을 위한 480명의 임상 드라이브를 거는 중에 500명이 넘는 중국 3상을 함께 소화해야 하는 점은 부담이 된다. 그러나 중국 임상은 새 파트너사인 화동에스테틱스가 임상 비용을 댄다. 개발비용에 대한 부담은 한층 경감된 상태다.
국가전략자산에 해당하는 보툴리눔톡신 균주는 엄격한 출처 및 효능 검증을 해야 해외 반출과 임상이 가능토록 규제가 강화됐다. 특히 중국 인허가기관(NMPA)은 각국에서 별도로 진행한 임상 3상에 준하는 자료를 제출토록 제도를 강화했다. 제테마는 제반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파트너사의 지원까지 받으면서 중국 임상이 순항 중이라고 보고 있다.
제테마의 미국 진출은 창업주인 김재영 제테마 회장이 주도한다. 김 회장은 보툴리눔 톡신개발을 결정하는 순간부터 미국을 겨냥해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유럽 내 공인된 기관으로부터 오리지널 균주를 도입하면서 업계를 관통한 출처 논란에서 비껴섰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임상개시 비용으로 제테마USA에 3백만달러(한화 약 41억원)를 출자한 가운데 추가 지원도 예상된다.
현재 제테마 매출 대부분은 히알루론산(HA) 및 고분자 필러가 차지하고 있다. 이르면 하반기 보툴리눔 톡신의 국내 품목허가가 이뤄지면 글로벌 임상을 지탱할 또 하나의 수익원이 발생하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제테마 관계자는 "미국시장의 빠른 허가진입을 위해 제테마의 우수한 차별점을 기반으로 모든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의 큰축인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에서도 차질없이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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