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차입금 물린 CAC운용, 관계사에 지원 요청할까 950억 채무 매각 통해 갚아야…대주단 소송 가능성
이명관 기자공개 2024-07-08 07:24:25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3일 16:18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이에스동서 계열 운용사인 CAC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CAC자산운용)이 물류센터 선매입 계약 이행에 실패하면서 대규모 차입금을 떠안게 됐다. 매각을 통해 해당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인데,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대주단으로선 공매와 손해배상청구까지 고려할 것으로 관측된다.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AC자산운용이 최근 천안 소재 월드인 물류센터 선매매 계약 불이행으로 떠안은 차입금은 950억원이다. CAC자산운용은 매각을 통해 차입금을 상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물류센터 시장 자체가 포화상태에 이른지 오래됐다는 점을 매각 성사를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물론 입지조건에 따라 여전히 수요가 충분한 곳이 있는 등 지역마다 편차는 존재한다. 저온과 상온 등 물류센터 성격에 따라서 차이가 나기도 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측면에서 살펴볼 때 CAC자산운용이 매각해야 할 물류센터의 위치는 매력도가 다소 떨어지는 곳이라는 평가다. 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천안은 각광받은 물류거점으로 시장의 이목이 향했던 곳이다. 경기도권역에서 물류센터 부지를 찾는 게 어려워지자 점차 남쪽으로 향했고, 천안까지 내려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월드인 물류센터의 경우 2021년 CAC자산운용과 선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계약을 조건부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에 채무인수 조건이 붙은 것도 당시 계약내용에 따른 것이다.
월드인 물류센터의 입지조건을 보면 북천안IC까지 약 10k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인근 성환역도 자리하고 있어 인력 수급도 나쁘지 않았다. 또 북천안IC 남단에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되는 터라 직간접적인 수혜를 기대했다. 이 같은 입지조건은 현재에도 나름 준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높아진 금리 수준이다. 미국발 금리 상승 여파로 공사비와 조달 비용이 높아졌다. 물류센터 호황기에 선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선매매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운용사가 늘어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과 마스턴투자운용처럼 부동산 투자에 일가견이 있는 곳들도 예외가 아닐 정도다.
물류센터 투자자 입장에선 높아진 금리만큼 수익자를 확보하기 위해선 임대료를 높여야 한다. 중심권역 오피스 빌딩이라면 가능한 이야기다. 물류센터의 경우엔 제한적이다 보니 쉽지 않다. CAC자산운용도 모기업인 아이에스동서 외에 SG신성건설을 통해 에쿼티 투자금을 모으려고 했으나 막판 변화한 시장 상황과 맞물리면서 최종 투자로 이어지지 않았다.
CAC자산운용에게 남은 시간은 8개월 여다. PF 채무인수 트리거가 발동되면서 대출 만기는 오는 2025년 2월 말로 연장된 상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단독으로 950억원을 책임지진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책임준공 확약을 맺은 시공사가 정해진 기한을 지키지 못하고 한 달여 정도 지난 이후 준공을 했다. 이에 이미 PF 채무 인수 조건이 발동된 상태다.
만약 매각에 이르지 못하게 되면 대주단으로선 공매로 해당 물류센터를 빠르게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 이후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잔여 지급액을 받아내는 수순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선매매 계약이 이행되지 못하면서 PF 대출을 상환받지 못한 데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게 통상적인 수순"이라며 "이 경우 채무인수자 간 논의가 필요할 텐데, 여기서 추가적인 다툼이 있을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매로 넘어가게 되면 제 값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몇 차례 유찰이 이뤄질 경우 가격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분담한다고 하더라도 차짓 손해배상 청구액이 수백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자본총계가 11억원에 불과한 CAC자산운용으로선 이를 홀로 감당하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관계기업의 지원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AC자산운용의 최대주주는 아이에스동서 오너2세의 개인회사인 일신홀딩스다. 일신홀딩스는 보통주와 우선주 등 총 8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일신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오너 2세인 권민석 대표다. 보유 지분은 70% 정도다. 일신홀딩스의 보유 현금성 자산도 지난해 말 기준 288억원 정도다. 적잖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지원 여력을 충분하다.
다만 굳이 해당 자금을 CAC자산운용에 지원하기 위해 활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일신홀딩스는 승계구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일신홀딩스는 그룹 지주사인 아이에스지주의 주요 주주로 등재돼 있다. 일신홀딩스는 지난해 10월 아이에스지주가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확보했다. 향후 지배력 확보에 중주척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룹 지원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이번에 매각을 통해 최악의 상황을 면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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