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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배스' 라인게임즈, '껍데기' 자회사 정리 무증자 방식 소규모합병, 실익은 크지 않아…이미 대규모 손상차손 반영

황선중 기자공개 2024-07-10 09:56:27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8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인게임즈의 '군살빼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자회사 3곳까지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모두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해 사실상 껍데기만 남은 자회사들이다. 지난해 단행했던 '빅배스(Big Bath)' 작업의 마무리 수순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라인게임즈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제로게임즈, 스페이스다이브게임즈, 레그를 각각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신주가 발행되지 않는 무증자 방식의 소규모 합병이다. 자회사 3곳은 모두 라인게임즈의 100% 자회사다. 그만큼 합병비율은 모두 1:0으로 정해졌다. 합병기일은 내달 2일이다.

이번 흡수합병에 따른 실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3곳 모두 사실상 껍데기만 남은 상태여서다. 모두 라인게임즈 아래에서 게임을 개발하던 곳들이다. 제로게임즈는 <이카루스 이터널>, 스페이스다이브게임즈는 <퀀텀나이츠>, 레그는 <창세기전:회색의 잔영>을 각각 개발했지만 결과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자회사 3곳 모두 현재 신작을 개발하지 않고 있다. 게임 개발자 대다수 회사를 떠났고 법인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인력만 남아 있다. 그만큼 지난해 매출은 모두 0원이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특별한 매출은 없는 상태다. 인력이 없는 만큼 최소한의 인건비를 제외한 별다른 비용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순손실 규모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구조도 마찬가지다. 자회사 3곳 모두 자본잠식을 겪고 있다. 오랜 적자로 인한 결손금이 누적된 탓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일부 자회사는 대규모 부채까지 보유했는데 대부분 모회사 라인게임즈에서 빌린 차입금이었다. 일례로 스페이스다이브게임즈는 라인게임즈향 차입금 310억원을 떠안고 있다.

라인게임즈로서는 사실상 차입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흡수합병 방식으로 자회사를 정리하기로 했다. 우선 라인게임즈는 자회사에 빌려줬던 대여금을 출자전환하는 방식 등으로 지분을 최대한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관계사였던 레그, 스페이스다이브게임즈가 자회사로 전환됐다.

라인게임즈가 자회사 폐업 대신 흡수합병 방식을 선택한 것은 자회사들이 각각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권(IP)을 승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소규모합병인 만큼 자회사 3곳을 비교적 간소한 절차로 정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했다. 소규모합병이 아닌 일반 합병 방식인 경우에는 임시주주총회 등을 거쳐야 한다.

이번 흡수합병에 따른 회계상 충격파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박성민 대표가 새롭게 취임하면서 잠재 부실을 일거에 털어내는 '빅배스'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자회사 3곳에 대한 지분이나 대여금 등을 이미 손상차손 처리했다는 뜻이다. 합병 이후 추가적인 손상차손이 발생하진 않을 공산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라인게임즈에서 발생한 당기순손실(별도)은 1463억원이었다. 영업손실(231억원)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이때 차이를 유발한 것이 박 대표의 빅배스에 따른 기타의대손상각비(548억원), 무형자산손상차손(333억원), 종속기업·관계기업투자주식손상차손(263억원)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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