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오너가 분쟁]한미약품 캐스팅보터에서 키맨으로, 이젠 '신동국의 시간'수천억 조달가능 우수한 현금동원력, 모녀 상속세 1500억 완납지원…경영전면 우뚝
정새임 기자공개 2024-07-05 09:55:01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4일 14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캐스팅 보터에서 키맨으로. 자금동원력을 앞세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분쟁에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이젠 단순히 주변인이 아니다. 판을 뒤흔드는 건 물론 전면에 설만한 지배력까지 장착했다. 모녀가 신 회장을 등에 업고 돌아온게 아니라 신 회장이 모녀의 지분율을 확보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분쟁 소용돌이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본인이 직접 지휘봉을 잡고 경영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그의 영향력은 압도적 최대주주 지분율은 물론 개인적인 현금 동원력이 뒷배가 된다. 이젠 '신동국의 시간'이다.
◇모녀와 공동운명체 된 신동국, 상속세까지 단번에 해결
신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12.43%를 지닌 개인 최대주주였다. 한미약품 지분도 7.72% 갖고 있다. 고향 선배인 고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권유로 투자했던 것이 현 오너가 갈등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한때 오너가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사장 편에 섰던 신 회장은 최근 모녀인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쪽으로 돌아섰다. 임종윤 사장이 새로운 투자자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지지부진 세 달을 흘려보내면서 신 회장의 신뢰를 잃었던 것으로 보인다.
항간에선 신 회장의 지분을 6만원대에 매입한다는 양자간 약속이 있었다고 들리지만 이는 확인하긴 어렵다. 중요한 건 어떤 자금적인 약속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현 상황으로 보면 지킬 수 없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신 회장이 송 회장, 임 부회장과 세운 공동전선은 보다 견고하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이 지분 일부를 신 회장에게 매도하는 동시에 세 사람은 이사회 구성과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도록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동시에 셋 중 누군가가 지분을 매도할 경우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Right of First Offer), 제3자에 주식을 매도할 때 동일한 조건으로 보유 주식을 양도할 수 있는 동반매각참여권(Tag along right) 조항도 포함했다. 의결권 행사와 지분 매도에서 세 사람이 공동운명체로 묶인 셈이다.
신 회장은 1주당 3만7000원에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의 지분 5.77%, 0.73%를 사들였다. 지분 매도로 송 회장은 1459억원, 임 부회장은 185억원을 손에 쥐었다. 모녀에게 부과된 약 1500억원의 상속세를 모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모녀측 공식입장에 따르면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의 상속세 몫은 모두 해결됐다. 송 회장이 OCI그룹에 빌렸던 자금도 최근 모두 완납이 됐다. 자금문제이 있어 숨통이 트인 어떤 계기가 있었던 셈이다. 이 창구가 신 회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600억 거뜬히 개인조달…한양정밀 현금창출능력도 충분
이번 삼자계약으로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8.2%를 쥐게 됐다. 반면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의 지분율은 각각 6.16%와 9.7%다. 모녀 지분율을 합해도 신 회장을 이길 수 없다.
신 회장이 압도적인 개인 최대주주가 되는 셈이다. 세 사람이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도 신 회장의 영향력이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신 회장의 영향력은 단순히 지분율 때문만은 아니다. 신 회장이 지닌 풍부한 현금 동원력도 봐야 할 포인트다.
신 회장은 모녀가 수년을 고심해온 상속세 문제를 단번에 해결했다. 모녀 지분 6.5%를 매입하는데 드는 1644억원을 어렵지 않게 조달했다.
한미 오너 일가 주식 대부분이 담보로 묶여 추가 자금을 조달할 여력이 없는 반면 신 회장은 주식담보계약으로 묶인 지분이 전혀 없다. 신 회장의 지분 12.43%는 2일 종가기준 약 2700억원의 가치를 지닌다. 필요하면 이 주식을 담보로 대략 1800억원 안팎의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 신 회장은 이외 개인적인 채무도 거의 없다고 전해진다.
신 회장이 100% 지분을 지닌 한양정밀 역시 현금창출능력이 우수하다. 한양정밀은 기계와 자동차부품을 제조해 판매하는 기업으로 연 800억원대의 매출과 70억원 정도의 순이익을 낸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기준 52억원이다.
작년 말 기준 차입이 32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무차입 상태다. 상당히 우량한 건전성을 갖고 있다. 한양정밀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할 역량도 충분하다는 의미다.
신 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한미약품 이사회에 올라 있다. 나아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에도 직접 전문경영인을 선임하는 등 경영에 관여할 뜻을 분명히 했다. 당분간 지분 매도는 없을 것이란 의지도 내비쳤다. 고향 선배인 창업주가 떠난 후 가족 간 발생한 갈등을 봉합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루는 과정에 그가 전면에 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의지는 신 회장의 입장문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송 회장, 임 부회장과의 계약을 맺은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고 임성기 회장의 막역한 고향 후배로서 한미약품그룹 미래를 위한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한국형 선진 경영체제를 도입해 한미가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역할을 다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삼자가 계약을 맺게 된 과정도 흥미롭다. 임주현 부회장은 이번 계약에서 한발 비켜서 있었다. 임주현 부회장은 더벨과의 연락에서 "이번 계약은 어른들의 뜻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송 회장과 신 회장간 계약 논의가 이뤄졌고 임주현 부회장이 힘을 보탰다. 송 회장의 자금조달 필요성에 신 회장이 화답을 하며 지배력을 쥔 모양새다.
이번 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신동국 회장이 전문경영인 옹립까지 생각할 정도로 경영에 깊숙이 개입할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이젠 주변인이 아니라 경영 전면에 서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 회장은 더벨에 "한미약품그룹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며 전문경영인과 함께 선진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회사와 주주의 가치를 극대화해나갈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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